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으로 이끄는 투자노하우] 유명 연예인들의 경매 이야기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심형래·송대관 ‘울고’ 비·이병헌 ‘웃고’

경매시장의 투자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연예인 등 유명인 소유의 부동산이 경매에 부쳐지는 경우가 잦아 눈길을 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도 불경기의 파고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 실패와 보증 등 과도한 채무로 인해 고통에 시달리는 연예인들의 집이나 건물 등이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러 사정 때문에 애써 모은 부동산이 경매에 나와 화제가 된 씁쓸한 사연의 스타들이 적지 않다.
연예인 명의의 부동산이 경매에 부쳐지면 다른 건에 비해 경매 입찰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입지가 뛰어나고 한강 조망과 주변 여건이 뛰어난 부동산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인테리어·조경·보안·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져 경매 투자자들의 입찰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게다가 청담동·압구정동·한남동·성북동 등 주로 인기지역에 몰려있어 경매 매입 후 미래 가치가 높다는 판단이 서기 때문이다.
반대로 경매를 통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나만의 부동산’을 소유하게 된 유명 연예인들도 여럿 된다. 톱스타 반열에 오르면 인기뿐 아니라 부도 함께 얻는다. 이때 재테크 감각이 뛰어난 연예인들은 손에 쥔 목돈을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게 매물로 나오는 경매 부동산에 투자해 짭짤한 시세차익을 거두는 것이다. 연예인들도 값싸게 부동산을 사는 경매 투자를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꼽는다.
손담비, 경매위기 집 경매로 지켜
개그맨 출신의 영화감독 심형래씨가 살던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2012년 경매에 나와 낙찰된 적이 있다. 영화 흥행에 실패하면서 제1금융권에서 48억원 가량의 채무를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갔다. 심씨와 부인 김모씨 공동 소유인 이 집(전용면적 245㎡)은 응찰자가 없어 2차례 유찰된 끝에 40억원에 낙찰됐다. 최초 감정가 53억원의 75% 수준이다. 이 물건은 채권자인 하나은행이 8억8000만원을 회수하기 위해 임의경매를 신청했다.
가수 송대관씨의 이태원 주택과 화성시의 901㎡ 규모의 땅이 2013년 경매에 나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태원 단독주택(감정가 33억6122만원)과 화성시 토지(감정가 6억1087만원)가 경매로 나온 이유는 은행으로부터 받은 135억원의 대출금을 갚지 못해서였다. 그는 토지개발 분양 사업에 뛰어든 아내의 채무를 연대보증 섰다가 아내의 사업이 어려워지자 빚을 지게 됐다. 이 건은 송씨가 법원에 개인 회생을 신청해 경매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댄스그룹 멤버인 가수 김성수씨 소유의 서울 평창동 다세대, 가수 박효신씨 소유의 연립주택도 경매에 부쳐졌다가 낙찰됐다. 김성수씨의 부동산은 여러 사업을 벌이다 생활고에 부딪혀 안타깝게 집이 경매로 넘어갔고 박효신씨는 전 소속사가 강제경매를 청구했다. 또 손담비씨는 실제 거주했던 집이 경매 위기에 처해졌으나 직접 경매에 참여해 낙찰받기도 했고, 한채영씨는 보증을 섰다가 서둘러 채무를 변제해 경매를 중지시켰다.
유명 연예인들은 같은 분야 외 사람들과의 접촉이 제한적이다 보니 재테크 정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공인의 성격이 강하다 보니 빚보증을 서거나 사업에 끌어들이려는 사기꾼들에게 쉽게 노출되는 약점이 있다. 또 환경적으로 주변에 화려한 사람이 많다 보니 쉽게 사업을 시작하거나 유명세에 기대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고 빨리 부자가 되고 싶은 화려함에 대한 열망이 살던 집이 경매에 부쳐지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비, 노홍철 경매 통해 아파트 저가매입
인기에 따라 벌이가 좌우되는 연예계 스타들의 부동산 사랑은 각별하다. 고정 수입을 올리기 어려운 이들에게 집이나 건물 같은 부동산 아이템은 사실상 돈벌이의 상징으로 통한다. 이때 재테크 감각이 뛰어난 연예인들은 시세보다 저렴하게 경매로 나온 부동산에 투자해 짭짤한 시세차익과 함께 임대수익을 올린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정지훈(비)·노홍철·이병헌·김명민씨 등이 꼽힌다.
두 번에 걸쳐 경매로 싸게 낙찰 받은 가수 정지훈씨는 수완 좋은 고수(?)다. 정씨는 서세원씨 부부가 살던 서울 삼성동 고급주택을 경매를 통해 구입했다. 지난 2006년 31억7004만원에 낙찰 받은 이 주택은 대지 519㎡, 건평 320㎡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다. 또 2013년 1월 윤현수 전 한국저축은행 회장 소유의 강남구 청담동의 한 고급아파트를 경매를 통해 매입했다. 감정가 60억원짜리를 25% 저렴한 45억1000만원에 낙찰 받았다.
방송인 노홍철씨의 경매 투자 사례도 성공한 경매 재테크로 손꼽힌다. 노씨는 2010년 감정가 26억원이던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160㎡)가 1회 유찰돼 20억8000만원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경매에 나오자 다른 입찰자 1명을 제치고 22억1766만원에 낙찰 받았다. 낙찰가율은 85%로 감정가보다 4억원 가까이 낮은 값이었다. 노씨가 낙찰 받은 아파트 24동은 올림픽대로변에 위치해 거실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로열동이다.
영화배우 이병헌씨는 상가 경매에서 재미를 톡톡히 봤다. 2010년 충남 공주(27억원), 성남 분당(34억원), 용인 기흥구(48억원) 등 요지의 상가 3채를 경매를 통해 매입했다. 목 좋은 곳에 위치한 이들 상가는 다시 개보수를 통해 수익형 부동산으로 재탄생시켰다. 영화배우 김명민씨도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20년 된 빌라를 경매로 9억원대에 낙찰 받아 지하층과 1층을 터 복층형으로 새롭게 리모델링해 거주하고 있다.
연예인 소유의 경매 부동산은 낙찰 후 명도가 손쉬운 게 일반적이다. 유명세를 타는 연예인이다 보니 살던 집이 경매로 팔리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아 이사 날짜를 빨리 잡고 이웃 주민 모르게 조용히 집을 비운다. 또 공인으로서 이미지 추락을 염려해 경매 진행 중에 취하·취소하는 일이 잦다. 부모나 가족 이름을 빌려 우회 낙찰을 받기도 한다. 사업실패든, 빚보증을 잘못 섰든 연예인 소유의 부동산은 권리관계가 깨끗한 물건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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