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 지금이 최적기인 이유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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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갈아타기란 주식시장에서도 회자되는 전략 중 하나입니다. 보유하고 있는 종목보다 상승잠재력이 높은 종목을 발견해 보유주식을 매도하고 상승잠재력이 높은 종목으로 전환하는 전략이니 말입니다. 주식시장에서 갈아타기를 할 때 유의할 점은 주가의 등락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매도한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고 매수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에는 이득이 아닌 손실을 자초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주식시장이 보합이나 약세권에 있을 때 갈아타기가 유리합니다.
아파트시장에서도 이런 논리는 정확히 적용됩니다. 현재 부동산시장의 최대 화두는 '똘똘한 한 채'입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정책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법을 바꾸는 것은 어렵기에 한계가 많습니다. 따라서 당분간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KB국민은행에서 발표하는 상위 20% 아파트와 하위 20% 아파트 간의 가격차이인 5분위 배율은 2022년 5월 현재 10.14배입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크게 벌어졌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5분위 배율은 4.74배에 불과했습니다. 지난 5년간 아파트시장의 양극화는 2.14배나 더 크게 벌어진 겁니다. 쉽게 말해서 똘똘한 한 채는 많이 올랐지만 그렇지 않은 아파트는 적게 오르거나 오히려 떨어졌다는 말입니다. 왜 주거선호지역의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야 하는지를 통계적으로 증명해주고 있습니다.이러한 분위기는 우리만의 관심 사항은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 중입니다. 영국부동산정보업체인 나이트프랭크(Knight Frank)가 전 세계 주요 43개 도시의 상위 5% 주택가격을 비교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팬데믹 기간 중 단 한 번도 주택가격이 하락한 적이 없었습니다. 2022년 1분기 현재 서울의 경우에는 지난 1년간 상위 5% 주택의 가격이 무려 20.2%나 상승해 전 세계 6위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지역 집값 평균이 100만 달러인 도시($1 million cities)가 3배나 급증했다고 합니다.
부동산정보업체 ‘질로(zillow)’에 의하면 2021년 146곳이 100만 달러 도시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고 합니다.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이며 무려 지난 6년 동안의 도시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고 합니다. 미국의 100만 달러 도시 대부분은 큰 해안지역에 모여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100만 달러 도시의 60%가 8개 대도시 지역 내에 있으며 거의 절반(44%)이 캘리포니아에 있어 지역 집중도를 심화시키는 중입니다.이렇게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가장 큰 원인은 소득의 증가와 소득의 양극화입니다. 우리나라처럼 터무니없는 정부의 규제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소득 증가와 양극화가 이런 현상을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특히 펜데믹 이후 소득의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어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상위 10% 소득을 하위 10%의 소득으로 나눈 10분위 배율은 2020년 42.4배로 지난 4년 내 가장 크게 벌어졌습니다. 근로소득 상위 1%의 소득점유율 또한 7.5%로 높아졌습니다.
자산의 증가 속도는 더 빠릅니다. KB국민은행의 2021 한국부자보고서에 의하면 한국 부자의 금융자산은 2020년말 기준 2618조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21.6%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일반 경제성장이나 자산증가 속도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총자산 100억 원이 넘는 부자들의 숫자 또한 39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10.9%나 증가했습니다.
서울 주거선호지역의 아파트는 전국 상위 5% 내외의 자산가 분들이 매입할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이분들의 자산규모가 상당하다는 점입니다. 투자 상담을 해보면 상상을 초월하는 자산을 보유한 분들도 꽤 되는데 대부분 똘똘한 한채를 선호합니다. 자산가들의 말과 행동을 유심히 살피는 것이 여러분들의 투자의사결정에는 가장 중요합니다. 입으로 투자하는 소위 부동산전문가들과 현실을 도외시하고 편향된 정보만을 제공하는 학자들 모두 투자자들의 롤모델(role model)은 아닙니다.<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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