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상가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제대로 행사해야
입력
수정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최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계약갱신요구권을 통해 보호되는 임대차기간이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대폭 확대됨으로 인해 갱신요구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 동법 제10조(계약갱신 요구 등)
①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2. 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3.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4.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한 경우
5. 임차인이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
6.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멸실되어 임대차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7. 임대인이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기 위하여 목적 건물의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
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시기 및 소요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르는 경우
나. 건물이 노후·훼손 또는 일부 멸실되는 등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경우
다.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 또는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경우
8. 그 밖에 임차인이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②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
③ 갱신되는 임대차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본다. 다만, 차임과 보증금은 제11조에 따른 범위에서 증감할 수 있다.
★ 제10조의2(계약갱신의 특례)
제2조제1항 단서에 따른 보증금액을 초과하는 임대차의 계약갱신의 경우에는 당사자는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이나 경제사정의 변동 등을 고려하여 차임과 보증금의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세간에는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별도로 행사하지 않더라도 보호기간 10년 범위 내에서 영업기간이 당연히 보장되는 것처럼 오해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갱신요구권 행사 역시 법적인 요건에 따라 이루어져야만 권리가 보호될 수 있다. 계약의 갱신 즉, 임대차관계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취지가 포함되는 내용으로,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행사해야만 한다. 임차인이 실수로 이를 행사하지 못하면 계약은 종료되어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간에서 다르게 이해하는 것은 아마도,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못한 위 기간 동안 임대인도 임차인에게 갱신거절의 통지 또는 조건변경의 통지를 하지 아니하여 요행히 묵시적 갱신으로 계약이 연장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 동법 제10조
④ 임대인이 제1항의 기간 이내에 임차인에게 갱신 거절의 통지 또는 조건 변경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만료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이 경우에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1년으로 본다.
결국, 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이를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더라도 자동적으로 보장되는 권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적절한 갱신요구권 행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다음에 소개할 판결은, 임대차만기를 앞둔 시점 임대인으로부터 명시적인 갱신거절 의사표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이 명시적으로 갱신요구를 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명도소송이 제기된 사안에서, 계약만기 이후 다음해 1년치 월차임이 모두 지급된 점 등을 감안하여 임차인의 묵시적인 갱신요구의사표시가 있었다는 점을 이유로 임대인의 명도청구가 기각되었다. 결국, 명시적인 요구는 없었지만 묵시적으로나마 갱신요구를 했다는 논리로 계약이 종료되지 않고 연장되었다고 인정된 것인데, 명시적인 갱신요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연차임 선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겨우 천신만고 끝에 임차인이 구제된 셈이다.
★ 제주지방법원 2017. 8. 11.선고 2017가단1720 건물명도(인도) <항소심에서 확정됨>
---를 종합하면, 원고는 2016. 11.경 피고에게 찾아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거절을 통지한 사실, 피고는 기존 임차인인 이00에게 2015. 8. 24.과 2015. 8. 25. 권리금 등 명목으로 1,150만 원을 지급한 사실, 피고는 이 사건 점포를 개업하면서 인테리어비용으로 2015. 9.경 강00에게 7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공사비를 지출한 사실, 피고는 원고에게 2017년분 임료를 지급하였고, 원고도 이를 수령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가 2016. 11.경 피고를 찾아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거절을 통지할 당시에는 피고가 영업을 시작한지 불과 1년이 조금 넘은 시점이었던 점, 피고는 이 사건 점포를 개업하기 위하여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 등으로 큰돈을 지출하였던 점, 피고가 원고에게 2017년분 임료 전액을 지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2016. 11.경 비록 피고가 명시적으로 원고에게 갱신을 요구한다는 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았더라도 적어도 묵시적으로는 이 사건 점포의 인도를 거부하고 임대차계약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