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바람 탄 종합상사주…LX인터, 저점 대비 80% 상승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종합상사주는 오랜기간 증시에서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았다. 무역, 물류, 자원개발, 패션, 건설까지 여러 사업을 영위하는 종합상사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번번히 실패했다. 2012년 5만원대이던 LX인터내셔널 주가는 2020년 초 6590원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맛봤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미운오리새끼였던 종합상사주가 백조로 탈바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플레이션 바람을 타고 LX인터내셔널 주가는 올 저점 대비 약 80% 가까이 뛰었다.

○인플레 바람 타고 주가 80%↑

7일 LX인터내셔널은 3.46% 상승한 4만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LX인터내셔널은 올 2월 대비 65.84%, 올 저점 대비 78.54% 급등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같은 기간 17.69%, 21.88% 상승했다. 삼성물산은 각각 8.88%, 14.7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지난 2월 이후 1.39%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선방한 실적이다.오랜기간 외면 받아왔던 종합상사주가 올들어 크게 상승한 것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물류 비용이 급등한 영향이다. 자원 개발 및 수출을 주업으로 하는 종합상사가 인플레이션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1분기 저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자 투심이 몰렸다.

국내 종합상사들은 해외에 유전·광산 및 팜 농장 등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에 가스전을, 호주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세넥스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호주·중국의 석탄 광산에 투자하고 여기에서 생산한 발전용 유연탄을 해외에 판매한다. 팜 농장 투자와 운영 사업도 하고 있다.

○인플레 정점이라지만…종합상사 실적 ‘탄탄’

종합상사 가운데서도 LX인터내셔널 주가가 크게 뛴 것은 실적 증가율이 경쟁사 대비 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LX인터내셔널은 2020년까지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석탄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운임가격도 크게 상승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656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7601억원이다. 김동양 NH증권 연구원은 “특히 지난해 초 국민연금이 석탄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 배제 원칙을 꺼내면서 주가가 눌려있었지만 1년이 넘게 특별한 조치가 시행되지 않으면서 주가가 더 폭발적으로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종합상사 기업의 실적도 덩달아 꺾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월가는 오는 10일 발표되는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8.2% 로 예상하고 있다. 전월(8.3%)대비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8.5%)를 정점으로 낮아지는 흐름이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까지는 좋은 업황을 유지하겠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라 교역량이 감소하고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 현실화되면 내년 업황은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호실적이 유지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LX인터내셔널은 한국유리공업, 포송그린파워 등을 인수하면서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수백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차전지에 사용되는 핵심 연료인 니켈 광산을 인수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인도네시아 광산 2~3개를 놓고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당 배당금도 지난해(2300원)보다 상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