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으로 이끄는 투자노하우] 건설사 구조조정 이후 집값 전망
입력
수정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건설사 퇴출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
정부가 추진하는 강도 높은 건설사 구조조정이 확정되면서 건설업계 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도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가 건설사 퇴출을 강행하는 것은 건설업계의 경착륙을 선택했다는 의미다. 따라서 자금지원이 중단된 건설사들뿐 아니라 관련 협력사와 제조업, 금융권과 함께 기존 아파트 계약자 등도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는 탓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고된다.
올 들어 부동산 경기가 급속하게 얼어붙으면서 건설업계의 경영난이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아파트 건설 물량이 넘쳐난 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까지 겹쳐 건설사들의 위기를 심화시켰다. 미분양 증가와 집값 하락, 주택거래 실종 현상은 결국 건설업계의 연쇄부도로 이어지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부동산시장과 건설 경제에 충격파를 안겨줄 소지가 크다.
건설사 구조조정은 건설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외환위기 당시 시공순위 10위권의 모 건설사가 부도나면서 협력업체 1000여 개가 넘는 유관 업체들이 줄줄이 무너져 피해액만도 수천 억 원이 넘었다. 이 같은 사례로 비춰볼 때 300대 건설사의 10%인 30개사가 워크아웃 또는 부도 처리 될 경우 2조원 이상의 피해를 입는 것과 동시에 하도급 업체 1000여 개 가 넘은 관계사들이 연쇄부도를 낼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구조조정 대상이 된 업체는 분양물량이 적은 중견건설사가 대부분이고 신규 분양물량이 적어 부동산 시장에는 영향이 크지 않다. 다만 현재 분양 예정 단지의 일부는 입주가 늦어지거나 계약 파기나 포기, 분양 백지화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현재 분양중인 사업장의 경우는 수요자들의 브랜드 선호도가 떨어져 분양수요 감소와 분양가 인하나 프리미엄 하락이 예상된다.
이미 구조조정의 주사위는 던져진 만큼 정부는 후유증을 최소화해 신규 분양 입주자의 피해를 줄이고 주택 시장에 연쇄적인 거래 마비나 가격하락이 이어지지 않도록 투자심리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또 이번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우량 건설사에 대한 건전성 확보를 위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도록 정부의 발 빠른 후속조치도 필요하다.
부실 건설사의 퇴출은 전례 없는 고통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동산업계 일각에서는 구조조정 이후 불확실성 해소와 경기부양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분위기다. 부실 건설사의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분양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돼 부동산 업계의 경쟁력을 키우는 호재로 작용할 여지가 있어서다. 당장 부동산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부실 건설사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보다 과감하게 정리해 건설산업과 주택시장을 살리는데 주력하는 것도 하나의 건설업계의 출구전략일 수 있다.
구조조정 후 주택 거래 살릴 후속조치 예상
정부는 이번 건설사 퇴출 이후에 구조조정의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동산시장을 살리기 위해서 추가적인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최근에 내놓은 지방 미분양 주택 세금감면과 거래 활성화 대책의 후속으로 수도권 지역 미분양 매입 시 취·등록세 감면 연장 및 양도세 감면, 다주택자 양도세 기본세율 적용 연장, 분양가 상한가 폐지 등의 당근책이 추가될 것으로 조심스레 점쳐진다.
건설사 구조조정 발표 이후 부동산시장은 오히려 차분한 분위기다. 부실 건설사에 대한 구조조정의 강도가 예상보다 크지 않은데다 구조조정으로 우려되는 민간주택 공급기반은 우려할 만큼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부 공급 감소가 예상되지만 미분양아파트 물량이 넉넉한 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또 구조조정 건설사가 공급한 입주예정 아파트도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을 받아 대부분 아파트를 끝까지 지어 받거나 분양대금을 돌려받아 계약자의 피해를 막을 수 있어서다.
부동산 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구조조정 문제까지 겹치면서 올 하반기 주택시장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건설사 퇴출 이후, 부동산 시장의 거래 활성화를 위해 미분양 아파트 등의 해소책을 내놓으며 거래 진작책을 꾀하겠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거래 침체와 가격하락의 이중고를 쉽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DTI 등 대출규제, 양도세 등 세금, 안정된 수요분산,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의 유기적 조치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DTI 규제 및 보금자리주택 공급확대, 금리 인상 압박 등의 영향으로 주택 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며 완만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DTI 규제 이후 돈을 빌려 부동산 사기가 어려워지면서 수도권, 지방까지 매수세가 위축돼 부동산시장의 활발한 거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주택 실수요자는 국지적인 수요의 움직임과 가격 선도지역을 중심으로 대출 부담이 낮고 호재가 있는 지역 중소형 주택에 투자하는 전략이 주효해 보인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침체된 실물경제를 감안할 때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은 가격 메리트가 있는 저가 부동산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조정을 겪고 있는 건설경기와 침체 양상을 이어가는 부동산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기존 매물에 집착하기보다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규제에 밀려 나오는 급급매, 경·공매, 땡 처리, 대물변제 매물 등 저가매물 위주의 부동산을 노리는 것이 불황기 최선의 주택 투자전략이다.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