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이은해 공소장 내용 보니…"10대부터 조건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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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때인 2009년 유흥비 마련을 목적으로 남성들과 공모해 조건만남을 미끼로 유인한 남성들의 돈을 빼앗는 등 범행으로 소년부에 4차례에 걸쳐 송치된 바 있다."
'계곡살인' 사건의 가해자 이은해씨(31)와 조현수 씨(30)의 첫 재판에서 이들의 공소사실 일부가 드러났다.지난 3일 오전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이규훈)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살인, 살인미수,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 씨와 조 씨의 공소사실을 20여분에 걸쳐 읊었다.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서는 이 씨의 과거 전력에서부터 피해자인 남편 A씨(사망 당시 39세)에 대한 범행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낱낱이 담겼다.
검찰은 "2009년(이 씨 당시 나이 18세) 유흥비 마련을 목적으로 (여러) 남성들과 공모해 조건만남을 미끼로 유인한 남성들의 돈을 빼앗는 등 범행으로 소년부에 4차례에 걸쳐 송치된 바 있다"며 "2011년부터 주점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피해자인 A씨를 알게 됐고 각종 경제적 지원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이어 "A씨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2014년 몰래 다른 남성과 동거해왔고, 그 남성이 태국 파타야 여행을 갔다가 물놀이 중 익사하고, 2015년, 2016년에도 각각 다른 남성과 결혼과 동거를 반복해왔고 그 기간 중인 2017년 A씨와 결혼했으나 (또 다른 피고인인) 조현수와 교제나 동거하면서 A씨가 숨지기까지 (단 한 번도 동거하지 않으며) 형식적 혼인 관계만 유지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A씨는 2003년 7월 (대기업) 회사 취직 후 15년간 근속하며 월평균 450만원의 안정적 수입을 유지했으나, 이 씨와 교제 무렵부터 8~9년간 이 씨의 지속적 금품 요구에 따라 2018년 10월 중간퇴직금을 정산받고 누나 명의의 카드로 카드깡을 하는 등 각종 채무 누적이 심화했다"며 "지인에게 기초생활 물품을 사달라면서 3000원을 빌려야 할 정도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상황이었으나, 이 씨의 반복된 송금 요구를 못 들어 주는 자신의 무능함을 자책하고 오히려 이 씨에게 용서를 구하는 등 심리적으로 지배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이 씨의 가스라이팅으로 자신보다 10살 밑인 이 씨의 친구들, 이 씨의 집단 일원으로 인정받으려 노력했다"며 "이 씨는 2019년 1월부터 조 씨와 내연관계를 맺어오며 도박을 위해 마카오로 여행을 다니거나 유흥을 즐겨왔다"고 했다.또 "(여러 차례 살인 시도 끝에 살인 범행 당시)가평 계곡에 모든 여행객이 떠날 때까지 기다리다가, 자신들의 일행만 있을 당시, '남자들만 다이빙 한 번씩 하고 가자'고 유도했으나 A씨가 거부하자, '오빠, 왜 안 뛰어'라고 말하면서 생리 중이고 물놀이할 생각이 없었음에도 '내가 대신 뛸게'라고 말해 A씨가 어쩔 수 없이 맨몸으로 뛰게 해 결국 숨지게 했다"고 했다.
이 씨와 조 씨 변호인 측은 검찰의 증거기록을 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혐의 인정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이들의 공동 변호인은 "지난달 2차례 검찰에 (증거기록) 열람·복사를 신청했는데 거절됐다"면서 "현재로서는 혐의 인정 여부에 관한 의견을 밝힐 수 없다. (기록을 본 뒤) 다음 재판 때 의견을 말하겠다"고 했다.이에 대해 이 부장판사가 "(1심) 구속기간도 정해져 있으니 최대한 빨리해 달라"고 하자 검찰은 "증거기록 분리를 완료했다"며 "열람·등사를 신청하면 오늘이라도 바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 씨와 조 씨는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이 씨의 남편인 A씨(39)에게 정소와 피 등이 섞인 음식을 먹여 숨지게 하려다 치사량 미달로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 해 5월 용인 낚시터에서 수영을 못하는 B씨를 물에 빠뜨려 숨지게 하려다 지인에게 들켜 A씨가 물 밖으로 나오면서 미수에 그친 혐의다.
이들은 한 달 뒤인 6월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A씨를 기초 장비 없이 다이빙하게 해 숨지게 했다.
이 씨 등은 A씨가 숨진 해 11월 보험회사에 A씨의 생명 보험금 8억원을 청구했으나, 보험 사기 범행을 의심한 보험사로부터 거절당해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A씨 등은 범행 후에도 혐의를 부인해오고 급기야 도주 행각을 펼치다가, 3년여 만에 처음 법정에 섰다.
첫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을 들어선 이들은 고개를 든 채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재판에 참석한 피해자 유족들은 “두 사람이 반성의 여지가 없다”고 분노했다. A씨 누나는 “오랫동안 기다리면서 정말 힘들었다”며 “3년간 받았던 고통을 이은해와 조현수가 저희와 똑같이 겪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이날 재판은 검찰이 법정에서 공소사실만 밝히고 20여 분만에 끝났다. 이들의 다음 재판은 6월 30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계곡살인' 사건의 가해자 이은해씨(31)와 조현수 씨(30)의 첫 재판에서 이들의 공소사실 일부가 드러났다.지난 3일 오전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이규훈)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살인, 살인미수,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 씨와 조 씨의 공소사실을 20여분에 걸쳐 읊었다.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서는 이 씨의 과거 전력에서부터 피해자인 남편 A씨(사망 당시 39세)에 대한 범행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낱낱이 담겼다.
검찰은 "2009년(이 씨 당시 나이 18세) 유흥비 마련을 목적으로 (여러) 남성들과 공모해 조건만남을 미끼로 유인한 남성들의 돈을 빼앗는 등 범행으로 소년부에 4차례에 걸쳐 송치된 바 있다"며 "2011년부터 주점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피해자인 A씨를 알게 됐고 각종 경제적 지원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이어 "A씨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2014년 몰래 다른 남성과 동거해왔고, 그 남성이 태국 파타야 여행을 갔다가 물놀이 중 익사하고, 2015년, 2016년에도 각각 다른 남성과 결혼과 동거를 반복해왔고 그 기간 중인 2017년 A씨와 결혼했으나 (또 다른 피고인인) 조현수와 교제나 동거하면서 A씨가 숨지기까지 (단 한 번도 동거하지 않으며) 형식적 혼인 관계만 유지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A씨는 2003년 7월 (대기업) 회사 취직 후 15년간 근속하며 월평균 450만원의 안정적 수입을 유지했으나, 이 씨와 교제 무렵부터 8~9년간 이 씨의 지속적 금품 요구에 따라 2018년 10월 중간퇴직금을 정산받고 누나 명의의 카드로 카드깡을 하는 등 각종 채무 누적이 심화했다"며 "지인에게 기초생활 물품을 사달라면서 3000원을 빌려야 할 정도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상황이었으나, 이 씨의 반복된 송금 요구를 못 들어 주는 자신의 무능함을 자책하고 오히려 이 씨에게 용서를 구하는 등 심리적으로 지배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이 씨의 가스라이팅으로 자신보다 10살 밑인 이 씨의 친구들, 이 씨의 집단 일원으로 인정받으려 노력했다"며 "이 씨는 2019년 1월부터 조 씨와 내연관계를 맺어오며 도박을 위해 마카오로 여행을 다니거나 유흥을 즐겨왔다"고 했다.또 "(여러 차례 살인 시도 끝에 살인 범행 당시)가평 계곡에 모든 여행객이 떠날 때까지 기다리다가, 자신들의 일행만 있을 당시, '남자들만 다이빙 한 번씩 하고 가자'고 유도했으나 A씨가 거부하자, '오빠, 왜 안 뛰어'라고 말하면서 생리 중이고 물놀이할 생각이 없었음에도 '내가 대신 뛸게'라고 말해 A씨가 어쩔 수 없이 맨몸으로 뛰게 해 결국 숨지게 했다"고 했다.
이 씨와 조 씨 변호인 측은 검찰의 증거기록을 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혐의 인정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이들의 공동 변호인은 "지난달 2차례 검찰에 (증거기록) 열람·복사를 신청했는데 거절됐다"면서 "현재로서는 혐의 인정 여부에 관한 의견을 밝힐 수 없다. (기록을 본 뒤) 다음 재판 때 의견을 말하겠다"고 했다.이에 대해 이 부장판사가 "(1심) 구속기간도 정해져 있으니 최대한 빨리해 달라"고 하자 검찰은 "증거기록 분리를 완료했다"며 "열람·등사를 신청하면 오늘이라도 바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 씨와 조 씨는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이 씨의 남편인 A씨(39)에게 정소와 피 등이 섞인 음식을 먹여 숨지게 하려다 치사량 미달로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 해 5월 용인 낚시터에서 수영을 못하는 B씨를 물에 빠뜨려 숨지게 하려다 지인에게 들켜 A씨가 물 밖으로 나오면서 미수에 그친 혐의다.
이들은 한 달 뒤인 6월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A씨를 기초 장비 없이 다이빙하게 해 숨지게 했다.
이 씨 등은 A씨가 숨진 해 11월 보험회사에 A씨의 생명 보험금 8억원을 청구했으나, 보험 사기 범행을 의심한 보험사로부터 거절당해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A씨 등은 범행 후에도 혐의를 부인해오고 급기야 도주 행각을 펼치다가, 3년여 만에 처음 법정에 섰다.
첫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을 들어선 이들은 고개를 든 채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재판에 참석한 피해자 유족들은 “두 사람이 반성의 여지가 없다”고 분노했다. A씨 누나는 “오랫동안 기다리면서 정말 힘들었다”며 “3년간 받았던 고통을 이은해와 조현수가 저희와 똑같이 겪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이날 재판은 검찰이 법정에서 공소사실만 밝히고 20여 분만에 끝났다. 이들의 다음 재판은 6월 30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