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투표율 12년만에 최저…"안 해도 이긴다" "해도 진다" 인식

전국평균 못 미치는 49.13%…민주당 지지 유권자 투표 저조
6·1 지방선거 부산 투표율이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 시스템을 보면 이번 지방선거 부산 최종 투표율은 49.13%다.

2010년 제5회 지선 투표율(49.5%), 2014년 제6회 지선 투표율(55.6%), 2018년 제7회 지선 투표율(58.8%)과 비교하면 12년 만에 최저치다.

올해 지방선거 부산 투표율이 유독 낮은 이유는 뭘까. 부산 정가에서는 지방선거의 꽃은 광역단체장 선거인데, 부산시장 선거는 일찌감치 현역인 박형준 시장이 크게 앞선다는 평가가 우세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상반된 이유로 투표장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투표 안 해도 충분히 이긴다"는 생각에, 민주당 지지자들은 "내가 투표해도 질 수밖에 없다"는 자포자기 심정에서 투표하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특히 부산에서 40% 안팎으로 추정되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최근 불거진 민주당 지도부 내 갈등과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 규명은커녕 당을 쇄신하지 못하는 모습에 실망해 투표를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지지자인 40대 유권자는 "선거 때마다 민주당에 부산은 승리하기 힘든 '험지'인데, 특히 이번 지방선거 땐 지리멸렬한 민주당의 모습을 보고 투표하지 않았다"며 "민주당이 확실히 쇄신하지 않는 한 2년 뒤 총선에서 더 참혹한 결과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50대 유권자는 "국민의힘이 잘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승했다고 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라며 "4년 전 지방선거 땐 보수 텃밭인 부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만큼, 국민의힘도 더 낮은 자세로 유권자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