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으로 이끄는 투자노하우] 투자세미나는 감 잡는 도구로만 활용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판매전략 차원으로 개최, 투자자들 주의 필요
부동산 시장이 거래마비와 가격하락 이중고를 겪으며 침체 양상을 띠자 곳곳에서 부동산 투자 관련 무료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부동산서적 출판 기념 특강에서부터 모델하우스 공개강좌, 경매공개 강좌 등 하루에서 수 십여 개의 부동산 특강이 열리고 있다. 필자도 가끔 모델하우스나 공개특강 강사로 초빙돼 강의하곤 하지만 실제 이런 강좌를 듣는 수강자들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을 품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대체로 두서너 명의 강사들이 번갈아 주제별로 강의하거나 한 명의 특강강사가 강의를 하기도 하는데 대체로 강의 시간이 1~2시간 이내로 짧은데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강의주제가 대부분이어서 내심 마음이 편치 않은 적이 많았다. 어떤 경우 강사를 초빙할 때 주최 측 입맛에 맞는 강의안을 주문(?) 받기도 하기 때문에 왠만한 친분이 있지 않는 한 특강강사를 거부하거나 꺼리는 편이다.
부동산 세미나가 초보 투자자에게는 투자의 감(感)을 잡거나 투자 상식과 유망지역, 부동산 개발정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사실 주체 측의 판매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개최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시장 트렌드를 읽는 재미와 무료로 부동산 상식을 익힌다는 차원에서 참석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강사의 말을 100% 맹신했다간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건설, 분양, 컨설팅업체들이 미분양분 판매 마케팅차원에서 고객에게 분양상품을 설명하는 공개 투자설명회가 인기다. 참석자에게 선물을 주거나 도서를 제공하기 때문에 수 많은 투자자들이 구름처럼 모이기도 한다. 그러나 가끔 부동산상담을 하다보면 초보투자자가 시장 정보를 얻기 위해 투자설명회에 갔다가 업체의 무지개 빛 청사진을 그대로 믿고 계약서를 썼다가 중도금을 낼 즈음에 계약을 포기했으면 좋겠는데 어떻겠느냐는 문의를 종종 받는다.
부동산 시장 전반과 유통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투자자 입장에서 공부의 필요성 때문에 설명회에 참여했더라도 업체가 돈을 들여 설명회를 개최할 때는 뭔가 이유가 있다는 점을 간파해야 한다. 순수한 홍보전략으로 활용되지만 가끔 땡처리 부동산을 팔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한다. 모델하우스에서 아파트에 대한 투자의 장점을 강조할 때는 미분양이 예상되기 때문이고, 상가와 오피스텔 투자설명회는 분양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돈 들여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초보투자자를 현혹하는 설명회이다. 일부의 행태이긴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빠른 계약을 유도하기 위해 여러 명의 ‘바지(?)’ 계약자들을 고용해 현장의 분위기를 띄우면서 계약서를 쓰는 것처럼 위장해 잘 모르는 투자자를 현장에서 계약케 하는 경우도 있다. 토지투자를 위해 현지를 둘러보는 데 중개업자와 짠 가짜 현지민이 가격을 뻥튀기하는 바지역할을 하는 것과 진배없다. 미분양 상가 뿐 아니라 기획부동산과 전원주택 토지 등 다양한 종목에서 그런 불법적인 현장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부동산투자설명회는 분양하는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고객에게 올바르게 이해시키고 덤으로 부동산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돕기 위한 고객서비스의 일환이다. 현지의 부동산 정보와 분위기를 익히는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유명강사의 말 빨에 현혹되어 즉석에서 계약서를 썼다가 나중에 계약금을 돌려달다고 해봤자 소용없는 일이다.
부동산투자정보는 여러 곳에 널려있지만 투자자 본인에 맞는 제대로 된 알짜 정보를 얻는 게 중요하다. 일단 신뢰성 있는 중개업자 추천이나 인터넷, 신문 , 잡지, 전문지를 통해 정보 수집을 먼저하고 그 다음에 현지 전문가를 통해 적정 매매가와 임대가를 알아본 후 수익성과 투자성을 따져보고, 권리와 물건에 대한 분석을 하는 것은 그 다음에 할 일이다.
그러고 나서 현장답사를 해야 한다. 현장답사는 인근 탐문조사와 시세조사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그 다음 이제까지의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최종적으로 투자판단이 섰을 때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가격절충에 들어간다면 투자는 성공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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