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으로 이끄는 투자노하우] 덩치 큰 임대주택 투자 주의보
입력
수정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다가구주택 임대사업 실패사례
소형 주택이 인기를 끌고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주택 임대주택 사업 쪽으로 부동산투자자들이 기웃거리고 있다. 거금의 목돈을 활용해 임대전용 주택에 투자하면 꾸준한 고정수익을 올리기에는 다가구나 상가주택 등 중대형 임대주택 사업이 제격이기 때문이다.
또 소형 임대주택사업이 인기를 끌자 여유자금을 가진 초보투자자들이 너도나도 다가구주택은 물론 소형주택 매입에 나서 강남 일대 뿐 아니라 강북과 수도권 외곽지역 내 전용면적 59㎡(18평) 이하 소형주택은 최고의 몸값을 구가하며 일부 인기지역은 매물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교통여건이 좋은 도심주변 단독주택은 다가구·다세대주택으로 용도 변경해 임대주택사업에 나서는 수요자까지 생겨 이제 주택임대사업이 대표적 수익성부동산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처음 임대주택사업에 뛰어드는 투자자라면 '황금알 낳는 사업'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꼼꼼한 투자전략을 세워 사업에 나서는 게 투자의 위험성을 줄이는 방법이다. 특히 덩치가 큰 다가구주택의 경우 임대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채 투자한 경우 투자실패 사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박◌◌(59)씨는 지난해 하반기 퇴직을 앞두고 살고 있던 165㎡대 아파트를 처분했다. 자녀들이 분가해 큰 집이 필요하지 않은데다 노후대책을 위해서였다. 집을 판 금액과 퇴직금 등을 합쳐 매월 고정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하겠다는 게 박 씨의 복안이었다.
하지만 시중금리 하락으로 금융상품은 매력이 없어졌고 주식도 리스크가 너무 커 망설여졌다. 마땅한 대체투자 상품을 찾지 못한 박 씨는 고민만 깊어졌다. 그러던 중 평소 알고 지내던 부동산 업소에서 강동구에 있는 원룸 건물이 급매물로 나왔다는 말을 들었다.
대지 165㎡의 대지에 반지하 1층, 지상3층으로 건립된 이 다가구주택의 가격은 땅값 수준을 약간 웃도는 4억 원 선. 현장을 방문한 박 씨는 지은 지 15년이 넘었지만 단독주택 밀집지역에 위치해 사람 사는 느낌이 나는 아늑한 분위기가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특히 지하철역이 멀지 않아 임대가 수월하고 주변 주택들이 월세로 많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마음을 정한 박 씨는 아내와 상의해 지난해 12월 이 주택을 매입했다. 3층엔 자신이 거주하고 전세 3000만원에 들어있던 나머지 6가구는 임대기간이 끝나는 대로 월세로 전환키로 부동산과 합의했다. 박 씨가 재임대를 통해 얻게 될 월수입은 가구당 35만원(보증금 500만원)을 합친 200만원이 넘는 금액이어서 충분한 노후대책용 수익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매입시점에 이미 여러 주택들이 다가구주택 신축공사를 하면서 새로운 번듯한 다가구주택들이 임대시점에 여럿 들어섰다. 한꺼번에 월세용 다가구주택들이 한꺼번에 주변에 생겨난 것이다.
다가구주택 매입을 한지 8개월이 지났지만 2가구만 임대가 들어오고 나머지는 계속 임차인을 찾지 못해 비어져 있다. 겉이 번듯한 신축 다가구가 계속 지어지면서 기존 허름한 다가구주택은 아무리 가격을 내려 임대를 주어도 임대가 나가지 않고 있는 탓이다.
박 씨는 이렇게 임대가 나가지 않자 매물로 내놓았지만 부동산 침체기여서 집을 보러 오는 사람도 거의 없는 상태. 박 씨는 번듯한 주택도 장만하고 매달 고정수입을 확보하려면 꿈이 공급이 많은 지역 내 주택을 매입하는 바람에 물거품이 되었다.
부동산 투자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은 과장 섞인 무용담을 잘 늘어놓는다. 우연한 기회에 좋은 부동산을 산 것처럼 하지만, 대부분 투자 타이밍을 잘 잡았거나 투자 대상물건을 철저히 분석한 결과이다.
나름대로 신중한 조사와 투자성을 검토한 다음 투자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내가 매입하는 부동산이 수익성인지 아니면 장기투자용, 또는 실제이용 목적인지 명확한 투자목표를 세운 뒤 투자해야 실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막연한 기대감으로 철저한 검증 없이 투자하면 원금 이하의 수익뿐이다.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