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반등 어려울 것…기술주 선별해서 투자해야 [강영연의 뉴욕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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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투자법을 알려드리는 뉴욕나우. 오늘은 존 메이어 글로벌 X 최고투자책임자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메이어 CIO는 월스트리트에서 25년 일한 전문가입니다. 메릴린치, 뱅크오브아메리카, UBS 등에서 일했고 2017년 부터 글로벌 X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도 한번 인터뷰를 했었습니다. 올해 시장의 상황이 많이 변했는데요. 지난해 인터뷰와 비교해서 시장을 보는 시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하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12월에도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죠. 당시에도 시장 전망에 관해 질문드렸었는데요. 거시적 환경 관점으로 보았을 때 당시 상황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 얘기부터 해보겠습니다. 당시 인터뷰에서는 유동성이 시장을 뒷받침할 것이라 말씀하셨는데요. 올해 들어 증권 시장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나스닥과 S&P500 모두 약세장으로 진입했습니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약세장을 초래한 원인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확실히 지난 연말의 상황과는 달라졌으며 시장은 다양한 문제와 씨름하고 있습니다. 우선 인플레이션이 크게 치솟았죠. 지난 인터뷰에서는 인플레이션이 6% 정도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라 했었는데요. 실제로 현재 근원 인플레이션은 6%이고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8%에 가깝습니다. 현로서는 타이트한 노동 시장이 임금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상황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식량 인플레이션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인상되면서 전체 생태계가 영향을 받고 있죠. 높은 에너지 비용은 소비자에게 더 큰 인플레이션 압력을 주게 됩니다. 이 모든 문제를 미국 중앙은행(Fed)가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사실 이전까지는 늑장 대응을 해왔죠. 지금은 이를 따라잡기 위해 속도를 내는 중이고요. 최근 발표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해결을 위해 중립 금리 이상으로의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시장 역시 인플레이션이 잡히길 원하므로 이 소식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빨리 안정될수록 시장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을 테니까요. 여기까지가 현재 상황이고요 금리 상승 후의 전망을 살펴보죠. 금리가 오르면 자본비용이 상승하면서 위험자산의 가격은 하락하게 됩니다. 시장에는 엄청난 불확실성이 생겨났죠. 전쟁을 비롯해 여러 인플레이션 문제가 겹치면서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상황입니다. 일시적 인플레이션이라고 믿었던 것과는 달리 지속적이고 뿌리 깊은 문제라는 게 입증됐습니다. 이런 상황들이 하락장을 초래한 것이죠."▶다음 질문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것일수 밖에 없겠네요. 지난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바에 따르면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해소되면서 올해 중반쯤이면 인플레이션도 안정될 것으로 말씀하셨는데요. 보시다시피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도 현 상황의 원인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이렇게 인플레이션이 치솟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직 세계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서구 국가의 대부분은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려는 중입니다만 여전히 일부 공급망은 세계 다른 지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에는 아직도 코로나가 유행 중이고 상하이는 거의 두 달간 봉쇄됐었죠. 또한 베이징에도 봉쇄령이 내려질지 모르는 상황이고요. 이로 인해 공급망 상황이 더 나빠졌고 반면에 수요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집 밖으로 나가지 못했던 사람들은 최근에서야 정상적인 삶을 누리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상품 수요는 증가했죠. 이제 상품에 대한 수요가 서비스 분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만 공급망 문제와 더불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비용마저 상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날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린 주요인이죠. 따라서 Fed는 수요를 줄이려 하고 있습니다. Fed는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없지만 잠재적으로 수요를 통제할 수는 있으니까요. 금리를 충분히 인상하면 소비자는 압박을 느껴 구매를 줄입니다. 또한 타이트한 미국 노동 시장은 인플레이션 상승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미국은 현재 실업률이 극히 낮은 상태로 Fed는 이를 끌어올리려 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심각합니다."
▶그럼 물가는 언제쯤 안정되리라 보시나요?
"상당히 어려운 질문입니다. 전에 말씀드렸던 2022년 중반보다는 확실히 늦어질 것 같고요.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긴 어렵습니다. Fed가 이제 막 금리 인상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겨우 75bp만 올렸을 뿐이니까요. 따라서 2023년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음 질문은 기술주에 관한 건데요. 도대체 얼마나 더 떨어질까요? 다들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한때 팬데믹의 수혜로 고공행진 하던 기술주들이 2022년 들어서는 폭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난 인터뷰에서 기술주를 긍정적으로 보셨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같은 생각이십니까?
"어느 분야의 기술주인가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탄탄한 기술주는 현재 주가가 20% 정도 하락한 상황입니다만 이런 기업들은 자본 시장의 영향을 훨씬 적게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자본화가 충분히 돼 있으므로 높은 자금 조달 비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죠. 또한 인상된 생산 원가 일부를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할 능력도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은 유리한 상황을 점하고 있죠. 주가가 단기적 하락을 경험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이 큽니다. 자본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말입니다. 시장이 잠시 하락을 겪었다고 해서 기술과 혁신이 중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몇 가지 문제와 맞닥뜨릴 수는 있죠. 소비자들이 구매를 중단할 수도 있고 기업 성장 속도가 느려질 수도 있습니다. 금리가 높을 때는 원활하고 저렴한 자본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으니까요. 수익성이 높은 기술주들은 앞으로도 잘 해내리라 생각합니다. 향후 몇 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몇 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양질의 기술주들은 번영할 것이며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생각합니다."▶그렇다면 이러한 양질의 기술주를 저가 매수할 기회라 보시는지요.
"저가 매수 기회라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약세장의 영역에 들어와 있으며 추가 하락의 가능성도 존재하거든요. 더 내려갈 여지는 충분합니다. 일부 기술주들의 주가를 살펴보면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종목들이 여전히 많으며 잠재적으로 하락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다양한 전문가들이 비슷한 예측을 했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주식 시장이 강세를 보였다가 Fed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나면 이전보다 약세를 보이리라는 전망이었죠. 보시다시피 상반기 시장은 별로 좋지 않은 상황인데요. 올해 하반기는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또한 올해 연말까지 S&P500 지수가 8~12%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셨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시장이 과도한 조정을 겪고 나면 오히려 빠르게 반등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장이 이미 바닥을 찍었는지는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매도 패턴을 보면 헤지펀드 같은 기관의 매도가 먼저 시작됩니다. 기관 투자자들이 매도하고 나면 개인 투자자들도 따라 매도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현재 기관과 개인 투자자 모두 상당한 공매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시장 참가자들은 아직 바닥이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라 해석할 수 있죠. 시장이 회복하기에 앞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며 연말 S&P500 전망 지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추가 하락을 거친 후에야 상승기가 올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시장은 항상 앞을 내다보고 움직이는데 금리는 이제 75bp 인상됐을 뿐이거든요. Fed는 향후 두 번의 회의에 걸쳐 각각 50bp를 인상할 계획임을 시사했습니다. 오늘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까지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고 왔는데 파월의 연설에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시장은 단기적 앞날을 보는 게 아니라 3~9개월 후의 미래 상황을 내다봅니다. 하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경기침체나 스태그플레이션을 올 가능성도 있다고 보시는지요?
"경기침체 위험은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30%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의회 예산처의 전망처럼 GDP가 3.1% 성장한다면 경기침체는 아니죠.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경기침체라 보니까요. 지난 분기에 마이너스를 기록하긴 했지만 일부 수치로 인해 왜곡된 면이 있었습니다. 2분기에는 플러스 성장을 기대하고 있고요. 경기침체 위험은 증가하고 있고 성장 속도는 둔화하리라 생각합니다. 그게 Fed가 의도하는 바거든요. 수요를 떨어뜨리려 하고 있으며 결국 이는 성장과도 직결됩니다."▶증권 시장은 엄청난 변동성을 겪고 있습니다. 이 변동성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요. 투자자들은 이런 시장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또한 시장에서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면에서 특별히 주목하시는 분야가 있는지요?
"흥미롭게도 현 증권 시장의 변동성은 생각만큼 그렇게 크지 않다고 봅니다. 현재 VIX지수(공포지수)는 29 정도입니다. 2020년 3월 팬데믹 상황과 비교하면 당시 VIX지수는 70~80을 넘나들었었죠. 증시 변동성은 별로 높지 않지만 금리 변동성은 높았으며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앞으로 서서히 시간에 걸쳐 추세가 다시 바뀌리라 보고 있습니다. 그간 시장이 다소 앞서 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아시겠지만 주가는 미래 수익에 대한 현금 흐름입니다. 일부 분야에서 실적이 감소하고 있으므로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저희 고객들에게도 같은 조언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양질의 기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이 기업들도 똑같은 매도세를 겪었거든요. 실제 수익은 성장주에 조금 못 미쳤을 수 있지만 다른 주식들과 마찬가지로 매도세를 경험했죠. 연초 2022년을 전망하며 했던 생각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투자자들은 실적 잠재력이 뛰어나고 수익성 높은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거죠. 가격 인상된 원자재나 반도체 등의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기업이면 좋습니다. 자본 시장 의존도는 낮을수록 좋고요. 이런 특성이 있는 기업들을 찾아봐야 할 것입니다."
▶글로벌 X는 테마형 ETF도 운용 중인데 어떤 테마에 관심을 갖고 있나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다시금 깨닫게 된 바가 있습니다.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아주 높았다는 것이죠. 그동안 유럽은 에너지의 40%를 러시아로부터 공급받아 왔으니까요. 장기적 관점에서 이를 지속하기란 절대 불가능합니다. 많은 국가가 에너지 독립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죠. 에너지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청정에너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태양력, 풍력 같은 청정에너지 기술뿐만 아니라 전기 자동차 역시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 전지 원료 중 하나인 리튬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기 자동차용 전지에 사용되는 리튬은 현재 그 수요가 엄청납니다. 지난 몇 년간 리튬 가격이 네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따라서 리튬 등 원자재 투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전기 자동차는 빠르게 확산 중이며 이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전 세계 다양한 자동차 기업들도 내연 기관차에서 전기차 생산으로 전환 중이니까요."
▶마지막 질문은 암호 화폐에 관한 것입니다. 지난 인터뷰에서 변동성은 매우 크지만 주목할 만한 분야라고 말씀하셨었는데요. 지금도 같은 생각입니까?
"그렇습니다."
▶암호 화폐를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암호 화폐의 변동성은 이미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폭락한 것을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암호 화폐에서 주목하는 것은 바로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입니다.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 생각하며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것입니다. 암호 화폐는 그 변동성으로 인해 화폐로써 사용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안정적이라 생각했던 스테이블 코인도 불안정한 면모를 드러냈습니다. 생각보다 안정적이지 않고 신뢰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됐죠. 암호 화폐는 계속 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만 금융 기술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주목할 만한 분야라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상당한 변동성을 지닌 것도 사실입니다."▶블록체인 기술 때문에 암호 화폐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시는군요.
"기술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부 화폐는 사라질 수도 있겠지만 비트코인이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 화폐로써 사용하려면 안정성을 더 키워야 할 것입니다."
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