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으로 이끄는 투자노하우] 상가 투자의 불편한 진실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상가 - ‘실’보다 ‘허’ 따져 투자하라
요즘의 투자 트렌드는 ‘수익형’ 부동산이다. 자산설계나 컨설팅 전문가들은 한결 같이 집을 줄여 상가나 오피스텔 등 임대상품으로 리모델링하는 전략을 세우라고 조언한다. 실제 은행권의 금융상품은 물가 상승률도 따라가기 버거운 반면 임대를 통해 수익을 얻는 수익형 부동산은 짭짤한 임대소득을 얻고 있어 갈수록 인기를 끌 전망이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투자시대는 저물고 임대 수익을 챙기려는 실속형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그러나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무늬만 수익형 부동산들이 버젓이 비싼 분양가에 팔리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비싼 값에 분양 받았다가 수익을 내지 못해 손실로 이어지거나 건물 완공 후 수년간 공실로 이어져 깡통을 차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고수익을 기대했다가 임대수익을 얻지 못해 자산가치가 반 토막 나거나 기존 임대수익을 그대로 믿고 번듯한 건물에 투자했다 사기를 당해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사례까지 생겨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수익형 부동산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출구전략과 금리의 지속적인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대출 금리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출에 기댄 부동산 투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익형 상품인 상가는 금리인상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상가투자를 할 때 통상 자기 자금보다는 은행대출 비중이 높은 상품이기 때문이다.
수익률도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기 침체와 대형 상업시설 출현으로 상가의 공실률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서울 등 7대 도시 상가공실률은 20%대 육박하며 신규 분양상가의 경우 초기분양률은 30% 안팎에 불과하다. 강남 등 인기지역 오피스빌딩 공실률도 10%를 상회해 증가추세인 반해 오피스텔 연간 임대수익률은 5.8%로 하락세다. 투자수요가 늘면서 매매가격이 상승해 오히려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
신규 분양 상가의 분양가가 비싸 임대수익을 맞추기 어려운 가격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미분양이거나 새로 분양하는 상가인 경우 상업·준주거 용지의 땅값 자체가 턱없이 오른 상태에서 땅을 매입해 개발했기 때문에 시행 분양사는 고분양가라야 개발이익을 맞출 수 있다. 특히 도심·역세권에 지어지는 상업시설은 땅값이 천정부지여서 기존 상업시설의 시세에 맞춰 분양할 수 없는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다.
택지지구에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공동주택부지의 공급은 거의 공개추첨 방식으로 매각하지만 상가부지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분양하기 때문에 입지 경쟁력이 좋은 상가부지는 3.3㎡ 당 수천 만 원에 낙찰된다. 고가에 용지를 사들이므로 당연히 신규 분양가는 주변 상가보다 턱없이 비쌀 수밖에 없다. 도심 재건축 1층 상가 분양가는 3.3㎡ 최대 1억5000만 원, 강남의 역세권 상가는 3.3㎡ 당 2억5000만원까지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재건축·아파트 단지 상가는 중간 유통자가 늘고 이권 다툼이 치열해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오른다. 아파트의 경우 정부규제가 많아 일반분양에 부치지만 상가의 경우 시행사측이 별도로 통매각이 가능하기 때문에 마진을 붙여 상가유통업체에 되팔게 된다. 분양업체는 매입가에 적정 이윤을 붙여 수요자에게 분양하는 데 통상 마진율이 20~25% 선이다. 유통과정에서 20% 이상 가격이 상향조정된 셈이니 고스란히 투자자의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렇듯 비싼 분양가 탓에 분양상가는 예상 임대수익을 맞추기 어렵다. 고분양가 탓에 임대를 맞추기 어려워 장기 공실로 남아있는 상가들이 도시 곳곳에 즐비하다. 임차인을 맞췄다 하더라고 비싸게 분양받은 탓에 입점하는 자영업자는 비싼 임대료로 장사할 수밖에 없고 기간이 지날수록 이익을 맞출 수 없어 상가 자릿세도 내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당연히 상인은 상가를 비우면서 공실이 누적돼 지역 슬럼화로 이어지는 악성 고리를 형성한다.
부동산 침체기에 저금리 기조까지 맞물리면서 인기지역 내 싸고 조건 좋은 매물들이 꾸준히 공급되고 있다. 소형 매물을 중심으로 기존 급매와 미분양 물량을 노리되 가격이 싸다고 덜컥 매입하는 건 곤란하다. 수익률을 높이려면 최대한 ‘저가매입’은 기본이다. 요즘은 비싼 게 비지떡이다. 매입 시점 한두 달 전 충분한 발품을 많이 팔아 시세보다 값싼 매물을 잡아야 한다. 값 싸게 나오는 대물변제, 경매·공매, 할인매물 등 가격우위의 매물을 사들여야 투자수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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