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으로 이끄는 투자노하우] 턱없이 값 싼 매물엔 함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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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초급매물의 이유를 알아내라
“시세보다 훨씬 싼 매물이 나왔는데 매입해도 좋을까요?” 최근 고객들로부터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인근에 싼 부동산이 나왔다며 지금 투자해도 좋을 지 물어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규제완화에서 ‘중립’ 양상으로 바뀌고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시중에는 시세보다 값싼 급매물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중·소형보다는 환금성이 떨어지는 대형 아파트나 주택, 다세대주택 등 비인기, 환금성이 떨어지는 종목이 주류를 이루지만 급매물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부동산 거래현장에 있다 보면 시세보다 아주 싼 초급매물이란 그리 흔하지 않다. 특별한 경제 상황이었던 외환위기 이후를 제외하고는 시세보다 30~40% 싼 매물이 나올 리 만무하다. 부동산 값이 안정세를 타는 상태에서 파는 사람이 굳이 시세보다 현저히 싼값에 내놓을 이유가 없다.
단언하지만, 턱 없이 싼 매물에는 반드시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고 봐야한다. 급매물로 나온 경우 환금성이 모자란다거나 규제강화가 예상된다든지 하는 물건의 제약이 있거나 숨겨진 권리 상 하자가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지방에서 중소 유통업체를 경영하는 김○○(48) 사장은 얼마 전 서울 성북구에 있는 시가 7억 원하는 2층짜리 건물을 5억3000만원에 매입했다. 건물주 부도로 경매직전까지 몰린 건물로 전 가족이 이민 가기 전에 급히 처분하려는 매물이었다.
워낙 싸다는 판단이 선 김 사장은 서둘러 계약을 마쳤다. 그리고 등기를 하려고 등기부를 떼보니 전소유자를 상대로 근저당과 가압류가 추가로 설정돼 있었다. 매도자와 가족들 모두 잔금을 받고 바로 이민을 떠난 상태였다.
백방으로 이민 간 전 소유주를 찾아냈으나 ‘나 몰라라’하는 반응이었다. 김 사장은 소유권 행사를 위해 전소유자 대신 1억 원이 넘는 채무를 변제했다. 결국 시가와 비슷한 가격에 매입한 셈이다.
또 상속·증여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급하게 매도하는 초급매 부동산도 의심해야 한다. 증여 받지 않은 부동산이면서 멀쩡한 소유자의 인감과 서류를 위조해 불법으로 이전한 다음 급하게 되파는 경우가 종종 부동산시장에 나오기도 한다. 이런 매물을 값싸다는 이유로 성급하게 매입한 경우 원인무효 소송으로 소유권을 뺏길 수 있어 주의 또 주의해야 한다.
급매물을 고를 땐 지불조건을 빨리 하되 권리 상 하자를 막기 위해 반드시 법률전문가와 상의하는 게 필수다. 아무 이유 없이 턱없이 싼 매물이거나 주인이 자주 바뀐 매물을 살 때는 무조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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