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사인 유니폼, KFA 자선경매서 650만원에 낙찰

22만원에서 시작해 3분 만에 600만원 넘어…낙찰자 "손흥민 열성팬…짜릿해"
김민재 사인 유니폼은 210만원…6일 손흥민 축구화 출품
"550!" "580!" "600!"
5일 오후 4시 57분께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서 손흥민(토트넘)의 친필 사인이 담긴 유니폼 자선 경매가 시작했다. 22만원으로 시작한 경매는 10초도 안 돼 호가가 200만원이 됐다.

3분 후 오후 5시 정각에는 600만원까지 올라갔다.

600만원 호가를 듣고 잠시 고민하던 여성 팬 김우진(24)씨가 "650!"이라고 외치자 좌중에 탄성이 흘러나왔다. 100명이 넘는 군중 사이에서 일순간 적막이 맴돈 가운데 경매 진행자가 침착하게 세 번 호가를 외쳤다.

김씨가 유니폼의 주인공이 된 순간이었다.

2002 한일 월드컵 20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국가대표팀 소장품 자선 경매에는 손흥민과 김민재(페네르바체)가 직접 사인한 대표팀 유니폼이 출품됐다. 김씨는 "될지 안 될지 몰랐는데 결국 유니폼을 챙길 수 있어서 짜릿했다"며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하루에 10번 이상 손흥민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매일 경기 영상을 5번씩 돌려보는 열성 팬"이라며 "손흥민 선수, 만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시즌에는 리그 득점왕 말고 도움왕도 했으면 좋겠다"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결승까지 진출하길 응원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오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인 한국-이집트 국가대표 평가전 티켓 2장과 함께 손흥민이 직접 사인한 축구공도 함께 받았다.
김씨와 끝까지 호가 경쟁을 벌였던 최모(30)씨는 "아쉽긴 하다"면서도 "결혼을 앞둔 몸이라 더 쓰기가 눈치가 보였다"며 허허 웃었다.

그는 "준비한 자금 자체는 문제가 안 됐는데, 최종 낙찰자가 훨씬 간절한 것 같아서 더 호가를 높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출품된 김민재의 사인이 담긴 대표팀 유니폼은 경기도 하남에서 와 210만원을 외친 손모(39)씨에게 돌아갔다.

손씨는 "흔치 않은 기회여서 돈을 좀 썼다"며 "원래는 100만원까지만 쓰려고 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손씨와 마지막까지 경쟁하다가 205만원까지 호가를 외쳤던 유모(40)씨는 "이 경매에 참여한다고 경기도 화성에서 왔다"면서 "오늘 딱 들고 온 돈이 200만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일 손흥민의 축구화 경매에 집중하겠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유씨의 말처럼 6일 오후 2시에 열리는 마지막 경매에는 손흥민이 지난 3월 이란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에서 착용했던 축구화가 나온다.

이와 함께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착용하고 직접 사인까지 한 축구화도 출품된다.

지난 1일부터 매일 대한축구협회가 진행해온 이번 자선 경매 수익금은 전액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비용으로 기부된다.

1일에는 황의조(보르도)와 조영욱(서울)의 친필 사인이 담긴 유니폼이 출품돼 각각 55만원, 33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3일 나온 조현우(울산)와 송민규(전북)의 친필 사인이 담긴 유니폼은 30만원, 22만원에 팔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