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연의 딜 막전막후] 'LS 숙원' 니꼬동제련 독자 경영…새 깐부 JKL파트너스가 도왔다

김채연 증권부 기자
LS니꼬동제련 직원이 울산 온산제련소 통제실에서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조작하고 있다. LS니꼬동제련 제공
“LS그룹이 앓던 이를 뽑는 데 JKL파트너스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LS그룹의 지주회사 ㈜LS가 최근 자회사 LS니꼬동제련의 일본 측 지분을 전부 사들인 과정을 지켜본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LS는 지난달 일본 측 합작 파트너인 JK금속(니꼬) 컨소시엄(JKJS)이 보유한 LS니꼬동제련 지분 49.9%를 9331억원에 모두 인수해 LS니꼬동제련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로써 23년간 이어온 일본과의 합작 관계를 종료했다. 이 과정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가 ‘윤활유’ 역할을 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된 표면적 배경은 JK금속의 동제련 사업 철수다. JK금속은 구리 제련 능력이 45만t에 이르는 종합 구리 회사지만,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제련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사업구조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면에는 LS그룹의 결단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그룹 부회장 시절부터 일본과의 합작 관계에 대해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LS니꼬동제련이 핵심 계열사임에도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성장이 정체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LS가 지분 50.1%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일본 측이 이사회의 절반을 차지해 LS 주도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게 쉽지 않았다.

日법인과 협상 때 가교 역할

합작 관계를 정리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LS니꼬동제련은 JK금속의 도움 없이는 설립 자체가 불가능했다. LG그룹은 1999년 구리동 제련 산업에 진출하려고 했지만 아시아 외환위기 여파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때 선뜻 투자자로 나선 게 JK금속을 비롯한 일본 회사들이다. 이후 양측은 한·일 관계가 여러 차례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도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구 회장이 결단을 내린 건 지난해 하반기께다. 그룹의 사업 구조를 전사적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LS니꼬동제련의 합작 관계 청산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 LS그룹은 직접 협상에 나서는 대신 ‘우군’을 내보내는 우회 방식을 택했다. 국내 중견 PEF인 JKL파트너스를 낙점했다. JKL파트너스는 양사와 무관한 제3자인 데다 상당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어 향후 재무적 파트너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주당순이익 25% 증가 기대"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거래 구조만 수차례 바뀌었다. 협상 초기만 해도 JKL파트너스가 JKJS 지분을 인수해 LS의 새로운 합작 파트너로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했다. 그러다 LS가 지분을 직접 인수하기로 마음을 바꾸면서 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JKL파트너스는 LS와 일본 법인 간 민감한 얘기가 오가거나 협상이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가교 역할을 했다. LS의 자금줄 역할도 맡았다. LS가 발행하는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4706억원의 자금을 대기로 했다.IB업계 관계자는 “만남은 쉽지만 이별은 어렵다는 말처럼 합작 청산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JKL이 없었다면 미묘하게 다른 양측의 입장을 조율해 거래를 성사시키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키움증권은 LS가 니꼬동제련을 100% 자회사로 품으면서 LS의 주당순이익(EPS)이 약 25%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7일 종가 기준 LS 주가는 주당 6만7600원으로 지난 4월 초에 비해 약 35% 올랐다.

▶기사 전문은 마켓인사이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