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세상얻기] 2006년 상반기 결산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지난해 8.31 대책의 후속으로 3.30 부동산안정대책이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가격이 국지적으로 대폭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가격상승을 이끌었다. 일반시장에서의 매물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대거 경매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주택경매시장 역시 과열양상을 띨 정도로 활황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부터 공인중개사의 입찰대리가 허용되면서 경매참여인구의 저변이 더욱 확대되었고, 그만큼 일반인들의 경매시장으로의 접근이 수월해져 입찰경쟁이 치솟고 낙찰가율이나 낙찰률이 동반 상승하였다. 이렇듯 트리플 강세를 보였던 올해 상반기 전국 경매시장을 결산해 보기로 한다.
[경매시장 규모] 낙찰가 7조2206억원으로 역대 최고
올해 상반기 전국적으로 경매에 부쳐진 물건의 최초감정가는 약 41조672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1조591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반면 낙찰가액은 7조 2206억원으로 반기 결산 역대 최고 규모에 달했다. 경매물건 증가와 함께 낙찰가율이나 낙찰률이 동반 상승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종목별 최초감정가는 근린이 15조7471억원으로 전체의 37.79%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였으며, 토지 5조4881억원, 아파트 5조3131억원으로 각각 그 다음을 차지하였다. 낙찰가면에서도 근린이 1조8284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으며, 최초감정가와 달리 아파트 1조4854억원, 토지 1조1907억원 순을 차지하였다.
[경매물건수] 총 21만9,100건 진행, 지난해 동기대비 14.61% 감소
경매에 부쳐진 물건수는 총 21만9,100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25만6,585건보다 14.6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었으나, 이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물건이 적었던 2002년 하반기 14만6,927건보다 약 50% 증가한 것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파트는 5만5,381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23.85%가 줄었고 연립(4만3,517건)과 주택(1만7,705건)도 각각 30.51%, 20.6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세대ㆍ연립 은2002년 상반기 1만9,054건에서 2004년 하반기 6만5,809건으로 급증하였다가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 등 즐비한 호재 영향으로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지난해 상반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오피스텔이 주류를 이룬 업무시설 물량도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업무시설 물건수는 7,117건으로 지난해 상반기3,459건의 두 배를 넘어섰다. 2004년 9월 시행된 성매매방지 특별법으로 불황을 맞은 숙박시설 물건 역시 2,405건을 기록하면서 경매통계가 공식 집계된 2000년 이래 가장 많은 물건이 경매시장에 쏟아졌다. 반면 공장 경매물건은 3,515건으로 2003년 상반기 3,461건 이래 가장 적은 물건수를 기록하였다.
[낙찰가율] 개발호재, 경매저변인구 확대 영향으로 전반적 상승
경매에 참여하는 일반인들이 증가한데다 올해부터 공인중개사의 입찰대리가 허용되면서 입찰경쟁이 치열해지고 낙찰가율도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전국 평균 낙찰가율은 69.36%로 전년 동기대비 2.89%포인트 올랐다.
일반인들의 참여가 크게 늘어난 아파트는 고가낙찰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3.73%포인트 오른 82.26%로 2003년 하반기 83.4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다세대ㆍ연립은 75.04%를 기록, 지난해 상반기 (65.28%)보다 9.76%포인트 대폭 상승하였으며, 2003년 상반기에 75.34%를 기록한 이래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하였다. 근린 낙찰가율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3.66%포인트 상승한 57.93%를 기록하였으며, 공장 역시 지난해 동기대비 7.76%포인트 오른 67.35%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낙찰가율이 상승하였다.
토지거래허가, 전매제한 등 각종 거래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토지의 경우에도 낙찰가율이 84.97%로 전년동기(84.45%)대비 소폭 상승하였다. 다만 2007년부터 적용되는 부재지주 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에 대한 부담으로 2005년 하반기에 87.96%까지 치솟았던 과거의 명성은 되찾지 못하였다. 2005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신도시, 행정중심복합도시, 기업혁신도시, 경전철 등 각종 개발호재 영향으로 지역에 따라서는 평균 낙찰가율이 100%가 넘고 ‘묻지마 입찰’이 비일비재할 정도로 과열양상을 보였으나, 최근 그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 역력하다.

[낙찰률] 물건종목별 희비 엇갈려, 숙박시설 최악
낙찰률은 30.84%로 지난해 상반기30.18%에 비해 소폭 상승하였으나,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리면서 아파트와 연립, 근린 등은 상승한 반면 토지를 비롯한 업무시설, 숙박시설 등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와 다세대ㆍ연립은 다른 종목에 비해 비교적 권리분석과 명도가 수월해 경매초보인 일반인들이나 이들을 고객으로 하는 공인중개사들이 가장 손쉽게 접근하는 종목으로 낙찰률의 상승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아파트는 33.65%로 지난해 상반기(31.92%)보다 1.73%포인트 올랐으며, 다세대ㆍ연립은 4.71%포인트 상승한 35.51%로 전체 종목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2002년 상반기 35.64%를 기록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이며, 2002년 상반기에 이어 두 번째로 아파트 및 토지 낙찰률을 추월한 것이기도 하다.
한편 물건수가 크게 늘어난 업무시설(21.37%)과 숙박시설(17.34%)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0.72%포인트, 3.82%포인트 하락하였다. 숙박시설 낙찰률 17.34%는 성매매방지 특별법이 시행되었던 2004년 하반기 14.63%를 기록한 이래 사상 두 번째로 낮은 낙찰률에 해당하며,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이후 물건수 증가, 낙찰가율 및 낙찰률 하락 등 가장 많은 수난을 겪고 있는 종목이다.
토지 낙찰률도 하락하였다. 각종 개발호재 영향으로 경매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토지의 경우 2005년 상반기에 낙찰률이 37.5%까지 치솟았으나, 하반기에 36.28%로 떨어진 이후 올해 상반기에는 33.71%까지 떨어졌다.
[입찰경쟁률] 총 22만7천여명 참여, 전반적인 상승속 업무시설, 토지 경쟁률만 하락
올해 상반기 전국적으로 총 22만7,980여명이 입찰에 참여하여 평균 3.3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3.46대 1에 비해서는 경쟁률이 하락하였지만, 하반기 3.18대 1대비 5.97%가 높아졌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은 다세대ㆍ연립으로 4.45대 1을 기록하였으며, 아파트가 4.06대 1로 다음을 차지하였다.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전반적으로 경쟁률이 상승하였으나, 업무시설은 하반기 2.81대 1에서 2.75대 1로, 토지는 2.69대 1에서 2.39대 1로 각각 2.14%, 11.15% 하락하였다.
[고가낙찰건수] 경매과열, 시세보다 낮은 감정가 등 영향으로 크게 증가
각종 개발호재와 더불어 일반인들의 경매참여가 늘면서 고가낙찰건수도 크게 증가하였다.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된 물건은 1만948건으로 지난해 동기(9,694건)에 비해 12.94% 증가했다.
아파트의 경우 2002년 상반기2,508건 이래 가장 많은1,698건이 고가낙찰되었으며, 지난해 동기보다 21.81%가 증가한 수치이다. 각종 뉴타운, 재개발 등 각종 개발호재로 소액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다세대ㆍ연립은 1,406건으로 역대 최대 고가낙찰건수를 기록하였으며, 지난해 상반기(486건)보다 무려 189.30%가 증가하였다.
그간의 토지 인기를 반영하듯 고가낙찰건수가 5,912건으로 올해 상반기 전체의 54.0%를 차지하였으나, 2005년 상반기 6,106건에 비해서는 3.18% 감소하였으며, 하반기 7,085건에 비해서는 16.56% 대폭 감소하였다.
고가낙찰건수의 증가는 경매시장이 과열되었다는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정부의 각종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가격, 특히 아파트 등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결과 경매감정가격과 시세간 상당한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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