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일부 중개업자의 바가지 상혼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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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일부 부도덕한 중개업자들이 부동산거래실정에 어둡고 어리숙한 의뢰인들을 대상으로 시세보다 훨씬 비싸게 바가지를 씌워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들의 수법을 잘 보여주는 판례를 소개한다. 인천지방법원 2000가합 15506호 판결이다.
매도의뢰가격을 숨기고서 과도한 금액을 매수인에게 이야기한 다음 사실상 중개업자가 전매하는 형식으로 매수인에게 처분한 사례에서 법원은, 부동산중개업법 제15조 제1호는 중개업자 등은 당해 중개대상물의 거래상의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된 언행 기타의 방법으로 중개의뢰인의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고, 동조 제5호에서는 중개의뢰인과 직접 거래를 하는 행위도 금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동조 제6호에서는 탈세를 목적으로 소유권 보존등기 또는 이전등기를 하지 아니한 부동산이나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전매 등 권리의 변동이 제한된 부동산의 매매를 중개하는 등 부동산투기를 조장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고, 동법 제38조 제1항 제3호 및 제2항 제5호에서는 이를 위반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① 이 사건 피고인 중개업자는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중개해 주고 매매계약서를 원고를 대리하여 작성할 당시 실질적으로는 매도인 김##로부터 이를 매수한 후 원고에게 전매를 하는 것임에도 마치 김##와 직접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말하였을 뿐 아니라, ② 매매대금도 당초 김##는 3억원에 팔아달라고 매도의뢰를 하였음에도 마치 매도인이 4억원에 매도의뢰를 하였는데 자신이 매도인을 설득하여 3억5천만원으로 조정하여 계약을 체결한 것인 양 거짓말을 한 사실, ③ 피고는 위와 같이 이 사건 부동산을 김##로부터 2억7천만원에 구입하여 자신들 명의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지 아니한 채 원고에게 3억5천만원에 전매함으로써 8천만원 상당의 차익을 얻게 된 사실을 종합할 때, 피고는 매수의뢰인인 원고의 판단을 그르치게 하였고 그로 인해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자신의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아가 피고가 배상해야 할 손해액은, 만일 피고가 위와 같이 자신이 직접 거래의 당사자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자신들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아니한 채 부동산을 매매하지 않고, 이 사건 부동산의 매수의뢰인인 원고에게 거래상 중요사항인 가격에 대하여 거짓된 언행으로 원고의 판단을 그르치게 하지 않았다면, 이 사건 부동산은 매도의뢰인인 김##가 당초 매도의뢰한 가격인 3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되었을 것으로 봄이 경험칙상 상당하므로, 피고의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된 손해액은 원고의 매수가격인 3억5천만원과 위 김##의 당초 매도의뢰가격의 차액인 5천만원이라고 봄이 상당하지만, 원고의 과실도 50% 감안하여 2천5백만원으로 정한다.
이 판결은, 시세나 매도의뢰된 가격을 속이고 지나치게 높게 거래를 성사시킨 중개업자의 행위를 불법행위로 판단하였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다만, 시세를 가름하기가 힘든 부동산의 경우에는 정확한 시세를 알기가 어렵다는 점, 가격흥정과 협상력을 통해 매도의뢰된 가격 보다 일정한 정도의 금액을 초과하는 중개는 당연히 합법적일 수 밖에 없는데 어느 정도까지가 적정한지 하는 점에 관해서는 앞으로 계속 논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는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판례라는 점에서, 위 사건이 부동산중개업법 제15조 1호에 해당되는 사건으로 해당 중개업자가 형사처벌까지 될 수 있는 범죄행위로 판단하고서도 피해자의 과실을 상계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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