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세상얻기] 최근 경매동향(04년 9월) - 수도권 경매시장, 끝없는 추락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수도권 경매시장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추석연휴 때문에 경매일수가 다른 때보다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9월 수도권 경매물건수는 8월 보다 더 증가하였고, 낙찰가율은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매물건수 3년 5개월만에 최고 – 연립ㆍ다세대는 4개월째 사상 최고 수준
지난 9월 서울을 비롯한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진행된 경매물건수는 총 1만5,331건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8월의 1만 5,003건보다도 약 2.2%가 증가했다. 추석연휴(3일)가 포함되어 경매진행일수가 이전 달 보다 3일이나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물건수가 증가한 것이어서 경기침체가 이미 심각한 수준까지 이르렀지 않느냐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9월 경매진행건수는 전년도 9월의 8,737건보다 무려 75.5%가 증가한 것이며, IMF 막바지인 2001년 4월에 1만5,604건을 기록한 이래 41개월(3년 5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연립과 다세대가 전체 경매물건수의 57.4%인 8,806건을 기록하여 지난 6월 8천건을 돌파한 이래 4개월 연속 수도권 경매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였고, 아파트 역시 올해 들어 최고수준이자 2000년 12월 2,633건을 기록한 이래 45개월(3년 9개월)만에 가장 많은 2,593건이 경매진행되었다. 각종 대형 개발호재에 힘입어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토지만 물건수가 감소하여 지난 2월에 이어 두번째로 6백건대(694건)를 기록하였다.


다세대ㆍ연립은 경매통계 집계이래 최저 낙찰가율
최저매각가격에 대한 저점이라는 판단 때문인지 낙찰률(28.02%)이나 입찰경쟁률(3.75명)은 전월대비 각각 1.11%, 20.19% 상승하였으나, 낙찰가율은 67.54%로 올 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하였던 8월의 68.24% 보다 0.7%가 더 떨어졌다. 이는 2001년 10월 66.32%를 기록한 이래 근 3년만의 최저 낙찰가율에 해당한다. 토지와 공장이 전월대비 각각 2.37%, 5.57% 상승한 84.21%, 67.68%를 기록하였을 뿐 다른 종목은 전월과 비슷하거나 큰 폭으로 하락하였다.


아파트가 2000년 12월 74.6%의 낙찰가율을 기록한 이래 만 45개월(3년9개월)만에 최저 낙찰가율(76.09%)을 기록하였고, 근린(57.95%) 역시 2001년 6월 54.76%를 기록한 이래 39개월(3년3개월)만에 다시 50%대로 떨어졌다. 특히 연립ㆍ다세대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외환위기 정점기이고 경매물건수가 가장 많았던 2000년도 부터 경매통계가 집계된 이래 근 5년만의 최저 낙찰가율(60.39%)을 7월의 60.69%에 이어 3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수도권 전체 경매물건수가 2003년 2월을 기해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고, 전체 평균 낙찰가율은 2003년 7월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하기 시작하였음을 고려하면 물건수 증가와 낙찰가율 하락이라는 기조가 수도권 경매시장에서 벌써 1년 이상 지속되고 있음이다.
수도권 경매시장과는 달리 전국 경매시장은 물건수가 전월대비 12.98% 감소한 3만5,504건이 경매진행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방소재 일부 경매법원의 경우 월 1회 내지 3회 정도만 경매진행되기 때문에 추석연휴에 따른 경매일수의 감소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결국 경매물건수 증가라는 일반적인 경매기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전국적으로 처음 경매에 부쳐진 신건수만 보면 전월 대비 1.2% 증가한 1만1,686건으로 나타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전체 평균 낙찰가율은 65.5%로 전월의 65.11%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경매물건 증가요인 여전


경매물건수의 증감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금리요인이다. 외환위기 정점기 였던 2000년도에 대출금리가 20%까지 오르면서 경매시장에 쏟아져 나온 경매물건이 전국적으로 사상 최다인 54만여건에 이르렀다. 이후 외환위기 진정국면인 2001년부터 금리가 하락하면서 더불어 경매물건수가 감소하였고 2002년도에는 2000년의 60% 수준인 30만여건까지 급감하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5~6%대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3년 초부터 다시 경매물건수가 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상당한 저금리임에도 이를 감당하지 못해 경매 처분되고 있는 것으로 경기침체의 정도가 상당히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가 단기에 회복되지 않는 한 경매물건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낙찰가율 하락에 따라 채권자(금융기관 등)의 채권회수에 대한 조급함이 더해질수록 증가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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