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부동산컨설팅 활동,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입력
수정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부동산중개와 별개로 “부동산컨설팅”이라는 명칭으로 업을 영위하는 경우가 실무상 적지 않다. 공인중개사법이 적용되지 않는 “권리금” 등의 거래는 상관없지만, 공인중개사법상 “업”을 위해서는 중개업등록을 필요로 하는 거래를 “컨설팅”이라는 명목으로 행할 경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즉, 중개업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컨설팅이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중개업을 영위할 경우, 무등록 중개에 따른 형사처벌은 물론, 약정한 보수도 전혀 청구할 수 없게 된다.
★ 공인중개사법 제48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9조의 규정에 의한 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중개업을 한 자
★ 동법 제9조(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 ① 중개업을 영위하려는 자는 국토교통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중개사무소(법인의 경우에는 주된 중개사무소를 말한다)를 두려는 지역을 관할하는 시장(구가 설치되지 아니한 시의 시장과 특별자치도 행정시의 시장을 말한다. 이하 같다)ㆍ군수 또는 구청장(이하 "등록관청"이라 한다)에게 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을 하여야 한다.
② 공인중개사(소속공인중개사를 제외한다) 또는 법인이 아닌 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을 신청할 수 없다.
③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의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4572호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이하 ‘공인중개사법’이라고 한다)의 규율대상인 “중개업”이라고 함은 ‘다른 사람의 의뢰에 의하여 일정한 보수를 받고 부동산 등 중개대상물에 관하여 거래당사자간의 매매․교환․임대차 그 밖의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것’을 말하고(공인중개사법 제2조 제1호, 제3호), 어떠한 행위가 중개행위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사에 의하여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를 객관적으로 보아 사회통념상 거래의 알선․중개를 위한 행위라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며, 부동산에 관하여 위와 같은 중개행위를 업으로 하는 자가 그에 더하여 이른바 부동산 컨설팅 등의 용역을 제공한다고 하여 공인중개사법의 규율대상인 부동산 중개행위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5다32197 판결, 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5도6851 판결, 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도7594 판결 등 참조).
한편, 부동산 등의 중개업은 공인중개사 또는 법인이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을 마친 후에야 영위할 수 있는데(공인중개사법 제9조 제1항, 제2항), 이에 위반하여 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을 하지 아니한 채 중개업을 한 자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공인중개사법 제48조 제1호), 그가 부동산 등의 중개행위와 관련하여 받기로 한 수수료 등 보수의 약정도 무효이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8다75119 판결 참조).
원심은 판시증거에 의하여 ① 원고 회사의 사업목적이 부동산 컨설팅업으로만 되어 있을 뿐 부동산 중개업을 포함하고 있지 않은 사실, ② 원고 회사는 공인중개사법에서 정한 중개업자인 법인으로서 자격도 갖추고 있지 않으며 중개사무소 개설등록도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체결에 관여한 사실, ③ 이 사건 용역계약서에서 부동산 중개계약이 아님을 명시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와 같은 사실관계에서는 이 사건 용역계약이 공인중개사법의 규율대상인 중개계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그 사법상 효력을 인정한 후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약정한 수수료를 일부 감액하여 지급할 것을 명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 회사가 부동산 컨설팅업 등을 목적사업으로 내세우면서 이 사건과 유사한 형태로 중간자로서 타인의 점포 임대차계약의 체결에 계속․반복적으로 관여해 온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어서 원고 회사가 중개행위를 업으로 하였음이 분명함에도, 원심이 판시사정만을 들어 원․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용역계약이 공인중개사법의 규율대상인 중개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그 수수료 약정이 유효하다고 본 것은 앞서 본 대법원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때에 해당하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위 대법원 판결과 마찬가지 취지의 하급심 판결이 최근 선고되어 소개한다. 지급한 컨설팅 용역비를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하는 본소에, 약정한 미지급 용역비를 추가청구하는 반소사건인데, 구분이 모호한 “중개”와 “컨설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는 판결이다.
★ 서울서부지방법원 2019. 5. 16.선고 2018가합41399(본소) 부당이득금, 2018가합41405(반소) 약정금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3. 1. 3. 이00로부터 00시 00동 177-38 공장용지 869㎡, 같은 동 177-39 공장용지 800㎡ 토지(이후 지목 변경 및 합병을 통해 00시 00동 177-38 대 1,669㎡가 되었고, 이하 ‘이 사건 제1토지’라 한다)를 50억 1,000만 원에 매수하고, 같은 날 000으로부터 위 토지의 지상에 있던 공장건물을 4,400만 원에 매수한 다음, 2013. 2. 15. 위 토지와 건물에 관하여 소유권등기를 마쳤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제1토지와 그 지상의 공장건물을 매수한 2013. 1. 3. 부동산 컨설팅 및 분양대행업, 부동산중개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인 피고와 이 사건 제1토지 및 그 지상에 신축될 건물(이하 ‘이 사건 제1건물’이라 한다)의 임대차계약 관련 컨설팅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제1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원고와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제1토지를 매수하기 전부터 위와 같은 내용의 계약을 구두로 체결하였고 위 2013. 1. 3.은 계약서를 작성한 일자이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원고는 2013. 1. 4. 유한회사 00푸드에게 이 사건 제1토지 및 그 지상에 신축될 이 사건 제1건물을 임대차보증금 12억 원, 차임 월 3,800만 원, 임대차기간 차임 발생 개시일(건물 신축 이후인 2014. 3. 16.)로부터 20년으로 정하여 임대하였다.
라. 원고는 2013. 10. 10. 이 사건 제1토지의 지상에 있던 공장건물을 철거하고 2014. 3. 24. 이 사건 제1건물(일반철골구조 평스라브지붕 4층 제2종 근린생활시설 1층 128.61㎡, 2층 803㎡, 3층 726.67㎡, 4층 135.45㎡)을 신축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원고는 유한회사 00푸드로부터 임대차보증금 중 1차 중도금을 지급받고 2014. 4. 4. 피고에게 이 사건 제1용역계약에 따른 용역수수료 명목으로 1억 6,50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하였다.
마. 한편 원고는 2015. 11. 11. 원고의 대표이사인 &&&로부터 00시 &&구 **동 산21-17 임야 2,756㎡ 중 2,357㎡, 같은 동 산21-10 임야 496㎡ 중 449㎡, 같은 동 산22-130 임야 96㎡ 중 84㎡, 같은 동 산22-63 임야 1,388㎡ 중 1,324㎡, 같은 동 산22-53 임야 2,182㎡ 중 342㎡, 같은 동 334-1 전 727㎡ 중 472㎡ 등 6필지를 임대차보증금 5,000만 원, 차임 월 200만 원, 임대차기간 2015. 11. 11.부터 2017. 5. 30.까지로 정하여 임차하였고, 위 임대차는 위 기간만료 후 한 차례 갱신되었다.
바. 원고와 &&&는 2018. 1. 11. 위 임대차의 목적 토지를 00시 &&동 산21-2 임야 5,122㎡ 중 5,037㎡, 같은 동 산22-90 임야 99㎡, 같은 동 332-3 전 224㎡, 같은 동 334-1 전 727㎡ 중 492㎡, 같은 동 산21-17 임야 4,640㎡ 중 1,128㎡, 같은 동 산22-130 임야 96㎡ 중 1㎡ 등 6필지(이하 ‘이 사건 제2토지’라 한다)로 하고, 임대차기간을 2018. 1. 11.부터 2020. 1. 10.까지로 하는 변경계약을 체결하였다.
사. 원고는 위 변경계약을 체결하기 전인 2017년 6월경 피고와 이 사건 제2토지 및 그 지상에 신축될 건물(이하 ‘이 사건 제2건물’이라 한다)의 임대차계약 관련 컨설팅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제2용역계약’이라 한다)을 구두로 체결하였다(그에 따라 수행할 피고의 업무는 이 사건 제1용역계약의 내용과 동일하다).
아. 원고는 2017. 10. 24. 주식회사 %%%%푸드에게 이 사건 제2토지 및 그 지상에 신축될 이 사건 제2건물을 임대차보증금 7억 원, 차임 월 5,200만 원, 임대차기간 차임 발생 개시일(건물 준공시점으로부터 4개월이 지난 다음날)로부터 20년으로 정하여 임대하였다.
자. 원고는 2017. 12. 26. 피고에게 이 사건 제2용역계약에 따른 일부 용역수수료 명목으로 3,30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하였다.
2.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의 법인등기부를 보면 피고는 부동산중개업을 업으로 하는 회사임이 명백하다. 이 사건 제1용역계약에서도 피고가 수행할 업무의 범위를 ‘임대차계약의 체결까지’로 기재하고 있고 실제 피고가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 따라 수행한 업무도 이 사건 각 토지 및 건물의 임차인을 물색하여 원고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도록 알선하여 준 것이 전부이며 그 외에 피고가 수행한 업무가 있더라도 이는 위와 같은 중개행위에 부수된 업무에 불과하다. 따라서 위 각 용역계약은 그 형식에도 불구하고 공인중개사법 제2조 제1호의 ‘중개’에 관한 계약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는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으므로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은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 자가 부동산중개업을 하면서 체결한 중개수수료 지급약정으로서 강행법규인 공인중개사법(당초 법률 명칭은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이었다가 2014. 1. 28. 법률 제12374호로 개정되면서 위 명칭으로 변경되었는데, 관련 규정의 내용은 동일하므로 이하 위 개정 전후 불문하고 모두 ‘공인중개사법’이라 한다)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위 각 용역계약에 따라 지급받은 용역수수료와 그 법정이자 합계 245,190,000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반박 요지
피고는 원고의 주장처럼 단순히 중개 업무를 수행한 것이 아니라, 상당한 기간 동안 매매 및 임대의 세부 계약조건의 조율, 입지조건의 분석, 거래상대방 물색, 계약체결 후 분쟁의 중재 등 원고의 부동산 개발에 관련하여 전문적․포괄적인 자문 업무를 수행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이 부동산거래의 중개에 관한 수수료 약정으로서 공인중개사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관련 법리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 자가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을 하지 아니한 채 부동산중개업으로서 부동산거래를 중개하며 거래당사자와 체결한 중개수수료 지급약정은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8다75119 판결 등 참조). 공인중개사법 제2조 제1호는 ‘“중개”라 함은 제3조의 규정에 의한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 사이의 매매ㆍ교환ㆍ임대차 그 밖의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어떤 행위가 중개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행위를 객관적으로 보아 사회통념상 거래의 알선․중개를 위한 행위라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0다101486 판결 등 참조). 부동산에 관하여 위와 같은 중개행위를 업으로 하는 자가 그에 더하여 이른바 부동산 컨설팅 등의 용역을 제공한다고 하여 공인중개사법의 규율대상인 부동산 중개행위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4572 판결 참조).
다.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이 부동산중개를 내용으로 하는 계약인지에 관하여
위 기초사실과 각 인정근거, 을 제33, 34, 36, 40, 51, 5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 따라 피고가 수행한 업무는 객관적으로 보아 사회통념상 부동산거래(임대차)의 알선 내지 중개를 위한 행위라고 인정되므로 공인중개사법의 규율대상이 되는 중개행위로 볼 수 있다.
① 원고는 이 사건 각 토지의 지상에 건물을 신축한 다음 입점할 업체를 유치하는 데 피고의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피고와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제1용역계약에서는 피고가 수행할 업무의 범위에 관하여 이 사건 제1토지 및 그 지상의 이 사건 제1건물에 레스토랑 업종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것까지로 한다는 취지로 정하고 있고 위 임대차계약이 체결될 경우에 원고가 피고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 제2용역계약의 내용도 이와 같다. 위와 같은 계약체결 경위와 계약 내용을 보면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서 정하는 피고의 핵심적인 업무는 원고 소유의 부동산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임이 분명하다.
② 이 사건 제1용역계약에 따른 업무수행에 대한 보수는 일반적인 부동산임대에 관한 중개계약에서와 같이 공인중개사법령에 의한 방식, 즉 환산보증금(임대차보증금 + 월차임 × 100)에 일정 비율(3%)을 곱하는 방식으로 정해졌고 이 사건 제2용역계약의 경우에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수수료를 산정하는 방안이 논의되었다(을 제51호증). 원고와 피고가 위 각 용역계약에서 임대차계약의 성사 업무 이외의 업무에 대한 보수를 별도로 책정한 사실도 없다.
③ 실제로 피고가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 따라 수행한 주된 업무도 부동산 임대차계약을 알선하기 위한 전형적인 행위에 해당한다. 즉 피고는 자신의 거래처인 요식업체들 중에서 원고 소유 부동산에 대한 임차의사가 있는 업체를 확인하여 이를 원고에게 전달한다. 원고는 그 임차인 정보를 확인하여 피고에게 협의 의사를 전하면 피고는 중간에서 보증금, 차임 등 임대차조건에 관한 서로의 의견을 조율한다. 일단의 조건이 합의가 되면 피고는 임차희망 업체로부터 임차의향서를 받아 원고에게 전달하고 추가적인 협상을 통해 최종적으로 원고와 그 업체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다.
④ 피고 스스로도 원고와 임차인의 계약조건을 만들어 협의․조정하고 임대차계약의 체결에 이르는 과정이 피고가 수행한 업무의 거의 대부분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답변서 77면, 피고가 자신이 수행한 업무로 상세하게 주장하는 업무의 내용도 위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피고가 임대차조건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수행했다고 주장하는 다른 매장의 사례조사, 입지조건 파악, 건물면적의 협상 등 업무도 임대차 알선에 부수되는 행위에 불과하다. 그 밖에 피고가 임대차계약의 성사 업무와는 구별되는 부동산개발, 세무, 설계, 관리 등의 컨설팅용역을 제공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는 없다.
⑤ 원고가 이 사건 각 토지 및 건물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피고를 사이에 둔 임차업체와의 협의 외에는 별도로 공인중개사의 중개행위를 통한 사실도 없다.
⑥ 피고는 이 사건 제2용역계약과 관련하여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에도 피고가 원고와 임차인의 계약위반에 따른 분쟁을 중재하였다고도 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것처럼 계약상 피고의 업무는 임대차계약 체결로 종료되는 것임이 분명하여 그것이 계약에 따른 의무의 일환으로 행해진 것으로 볼 수도 없고, 피고 주장에 따르더라도 위 분쟁은 당사자가 해결하기로 하여 피고가 관여하지 않고 업무를 종료하였다는 것이다(반소장 14면).
⑦ 피고는 이 사건 제1용역계약과 관련하여 일반적인 중개행위처럼 임대차계약의 체결에만 관여한 것이 아니라 당초 원고가 이 사건 제1토지와 그 지상 건물을 매입하는 과정에서부터 피고가 중간자로서 관여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부동산거래에 관한 중개행위가 존재한다고 인정할 수 있는 사정일 뿐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와는 무관하며 실제 원고와 피고는 그에 관해서는 별도의 용역계약(을 제36호증)을 체결하였다.
⑧ 결국 피고가 수행한 업무는 부동산거래 당사자를 연결하고 거래조건을 절충하는 활동에 가깝고 그에 일부 자문활동이 수반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이처럼 부동산거래 관련 자문활동 그 자체를 계약의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문활동이 부동산거래 중개를 위해 부수적으로 수반된 것에 불과한 경우 이를 공인중개사법의 규율대상이 되는 중개행위에서 제외한다고 보면 부동산 컨설팅 회사가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부동산거래에 관한 자문활동을 한다는 명분 아래 사실상 부동산거래의 중개를 하는 것을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데, 이는 공인중개사 아닌 자에 의한 부동산중개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공인중개사법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
라. 피고가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부동산중개를 업으로 하였는지에 관하여
우선 피고나 피고의 대표이사가 공인중개사 자격을 갖고 있지 않은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제1회 변론조서). 나아가 앞서 본 것처럼 피고는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을 통해 2회 부동산거래의 중개를 한 점, 피고는 그 전에도 원고와의 용역계약을 통해 유사한 방식의 업무를 수행한 적이 있다고 자인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한 방식의 행위를 계속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 점, 피고는 부동산중개업을 법인등기부상 회사의 목적 사업으로 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반복․계속할 의사로 중개행위를 함으로써 중개를 업으로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마. 소결론
1)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은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 피고가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을 하지 아니한 채 업으로 이 사건 각 토지 및 건물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중개하며 체결한 중개수수료 지급약정에 해당하므로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무효인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 따라 지급받은 수수료 합계 1억 9,800만 원(이 사건 제1용역계약에 따른 1억 6,500만 원 + 이 사건 제2용역계약에 따른 3,300만 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나아가 원고는 피고가 악의의 수익자이므로 민법 제748조 제2항에 따라 위 수수료를 지급받은 날로부터의 법정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위 수수료를 지급받을 당시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이 무효여서 이를 보유할 법률상 원인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만 민법 제749조 제2항은 선의의 수익자가 패소한 때에는 그 소를 제기한 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여기서 ‘소를 제기한 때’란 소장 부본이 송달된 날을 말하므로(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2다119481 판결 참조),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소장 부본 송달일 이후부터의 법정이자를 구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받아들인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3,500,602원[부당이득금 1억 9,800만 원 + 법정이자 5,500,602원(= 1억 9,800만 원 × 상법이 정한 연 6% ×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8. 6. 15.부터 원고가 구하는 2018. 11. 30.까지의 169/365일, ‘원’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하여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가 피고에 송달된 다음날인 2019. 2. 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9. 5. 16.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제2용역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원고를 상대로 그 계약에 다른 잔존 수수료의 지급을 반소로써 구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제2용역계약은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 자가 부동산중개업으로서 부동산거래를 중개하며 체결한 중개수수료 지급약정으로서 강행법규인 공인중개사법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원고가 이를 지적하고 있으므로, 피고의 반소 청구는 용역수수료의 범위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이론적으로 구분하자면, 단순히 거래당사자를 연결하고 거래조건을 절충하는 활동에 가깝다면 부동산중개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많고, 반면 단순히 거래당사자를 연결하거나 거래조건을 절충하는 등 거래계약체결이 주된 것이 아니라, 부동산이용, 개발이나 활용방안 등 종합적인 자문활동이 주된 활동이거나 아니면 상당한 정도로 수반된 경우라면 컨설팅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실무상 이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어느 경우로 해석되느냐에 따라 결과가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컨설팅 계약체결에 있어 거래 당사자 모두 세심하게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상-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