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준석 혁신위'에 "포괄적 혁신 노력해야"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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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시스템 정비 화두에 견제구 날린 듯6·1 지방선거에서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5일 이준석 대표가 주도하는 혁신위원회에 대해 "선거제도나 공천 이외 정책 등 혁신이 필요한 부분을 포괄하는 노력을 지금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경기지사 단일화 관련 "한가지 원인으로 패배하진 않았다"
캠프 해단식에선 당권 도전 독려 발언 쏟아져
안 의원은 이날 오후 분당갑 캠프 해단식 후 '이 대표가 혁신위를 띄운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앞으로 2년간 선거가 없는 기간이기 때문에 제대로 정체성과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며 "사회 모든 분야가 발전하는데 정치만 뒤처지는 모습보다는 정치도 함께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정당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6·1 지방선거 승리 직후 혁신위를 띄운 가운데, 혁신위원 구성 전부터 "전략공천 최소화" 등 22대 총선을 앞둔 공천시스템 정비가 화두가 된 데 대한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경기지사 선거 패배와 관련해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강용석 후보와 단일화 해야 했다고 보느냐는 취지의 질문엔 "정치공학적 입장에서 말씀드린 것은 아니지만 당시 여러 상황을 살펴보면, 그땐 저 나름대로 '이런 방법이 더 좋지 않은가' 제안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안 의원은 지방선거 전 김은혜·강용석 후보의 단일화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반면 이준석 대표는 두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왔다.
안 의원은 "제가 지도부가 아닌 이상 결정권을 갖고 있지 않지만 (단일화 관련) 의견은 낸 차원이었다"면서 "한가지 원인 때문에 패배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향후 당권 도전을 포함한 당내 역할과 관련해선 "우리 당이 더 많은 국민들로부터 진정으로 사랑받는 당이 되고, 지지기반이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그는 "그러기 위해선 특정 계층을 대변하기보다 사회경제적 약자를 따뜻하게 품어 안을 수 있는 정당, 실제 세계에서의 현실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최선의 방법을 찾는 실용주의적 접근 방법 등 두 가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어떤 직책을 갖겠다는 생각은 아직 없다"라고 덧붙였다.
당선 후 감사 인사 도중 실신한 일을 언급한 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말씀 나눴다. 윤 대통령이 전화를 주셨다. 지금은 아픈 게 아니라 괜찮다고 안심시켜드렸다"고 말했다.
앞서 안 의원은 이날 해단식 인사말에서 "이번 승리는 국민 모두가 바라는 정치를 향해 나아가라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제 저는 어떤 고난과 시련이 있더라도 처음 시작했던 그날 그 마음처럼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바라는 세상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겠다"며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승자"라고 덧붙였다.이날 캠프 해단식엔 이언주 전 바른미래당 의원, 안 의원과 바른미래당에 함께 몸담았던 권은희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윤종필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장영하 변호사, 이기인 경기도의원 당선인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 사이에선 안 의원의 당권 도전을 독려하는 발언도 나왔다.
권은희 전 의원은 축사에서 "안 의원이 분당갑에 와서 (국회의원) 배지를 단 것은 훌륭한 선택"이라며 "배지 없이 당대표를 하는 것과 배지를 달고 당대표를 하는 것은 너무 큰 차이"라고 했다.
'굿바이 이재명'을 쓴 장영하 변호사는 "안 의원이 배지 하나 달려고 출마한 것 아니지 않나"라며 "앞으로 대한민국 정치 지도자로, 거목으로 국민의힘 당대표도 되고 나라를 잘 이끌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이언주 전 바른미래당 의원은 "안철수 대표와 함께 뭔가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고 꿈을 꾼 지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 것 같다"라며 "이번 대선에서 (보수) 단일 후보로 안철수 대표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마지막에 단일화해서 정권교체에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2017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의 중앙선거대책본부 뉴미디어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