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유치권행사, 불법행위까지 용납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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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부동산에 대한 허위유치권신고나 받을 돈이 있음을 이유로 한 유치권행사에 따른 각종 불법행위가 빈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자칫 형사적인 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처신할 필요가 있다.
▶ 우선, 유치권이 성립될 수 없는 경우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유치권을 허위로 주장하는 것은 형법상 경매방해죄로 처벌될 수 있다. 대법원 2008.2.1. 선고 2007도 6062호 사건의 경우, 건물에 관한 미지급 공사대금 5,500만 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던 중 이를 당초 약정에 따라 이 사건 건물 중 2층에 관한 임대차보증금 채권으로 이미 갈음하였음에도, 허위의 유치권을 신고하려는 피고인의 요청으로 공사도급계약서에 추가 기재를 하고 추가공사 확인서 등을 조작한 사례에서, 허위의 채권을 가장하여 유치권 신고를 함으로써 위계의 방법으로 경매의 공정을 해하였다는 이유로 경매방해죄의 유죄를 인정하고 있다.
▶ 한편, 받을 채권을 빌미로 한 유치권행사에 따른 불법행위 역시 형사처벌을 피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07.4.12. 선고 2007도654 판결은, 건물에 관한 채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유치권을 취득하기 위하여 정당한 법적 절차가 아닌 불법적인 방법으로 건물을 점거하는 것까지 허용될 수는 없다고 하여 주거침입죄로 의율하면서, 아울러, 유치권을 이유로 한 피고인의 형법상 정당행위주장을 배척하였다.
대법원 2004.8.30. 선고 2004도46 판결은, 피해자로부터 수급한 건물신축공사의 추가공사대금 16억 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신축 건물 1층의 일부 출입문들을 쇠사슬로 채워 피해자가 보낸 작업 인부들이 출입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위력으로 피해자의 내장공사를 방해하고, 그 외에도 7, 8명의 부하 직원들을 동원하여 총 7회에 걸쳐 위력으로 피해자의 내장공사나 하자보수공사를 방해한 행위에 대하여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부정한 유치권행사에 대해서는 형사적인 처벌까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관행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허위유치권 신고를 통해 낙찰가를 하락하게 하는 불순한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해관계자라고 할 수 있는 채권자나 낙찰자로서는 예전처럼 수수방관이나 타협하려고 만 할 것이 아니라, 유치권부존재확인, 명도소송과 같은 적극적인 민사적인 조치, 나아가서는 유치권을 빙자한 악의적인 행위에 대한 형사고발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으로 볼 때 허위유치권신고가 만연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적극적인 대처는 대응하는 사람에게 경제적인 보탬이 될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혼탁한 우리 경공매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상-
<참고조문>
▶형법 제315조 (경매, 입찰의 방해)
위계 또는 위력 기타 방법으로 경매 또는 입찰의 공정을 해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
①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에서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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