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세상얻기] 흐트러진 투자마인드 다시 챙겨라.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경매물건의 증가와 낙찰가율 하락이라는 기조가 벌써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등 일반부동산시장 못지 않게 경매시장도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매물건이 넘쳐나고 낙찰가율 하락이 지속되면 투자자로서는 평소 해왔던 신중함보다는 현장조사나 권리분석에 소홀하여 안하던 실수를 하게 되고 소신있는 투자보다는 군중심리에 이끌려 무모하리만치 높은 가격에 낙찰되기도 하는 등 입찰가격 산정이나 매수타이밍의 산정에 있어서의 판단이 상당히 무뎌질 수가 있다.


이러한 시점에 경매를 통해 부동산을 취득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바람직한 자세는 무엇일까?
첫째, 시세파악 철저히..,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사항


낙찰가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일반부동산시장의 침체 내지 가격하락을 반증하고 있으므로 경매물건의 입찰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최초감정가에 대한 시세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경매물건은 시장에 나오기 전에 감정이 먼저 선행되는데 감정시점과 경매시장에 나오는 기간차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이상 걸리므로 부동산가격 하락기에는 매각시점(입찰시점)의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을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따라서 감정가를 맹신하고 입찰하였다가는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될 수 있는 우를 범하기 쉽다. 정확한 시세조사는 어느 시점에나 강조를 거듭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부동산시장 침체기 및 가격 하락기에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둘째, 매수타이밍(입찰시점)을 적절히 조절할 것..,
10월 전국 평균 낙찰가율이 65.7%라는 것은 최소한 모든 경매물건이 평균 2회 이상은 유찰된다는 뜻이고, 그만큼 싸게 취득할 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가지 명심하여야 할 것은 유찰이 거듭될수록 입찰경쟁자는 그만큼 많아진다는 점이다. 경쟁자가 많아질수록 낙찰가율은 오르게 되어 있다. 심지어 직전 최저경매가를 넘어 낙찰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지난 10월 4일 동부지법 6계에서 진행된 성동구 행당동 소재 대지 62평 단독주택의 경우 3회 유찰되어 최초감정가의 51.2%인 3억8286만원에 경매에 부쳐졌으나 29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직전 최저경매가 4억7857만원을 훌쩍 뛰어 넘은 5억1800만원에 낙찰되었다. 차라리 2회 유찰된 시점인 3회차 경매에 입찰하였더라면 경쟁자 없이 4억7857만원에 낙찰 받고 4천만원 이상의 비용도 절약할 수 있었던 물건이다. 정확한 시세파악과 투자수익률 분석을 통한 소신있는 투자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셋째, 저렴한 물건중에 더 수익이 되는 물건을 고르는 노력을..,
경매물건이 많아지면 선택폭이 다양해지기 때문에 좋은 물건 고르기에 다소 노력을 덜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조금만 더 수고를 아끼지 않고 발품을 판다면 저렴한 물건 중에도 더 수익이 되는 물건을 고를 수가 있다. ‘법정지상권 성립여지 있음’ 또는 ‘유치권신고 있음’이라고 표기된 물건이지만 사실상 법정지상권이나 유치권이 성립되지 않는 물건, 매우 낡은 건물이지만 리모델링을 통해 자산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물건, 맹지이지만 주변토지를 매입해서 도로를 낼 수 있는 물건 등이 그런 예이다. 언뜻 내가 보기에 좋은 물건은 다른 사람에게도 좋게 보이는 법이다. 그런 물건은 경쟁이 치열하여 낙찰받기가 어렵다.


넷째, 되팔 것을 염두에 두고 취득해야..,


요즘같이 일반부동산시장이 침체되어 있는 경우에는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무조건 취득할 것이 아니라 팔릴 수 있는 물건을 취득하여야 한다. 단기 매매차익용으로 취득하였으나 시장에 내놓아도 팔리지 않는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단기 투자가 목적이라면 취득 후 바로 되팔 수 있는 물건, 예컨대 확실한 개발소재(뉴타운, 신도시, 재건축, 재개발, 경전철, 지하철 확장, 도로 개설 등)가 있어 거래가 활발하다거나 역세권으로서 임대수요가 있는 지역, 주거환경이 잘 갖추어져 부동산경기침체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지역의 물건을 고르는 혜안이 필요하다. 물론 요즘과 같은 상황이면 단기 보다는 중ㆍ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섯째, 물건을 선점한다는 것,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현장조사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미리 미리..,


앞으로도 당분간 경매물건이 증가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보면 실수요자를 비롯하여 투자자 역시 경매물건 취득에 그리 조바심 낼 필요는 없다. 국내 최고급 아파트라고 자부하는 타워팰리스까지 경매에 나오는 세상인데, 언제인들 내 취향(지역, 종별)에 맞는 경매물건이 나오지 않겠느냐 말이다. 다만 경매물건에 대한 정보를 미리 미리 파악해 두고 유찰회수에 관계없이 입찰할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한다. 경매물건이 시장에 나오고 몇 차례 유찰이 되고 난 후 비로소 물건선정을 하고 현장조사를 할 때에는 이미 입찰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심 있는 물건들을 미리 점찍어 두고 현장조사를 여유 있게 실시하면 정보경쟁에서의 우위 선점은 물론 매수타이밍을 적절히 조절할 수가 있고, 입찰과정상 발생하기 쉬운 실수를 줄일 수도 있다.


낙찰가율이 떨어지고 평균 2~3회 유찰되는 것이 요즘 경매시장의 일반적인 경향인 만큼 그 시점에 입찰하는 것이 현명하다고도 할 수 있으나 물건정보에 따라서는 과감하게 신건에서부터 투자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투자정보에 밝아야 하고 그 투자유망지역의 물건이 공고되는 즉시 현장조사를 통해 가능한 한 최대한의 물건정보를 입수하는 발빠른 움직임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부동산투자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신문지상이나 해당 관청, 또는 지역답습을 통해 우연히 듣게 된 지역개발정보를 꼼꼼히 메모하거나 스크랩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일종의 ‘투자정보수첩’은 부동산투자에 있어서 가장 경쟁력 있는 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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