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세상얻기] 2013년 경매시장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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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2013년 계사년이 지났다. 2013년 경매시장은 2012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
2012년과 달리 전반적으로 경매물건이 증가했고, 낙찰가율, 낙찰률, 입찰경쟁률 등 이른바 경매시장 3대 지표 모두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2012년에는 경매물건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고, 3대 지표는 2011년 대비 모두 하락한바 있다.
2013년의 경매시장 회복세는 새로운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 부동산규제 완화, 가격 저점에 대한 인식, 전세가 급등에 대한 부담 등으로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우선적으로 저렴한 매물을 찾고자 수요자들이 경매시장으로 대거 몰려들었던 탓으로 볼 수 있다.
[경매물건 큰 폭 증가]
침체된 부동산시장을 반영하듯 경매물건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3년 전국에서 진행된 경매물건은 모두 28만2,275건으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2012년 26만6,567건 대비 5.9% 증가했다.
특히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경매물건은 주택시장 침체를 여실히 반영하듯 2012년 9만6,126건에서 2013년 10만5,179건으로 9.4%가 증가했다. 또한 주택시장 침체에 대한 반사적 이익을 취해왔던 오피스텔은 그간의 공급과잉으로 지난해 7,134건이 쏟아져 2012년 대비 무려 46.4%나 증가한 반면 근린상가는 3만7,960건으로 최근 4년째 감소세를 유지했다.
[경매시장 3대 지표 모두 상승]
낙찰가율, 낙찰률, 입찰경쟁률 등 이른바 경매시장 3대 지표가 모두 상승했다. 2013년 전국 평균 낙찰가율과 낙찰률은 67.83%, 28.13%로 2012년 대비 각각 0.33%p, 0.66%p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입찰경쟁률은 3.3대1에서 3.6대1로 9.09% 증가했다. 2012년에는 전년도 대비 낙찰가율, 낙찰률, 입찰경쟁률이 각각 2.41%p, 2.68%p, 2.94% 하락하거나 감소한 바 있다.
3대 지표의 상승은 아파트 호황에 힘입은 바가 컸다. 새 정부 들어 각종 규제완화, 가격 저점에 대한 인식, 전세가 급등에 대한 부담 등으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저렴한 매물을 선점하려는 매수자들이 경매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아파트 낙찰가율이 2012년 76.72%에서 2013년 80.25%로 3.53%p 상승했다. 낙찰률은 33.38%에서 35.24%로 상승했고, 입찰경쟁률은 5.2대1에서 6.3대1로 늘었다.
[수도권 주택 경매시장 회복세, 지방은 조정 국면]
수년째 지속된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 영향으로 경매물건 급증과 더불어 침체를 보였던 수도권 주택 경매시장이 반등에 성공했다. 아파트 낙찰가율이 2013년 78.66%로 2012년 74.14%보다 4.52%p 상승했으며, 2007년 정점 이후 5년 연속 낙찰가율이 하락한 연립ㆍ다세대 역시 같은 기간 71.23%에서 71.91%로 0.68%p 소폭 반등했다.
낙찰률도 아파트 35.24%, 연립ㆍ다세대 29.40%로 2012년 대비 각각 4.16%p, 0.40%p 상승했으며, 입찰경쟁률은 아파트가 5.1대1에서 6.5대1로 큰 폭 증가했고, 연립ㆍ다세대는 3.8대1에서 4.1로 증가하는 등 수도권 전반적으로 주택 경매시장이 호황을 보인 한해였다.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와 달리 2010년부터 호황을 누렸던 지방 경매시장이 다소 조정 국면에 들어선 한해였다. 그간 수도권과 달리 감소세를 유지했던 지방 경매물건은 2013년 14만4,453건으로 2009년 정점 이후 4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은 물론 근린상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종목에서 경매물건이 증가했다.
2008년 저점 이후 4년째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던 지방 아파트 낙찰가율은 2013년 86.95%로 전년도 대비 0.84%p 빠졌으며, 아파트 낙찰률 역시 같은 기간 37.67%에서 35.22%로 2.45%p 하락했다. 연립ㆍ다세대나 단독주택도 이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전국 경매시장 3대 지표 상승을 지방보다는 수도권이 이끌었다는 반증이다.
[임대수익형 부동산 인기 여전]
근린상가, 오피스텔 등 이른바 임대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인기는 여전했다. 다만 그간 임대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인기가 수도권에 치중됐다면 2013년에는 이와 반대로 지방에서 더 호황을 누렸다는 점이 달랐다.
2013년 한해 전국에서 쏟아져 나온 임대수익형 부동산 경매물건은 총 4만5,094건으로 2012년 5만1,623건 대비 12.6%가량 감소했다. 오피스텔 경매물건은 4년만에 증가세로 전환됐으나 근린상가가 4년 연속 큰 폭으로 줄어든 탓이다.
낙찰가율도 수년 연속 상승했다. 근린상가의 경우 2010년 53.40% 저점 이후 2013년 60.81%로 3년 연속 상승했고, 오피스텔은 2013년 71.63%으로 전년도 대비 5.69%p 상승했다.
다만 수도권과 지방의 온도차가 조금은 달랐다. 수도권의 경우 근린상가, 오피스텔 낙찰가율은 2012년 61.51%, 74.12%에서 2013년 61.02%, 73.63%로 모두 0.49%p씩 빠진 반면 지방은 같은 기간 근린상가가 56.21%에서 60.54%로 4.33% 상승했고, 오피스텔은 56.86%에서 7.39% 상승했다. 전반적인 낙찰가율 상승을 수도권보다는 지방이 견인했다는 반증이다.
[수도권 연립ㆍ다세대 회복 국면]
2007년~2008년 한때 평균 낙찰가율이 100%를 웃돌 정도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수도권 연립ㆍ다세대는 이후 줄곧 하락세를 거듭해 2012년 71.23%로 낙찰가율이 급락해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한동안 재개발, 뉴타운 사업 등으로 연립ㆍ다세대 지분 가격이 폭등해 사업성이 떨어진 데다 부동산시장 침체, 서울시의 재개발, 뉴타운사업 출구전략 마련 등으로 인기가 급락한 때문이다.
그러다가 최근 수년간 주택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아파트에 이어 연립ㆍ다세대에 대한 인기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거래가 빈번해졌다.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저렴한 매물을 잡으려는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의 경매시장을 찾는 발길이 늘어나면서 낙찰가율도 2012년 보다 0.68%p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2007년 106.30%를 정점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걷다가 7년만에 반등한 셈이다.
실수요자는 전세값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아예 이참에 내 집을 마련하자는 차원에서, 투자자는 임대수익 차원에서 아파트보다 가격부담이 적은 연립ㆍ다세대를 찾는 인파가 부쩍 늘고 있음이다. 입찰경쟁률이 2012년 3.8대1에서 2013년 4.1대1로 늘어난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토지 경매시장 끝 모를 추락]
전국적인 공시지가 상승과 달리 토지 경매시장은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토지 경매물건은 총 10만6,542건으로 2012년 대비 약 9.4%가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 토지 경매물건은 3만3,501건으로 2012년 대비 23.06%가 증가했으며, 2004년 저점 이래 9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낙찰가율도 급락했다. 지난해 전국 평균 낙찰가율은 60.82%로 2007년 88.47%로 정점을 찍은 이래 6년 연속 하락했으며, 낙찰률 역시 26.54%로 2007년 33.88%를 기록한 이래 6년 연속 하락했다.
주택시장 장기침체가 토지소유자들에게 부담으로 전가된 점, 경매물건 특성상 토지상에 지장물이 있어 법정지상권이나 유치권 문제 등이 걸려 있는 물건들이 많아 낙찰가율이나 낙찰률에 영향을 미쳤던 탓이다.
결론적으로 2013년 경매시장은 부동산시장 회복에 대한 나름의 기대를 갖게 한 한해였다. 저금리기조 유지, 실물경기 회복, 부동산 규제완화, 전세시장 불안 등으로 올해 일반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본격화할지, 이에 따라 경매시장은 또 어떻게 변화될 지 자못 궁금해지는 해이기도 하다. (이상 통계 인용: 부동산태인)(주)이웰에셋(www.e-wellasset.co.kr) 문의: 02-2055-2323 카페: 경제적 자유를 위한 경매투자자들의 모임(http://cafe.daum.net/ewa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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