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부동산거래의 경쟁시스템 제고와 변호사 서비스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소위 “복덕방 변호사”라고 불리면서 중개업계의 큰 반발로 사회적으로 이슈화되었던 재판이 최근 1심에서 피고인인 공승배 변호사에게 무죄가 선고되었다.

일단, 판결 전문을 소개한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1. 7.선고 2016고합833 공인중개사법위반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5. 12. 14.경부터 2016. 7. 현재까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00길 00, 3층(역삼동, 00타워)에 있는 통신판매업을 목적으로 하는 트러스트라이프스타일 주식회사의 대표로서 개업공인중개사가 아니다.
1. 무등록 중개업의 점
누구든지 중개업을 영위하려는 자는 등록관청에 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을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강남구청에 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을 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2016. 5. 30. 위 트러스트라이프스타일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권○○과 김○○가 서울 강남구 도곡동 527외 4필지 도곡00 아파트 ○○○동 ○○○호를 매매대금 11억 3,000만 원에 방○○과 박○○에게 매도하는 계약을 중개하고,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매도인 측과 매수인 측으로부터 각 99만 원씩을 교부받아 개설등록 없이 중개업을 영위하였다.
2. 유사명칭 사용의 점
개업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는 “공인중개사무소”, “부동산중개”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5. 12. 14.경부터 현재까지 위 주식회사 홈페이지(www.trusthome.co.kr)와 네이버 블로그(blog.naver.com/trustlifestyle) 및 페이스북(facebook.com/trusthome99)의 각 명칭을 ‘트러스트 부동산’으로 하여 개설한 후, 위 홈페이지와 블로그 및 페이스북에 ‘TRUST부동산’, ‘최고의 부동산거래 전문가’, ‘서울・분당・평촌・판교 지역 아파트 집주인 1,000명 중개수수료 무료! 트러스트 부동산’ 등의 명칭을 사용하였다.
3. 중개대상물 표시・광고의 점
개업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는 중개대상물에 대한 표시・광고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피고인은 2016. 7. 7. 위 주식회사 홈페이지에, 매물 의뢰를 받은 아파트에 대하여 ‘래미안강남힐즈 607동 서울 강남구 자곡동’ 제목 하에,『희망가격 매매 12억 원, 공급면적 131㎡(40평), 건물종류 아파트, 공급/전용면적 130.93/101.94㎡(39.6평), 해당층/총층 고층/15층, 내부구조 단층, 4bay, 방향 동남, 외부형태 판상형, 해당동 607동, 방수/욕실수 4개/2개, 발코니 확장, 현관구조 계단식』등과 주변교통, 아파트 단지 정보 및 아파트 외부 사진 및 위치 지도 등을 게시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서울, 경기지역에 매매, 전세 및 월세 부동산 등 총 801개를 위와 같은 방법으로 홈페이지에 게시함으로써 중개업을 하기 위하여 중개대상물에 대한 표시・광고를 하였다.2. 판단
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1) 무등록 중개업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매도인과 매수인 측으로부터 각 99만 원을 교부받은 사실은 맞지만 이는 법률자문료로 받은 것일 뿐이고, 중개업을 영위한 것이 아니다.
2) 유사명칭 사용의 점에 관하여, ‘부동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 공인중개사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
3) 중개대상물 표시・광고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부동산중개업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피고인이 매도, 매수, 임대, 임차하고자 하는 사람의 정보를 홈페이지에 게재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중개대상물에 대한 표시・광고로 볼 수 없다.
나. 판단
무릇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도1341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인중개사법 제2조 제3호에 규정된 바와 같이 ‘다른 사람의 의뢰에 의하여 일정한 보수를 받고 중개를 업’으로 행하였다거나 그와 같은 중개업을 하기 위하여 중개대상물에 대한 표시·광고를 하였다는 점 및 "공인중개사사무소", "부동산중개"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배심원 평결 결과(배심원 7명)
1. 유․무죄에 대한 평결
가. 무등록 중개업으로 인한 공인중개사법위반의 점
- 무죄
- 다수결(무죄 4명, 유죄 3명)
나. 유사명칭 사용으로 인한 공인중개사법위반의 점
- 무죄
- 다수결(무죄 4명, 유죄 3명)
다. 중개대상물 표시・광고로 인한 공인중개사법위반의 점
- 무죄
- 다수결(무죄 4명, 유죄 3명)
2. 다수결에 의해 무죄평결이 이루어졌으므로, 양형에 대한 평의를 거치지 아니함
이상의 이유로 피고인의 희망에 따라 배심원이 참여한 국민참여재판을 거쳐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배심원평결도 4대3으로 박빙일 만큼, 유무죄에 대해서는 논란이 클 수 있는 사건이지만, 이 사건을 바라보는 대다수 국민들 시선은 변호사업계와 공인중개사업계의 밥그릇싸움으로 치부할 정도로 부드럽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필자 역시 변호사, 더구나 부동산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로서, 이 사건에 개인적으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판결 선고 이전에도 주변 지인 공인중개사들로부터도 이 사건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아왔다.

현행법 위반 여부를 떠나, 필자는 부동산거래에서도 경쟁 촉진적인 입법(정책) 내지 해석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국민,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서다. 특정한 세력, 특정한 자격증소지자만이 가능한 업무영역은 경쟁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극히 예외적으로만 허용되어져야 한다. 이 사건 역시 그런 시각으로 보고 싶다.
소위 “가성비”라는 면에서 변호사들 뿐 아니라 공인중개사들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온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면, 더 나은 가성비를 달성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 구도의 방향으로 법을 바라보고 싶은 것은 국민들로서는 지극히 당연할 수밖에 없다. 이번 무죄판결에도 국민들의 이런 시각이나 바람이 녹아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부동산중개업계도 보다 큰 틀에서 이 판결을 대국적으로 이해하고 중개서비스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마땅하다. 마찬가지로, “업권 수호”라는 명목으로 행해져왔던 변호사업계의 서비스 경쟁 반대행위도 재검토되어지고 앞으로는 매우 신중해져야 할 것이다. 서비스 경쟁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는 직역 이기주의로 비쳐져 결국 국민의 이해를 구할 수 없어 배척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부동산거래 서비스 면에서 전체 국민의 이익을 높이는 입법이나 정책 개선이 더욱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동산 중개 브로커를 거치지 않고 거래당사자가 부동산을 직거래할 수 있도록 쉽고 안전한 부동산거래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대표적일 수 있다. -이상-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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