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 측 "주의 업무 불성실했다고 확정하기 어려워" 검사 "피고인, 사고 책임 인정돼"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고(故) 김용균(당시 24세)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원청 한국서부발전 전 사장 등에 대한 첫 항소심 공판이 7일 열렸다. 대전지법 형사항소2부(최형철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병숙 전 서부발전 사장 등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원청 서부발전 측은 1심에서 피고인들에게 유죄로 인정한 부분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부발전 측 변호인은 "사고가 어떤 경위로 발생했는지 명확하지 않고 사고 경위에 대한 합리적 추정이 불가능하다"라며 "피해자가 왜 (사고 현장에) 들어갔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주의 업무를 불성실하게 했다는 확정을 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청인 한국발전기술 측 변호인도 산업안전조치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치며 원심 양형이 과중하다는 의견을 냈다.
검사 측은 "이 사건은 서부발전에서 안전조치가 미비한 상태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사건"이라며 "피고인들의 사고에 대한 책임이 인정된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재판을 마친 뒤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은 기자회견을 열어 "3년 넘은 시점에서 책임자는 온데간데없고 누구 하나 책임지려 하는 사람도 없다"며 "제2의, 제3의 김용균이 나오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용균재단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대전운동본부는 지난달 10일부터 책임자 엄중 처벌을 촉구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