테슬라 주가는 왜 개장 전부터 5% 넘게 빠졌을까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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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감원 이슈에 주가 급락여기는 미국 동부시간 3일 오전 9시 31분입니다. 3대 지수 선물 모두 오늘 하락세인데 특히 나스닥 선물의 낙폭이 깊죠. 어제는 마이크로소프트 때문이었다면 오늘은 테슬라의 감원 계획과 경기 비관론이 알려지면서 지수가 하락한 면이 있음을 생각해볼 만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경영진에게 보낸 메일 한 장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죠. 메일 제목은 'pause all hiring worldwide'였는데요. 추가 고용을 중단하고 전세계 임직원을 10% 감축하겠다는 계획이 메일에 담겨있었습니다. 2021년 기준 테슬라의 임직원이 10만 명 수준이니까 1만 명 수준의 감원에 나서겠다는 건데요. 세계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머스크가 내놓은 구조조정의 이유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곧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보는 겁니다. 머스크는 메일에서 경제에 대해 'super bad feeling', 그러니까 느낌이 아주 좋지 않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틀 전에는 직원들에게 재택근무 대신 사무실로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을 함께 생각해보면, 다가올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지금보다 더 높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최고경영자인 머스크의 머리 속을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나스닥 100 지수 구성상 테슬라의 비중은 네 번째로 큽니다. 개장 전 거래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5% 넘게 빠졌으니 그만큼 지수에도 마이너스 요인이 생긴 겁니다. 채권시장 동향을 봐도 기술주에게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개장 한시간 전 고용보고서가 나온 이후 상승해 현재 연 2.97% 선에서 움직입니다. 국채수익률이 오른다는 건 미래현금흐름이 중요한 기술주에 대한 투자 매력이 그만큼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그리고 오늘 나온 경제지표죠, 정부의 공식 고용지표인 고용보고서 데이터가 생각보다 좋습니다.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39만 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장에서는 32만 건 정도 늘어날 것으로 봤는데, 예상을 웃돈 수준이죠. 실업률은 소폭 높아진 3.6%로 집계됐습니다. 현지에서 '끈적하다'고 표현하는, 한 번 올리면 다시 낮추기 어려운 임금 부문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높은지도 관심거리였는데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년 대비 5.2%였습니다.
머스크, 경기 침체 예상
예상 웃돈 5월 고용에…오히려 불안한 시장
오늘 나온 지표들을 놓고 시장의 분석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는 흐름은 장중에도 계속되겠지만, 최근 계속 말씀드리는 대로 월가에서는 오히려 예상보다 나쁜 경제지표가 증시에는 좋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볼 만합니다. 다가오는 두 번의 FOMC는 몰라도, 경제지표가 생각보다 나쁘면 9월 FOMC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춘다든지, 통화정책을 조금 비둘기파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기대가 일각에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잠시 뒤 현지시간 오전 10시에 나올 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가 어떻게 나올지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판단하셔야겠습니다. 오늘 프리마켓에서 눈에 띄게 움직이는 종목들도 살펴볼까요. 프리마켓에서 다우지수 거래 상위종목은 모두 하락세고요. S&P 500 종목 거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는 유일하게 트위터만 상승세입니다. 1%대 오르고 있는데 이건 인수 관련해서 새로운 소식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트위터가 오늘 자정을 기해 인수 관련 규제 대기 기간이 만료됐다고 밝혔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당초 제안한대로 주당 54.2달러에 회사를 인수할 지는 여전히 지켜볼 부분이 되겠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인수 과정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입니다. 나스닥 100 종목 가운데는 어제 호실적과 개선된 실적 전망을 내놓은 보안·인증 관련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옥타가 어제에 이어 두 자릿수 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특정한 이슈로 움직이는 이들 기업을 제외하면, 오늘 대체로 개장 전 주요 종목들의 주가는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