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북 경계태세…"북한, 6월에도 미사일 도발 가능성"

제7차 핵실험 준비 완료
윤 대통령 향해 노골적 비난전 이어와
코로나 사태로 무력도발 자제할 것이란 전망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 사진=연합뉴스
한미 군 당국이 6월에도 강력한 연합 방위태세를 유지한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점쳤던 미국 '메모리얼 데이'(5월 마지막 주 월요일, 올해는 30일)는 조용히 넘겼지만,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4일 한미 당국과 국내외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은 제7차 핵실험을 실시하는 데 필요한 준비를 사실상 마쳤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등 수뇌부의 정치적 결단만 있다면 1주일 내 핵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한미 당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탄도미사일 발사 수준의 도발이 진행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올해만 총 17차례(실패 1차례 포함)에 걸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6발 등 각종 미사일과 방사포 사격 등 무력시위를 벌였다.

그간 북한의 '6월 도발'은 2017년 6월8일 지대함미사일 발사가 마지막이었다. 2018년 6월엔 남북 고위급회담(1일)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12일)이 열리면서 한때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감돌았다. 작년까지도 6월엔 특별한 군사행동에 나서진 않았다.

하지만 현재 북한은 한반도 안보상황을 2018년 이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핵·미사일 능력은 이전보다 더 고도화됐다. 북한의 무력 도발에 강경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해온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것과 관련해서도 노골적인 비난전을 이어가고 있다.북한이 경계하는 한미일 3국 협력이 공고해지고, 3국이 보란듯이 밀착 행보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추가 도발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한미일 3국은 이달 3일 서울에서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했고, 8일엔 외교차관 협의회를 연다.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북한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한일 순방을 마치고 떠난 바로 다음날인 5월25일 '화성-17형' 추정 ICBM 1발과 KN-23 추정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의 '섞어 쏘기'를 시전하기도 했다.

한미일 고위 당국자들 간의 연쇄 접촉은 이달 중하순으로 예상되는 박진 외교부 장관의 미일 방문,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계기 3국 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지난달 30일부터 유엔군축회의(CD) 의장국을 수임 중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무력 도발을 자제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F-35A, F-22, F-16 등 전투기 40대 이상을 최근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했다. 미군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 RC-135V '리벳조인트' 등은 한반도와 그 주변 상공에 자주 전개되고 있고, 대통령과 국방장관 등에게 정보를 실시간 보고하는 RC-135U '컴뱃센트'는 최근 주일기지에 다시 배치됐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