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세상얻기] 주택 구입 신중론(愼重論)과 적극론(積極論)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불과 한달전만해도 암울했던 지표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천3백대를 유지하면서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코스닥은 8개월만에 500선을 돌파했다. 환율도 1천3백대에서 하향 안정세를 기록하고 있다.

각종 부동산 지표도 오름세다. 강남권이 4주 연속 상승무드를 이어가고 있음은 물론 지난 한주간 서울 25개구 중에서 시세가 하락한 구(10개구)보다 상승한 구(11개구)가 더 많아졌다. 신도시나 경기권도 시세가 상승한 지역이 눈에 띄게 늘었다. 덩달아 전세가도 오르는 형국이다. 물론 강남권을 비롯하여 개발호재가 뒷받침되거나 토지 보상으로 인한 수요가 흘러들어가는 지역 위주의 국지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어 대세 상승기로 점치기에는 아직 더 두고 봐야겠지만 불과 4주전의 서울, 바로 전주의 신도시나 경기권이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국제경제여건이나 국내실물경기 모두 침체상태를 벗어났다고 판단하기 이른데도 국내 증시나 부동산시장에 부는 이러한 훈풍이 과연 정상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을까? 이 상승 국면이 전반적인 대세상승으로 이어질까, 아니면 다시 꺾일까? 경제 여건 및 부동산시장 회복 여부를 예의주시하며 주택 구입에 대한 타이밍을 저울질해왔던 실수요자나 투자자들 마음이 이제는 다소 조급해졌다.

지금 주택을 구입해야 할까? 아님 조금 더 시장상황을 지켜본 후 주택을 구입해도 늦지 않을까? 딱히 정해진 답이 있겠냐마는 주택 구입에 대한 신중론과 적극론의 논리를 추론해보고 최근의 부동산시장 흐름에 견주어 그리고 향후 시장 변화가능성을 고려하여 나름대로의 방향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신중론에 무게를 두는 입장이다. 국내외적인 경제여건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는데 인위적인 경기부양으로 부동산시장이 다소 왜곡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이는 강남권에 집중된 각종 호재(재건축 규제완화, 한강변 재건축 초고층 허용,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 등)와 더불어 최근에 등장한 산업뉴타운이라는 신종 개발호재, MB정부의 SOC 집중투자를 위한 29조원 규모의 추경예산 검토 등에 힘입은 바 크다는 것이다.

부동산시장 회복세를 경기호전에 의한 자연발생적인 현상이 아니라 억지 경기부양에 기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호조세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물경기의 회복 없이는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논리이다.따라서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도 일종의 착시현상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최근의 상승세는 각종 호재의 집중포화로 다소 들뜬 분위기 탓에 형성된 호가일 뿐이지 실질적인 가격상승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호가가 상승하고 있는 만큼 추격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고 강남권이나 버블세븐지역 등 주요 지역이나 개발호재가 있는 용산, 성동 등 도심권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전반적으로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경기호전 없는 부동산시장 회복은 자생력 부족으로 오래갈 수 없기 때문에 개발호재 약발이 떨어지고 투자자나 실수요자 또는 부동산 보유자들이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일 때쯤 다시금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한다. 그 때가 이르면 2분기를 지나 3분기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보는 것이 대세다. 더불어 신중론자들은 추가 규제완화, 개발호재의 남발 등으로 지금의 분위기가 당분간 계속된다면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자극하게 되고 이들이 시장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일명 ‘상투잡기’로 이어지는 식의 시장 왜곡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매수타이밍이다?
적극론에 무게를 두는 입장이다. 대내외적인 경기지표가 모두 호전되고 있고 MB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경기부양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부동산 규제의 대부분이 풀렸고 앞으로 남은 분양가상한제나 강남권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가 폐지 내지 해제된다면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은 단순한 분위기 상승의 차원이 아니라 대세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더 오르기 전인 지금이 매수할 타이밍으로 적절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주택가격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당초 주택가격 하락이 강남권에서 비롯되어 부동산시장 전반으로 확대됐듯 그 상승 역시 강남권에서 시작하여 전반적인 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최근 강남권 상승이 버블세븐지역, 서울 도심권 및 일부 경기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근거로 들고 있다.

더불어 외환위기와 달리 국제적인 공조체제가 잘 갖추어져 있고 그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한 리스크 관리체제를 구축해왔기 때문에 경기회복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따라서 MB정부의 경기부양정책에 의한 분위기가 지속되는 동안 경기회복도 이루어지는 식의 중단 없는 주택가격 상승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은 타이밍이다.
모두가 근거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적극론에서 한 가지 간과한 점은 지난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체(일반기업, 금융기관, 건설회사 등)의 구조조정이 5월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외환위기에서와 같은 일련의 기업 인수ㆍ합병을 통해서 발생하는 실직자들이 대거 발생하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또한 10여년전의 외환위기보다 더 어려움에 봉착했다는 지금의 상황이 여하한 성과도 없이 불과 1년도 채 안돼 갑자기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 밑에서부터 올라가는 견실한 경기회복이 아니라 위에서부터 온통 쏟아내고 있는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일시적인 착시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착시현상이 걷히고 냉정한 현실로 회귀되면서 그리고 강남권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걷히면서 주택가격이 다시 한번 강남권을 중심으로 하향곡선을 그릴 수 있다. 지금이 바닥도 무릎도 아니라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최소한 지금은 매수타이밍이 아니라는 의견에 동조한다.

특히 2분기 지날 때면 경제회복 여부 및 부동산 규제완화, 경기부양정책으로 인한 시장의 반응 정도가 순기능적으로 혹은 역기능적으로 나타나느냐 하는 것이 어느 정도 판가름되기 때문에 적어도 3분기 이후 주택을 구입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다.

다만 한 가지 바닥은 언제 올 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때가 지나고 나서야 ‘그 때가 바닥이었구나’를 알기 때문에 충분히 가격경쟁력이 있는 물건이면 지금이 바닥이 아니라고 해도 우량매물 우량지역 위주의 선별적인 매수세에 동참해도 무방할 듯싶다.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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