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부동산중개사고에 따른 공제금청구권과 소멸시효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공인중개사를 통해 부동산거래를 하다가 공인중개사의 고의, 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중개사고”라고 한다. 이 때 중개업자의 배상자력이 불충분한 경우가 적지않고, 이를 대비해서 의무적으로 중개의뢰인을 위한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도록 의무화되어 있다. 일종의 보증보험인 셈인데, 실무적으로는 일반 보증보험회사에 가입하는 경우보다는 중개업자의 단체인 중개협회에서 운영하는 공제사업에 공인중개사 대부분이 가입되어 있어, 중개사고에 대한 보험금청구는 “공제금”청구라는 명칭으로 많이 논의되고 있다.
공제금청구에서 유의해야 할 부분 중 하나는, 중개사고에 따른 공제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에는 일정한 시간적 제약이 있다는 점이다. 이를 “공제시효”라고 하는데, 그 기간은 구 상법상 보험금청구시효에 맞추어 2년으로 규정되고 있다. 그런데, 중개협회 공제약관상으로 공제금을 청구할 수 있는 시점, 다시말하면 공제금청구의 시효를 기산하는 시점은 “공제(중개)사고가 발생한 날”로 정해져있다.

★ 공제약관 제 19 조 (소멸시효)
공제금의 지급청구권은 공제사고 발생일로부터 2년, 공제료의 환급청구권은 환급사유 발생일로부터 2년 이내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공제(중개)사고가 발생한 날”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그동안 분쟁이 분분했었다. 예를 들어, 전셋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이미 해당 전셋집에 상당한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개업자의 실수로 임대차계약당시에 임대차목적물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있다는 사실이 임차인에게 설명되지 못하게 되었다.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 임차인은 집주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에 일정기간을 거주하였는데, 결국 선순위근저당권으로 인해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선순위근저당권자가 임차인 보다 우선적으로 배당받는 바람에, 임차인은 전혀 배당을 받지 못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낙찰자로부터 명도소송을 당해 그 집에서 쫓겨나게 된 사안에서, 공제금청구권의 기산점은 언제부터일까? 중개업자가 확인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임대차계약체결시점인지, 아니면 경매가 개시되거나, 보증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채 명도당한 시점인지가 논란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실무상 논란이 적지 않았지만, 대법원판례의 큰 흐름은 “공제사고가 발생한 것인지 여부가 객관적으로 분명하지 아니한 등의 이유로 그 공제금청구권자가 공제사고의 발생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보험금청구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제금청구권자가 공제사고의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로부터 공제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 대법원 2012.2.23. 선고 2011다77870 판결 【손해배상(기)】 【판시사항】
구 부동산중개업법 제35조의2 및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42조에 의한 공제금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공제금청구권자가 공제사고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

【이 유】
--구 부동산중개업법 제35조의2 및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42조에 의하여 피고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이하 ‘피고 협회’라고 한다)가 운영하는 공제사업은, 중개업자의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부담하게 되는 손해배상책임을 보증하는 보증보험적 성격을 가진 제도이므로, 공제사고가 발생한 것인지 여부가 객관적으로 분명하지 아니한 등의 이유로 그 공제금청구권자가 공제사고의 발생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보험금청구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제금청구권자가 공제사고의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로부터 공제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다58339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중개의뢰인인 원고가 중개업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공제사업자인 피고 협회를 상대로 공제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에서,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건축주들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소송을 제기한 때가 아니라 위 소송에서 패소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원고들이 분양받은 아파트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게 된 시점에야 비로소 공제사고의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고 그때부터 이 사건 공제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제금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판례는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다69209 판결 참조).

★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6다7785호 공제금
원심은 그 채택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증한 다음, 중개업자인 박00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중개의뢰인인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한 시점은 원고가 박00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확정일인 2004. 9. 9.이 아니라 재건축조합이 원고의 분양권을 인정하지 아니한 결과, 원고가 분양대금 1억 원을 지급하고도 분양받은 아파트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게 된 2000. 6. 16.경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공제금청구권은 그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할 것인데, 이 사건 소가 그로부터 2년이 경과한 2005. 2. 24.에야 제기되었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공제금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을 하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6다7785호 공제금
한편, 부동산중개업법시행령 제27조(현행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6조) 및 피고의 공제약관 제12조에서, 중개의뢰인이 손해배상금으로 공제금 등을 지급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당해 중개의뢰인과 중개업자간의 손해배상합의서, 화해조서, 확정된 법원의 판결문 사본 또는 기타 이에 준하는 효력이 있는 서류를 첨부하여 보증기관에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더라도, 이는 중개의뢰인의 이익을 위하여 중개업자와의 합의나 소송을 통하여 손해배상의무의 존재를 일정한 서류에 의하여 증명한 경우에는 공제금이 신속히 지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에서 둔 것일 뿐이고, 위와 같은 서류를 갖추기 전에는 공제금청구권이 발생하지 않았다거나 공제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볼 것이다.



“ 공제금청구권자가 공제사고의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의 개념도 분명치 않은 만큼, 안정적인 청구를 위해서는 중개업자 잘못으로 손해발생이 예상되면 공제사업자를 상대로 소제기 등 소멸시효중단 조치를 하루라도 빨리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공제사업자에 대한 직접적인 소송이 아니라 공제가입자인 중개업자를 상대로 한 소송을 제기한다고 하더라도 역시 공제사업자에 대한 공제시효가 진행되는 것을 법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인 만큼, 실질적인 피해배상을 원한다면 중개업소에 대한 소송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공제사업자인 협회에 대한 소송을 속히 제기할 필요가 있다.



★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6다7785호 공제금
공제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는 주장은 당심에 이르러 처음 주장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중개업자인 박00의 손해배상채무와 피고의 공제금지급채무가 연대채무의 관계에 있지 않은 이상, 원고가 박00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소멸시효 중단의 효과가 원고의 피고에 대한 공제금지급청구권에도 미칠 수는 없으므로 어느모로 보나 이 부분 상고이유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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