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포트폴리오] 도시형생활주택의 허(虛)와 실(實)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최근 아파트를 필두로 한 주택시장의 끝모를 침체 속에서도 새로운 부동산 투자아이콘으로 조명받고 있는 상품이 있으니 바로 그 주인공은 도시형생활주택이다. 사실 도시형생활주택은 정부가 서민과 1~2인 가구의 주거안정을 명분으로 2009년 5월 4일부터 전격 시행한 주택공급정책의 일환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5가구 중 1가구의 비율인 20.3%, 이를 가구 수로 보면 무려 347만가구에 이른다. 더욱이 핵가족화로 인해 가구분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추세이고 독신 ․ 이혼 및 만혼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인구고령화로 독거노인이 급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경우 머지않아 4가구 중 1가구, 더 나아가 3가구 중 1가구로 변화될 가능성이 커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1인 가구의 급증이 인구의 도심집중화현상과 맞물리면서 1인 가구의 거주수요를 충족시켜줄 소형주택이 많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직주근접형 도심소형주택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신도시와 같이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지역에 소재한 중대형주택들은 수요가 급감하면서 점차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도시로 변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러한 사례에서 보더라도 도시형생활주택의 안정적 공급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이점은 분명코 도시형생활주택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실(實)이다.

얼마전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7월 도시형생활주택의 건축요건이 대거 완화되면서 신규로 인허가를 받은 물량이 크게 증가했고 한다. 29가구까지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이 아닌 건축허가만으로 건축할 수 있고 상업 및 준주거지역의 150가구 미만 주상복합인 때도 건축허가만으로 건축할 수 있게 변경한 이후 공급물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도시형생활주택의 건축 가구규모를 기존 150가구미만에서 300가구미만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현재 국회에 상정돼있는데 만일 이 법이 통과된다면 그동안‘돈이 되지 않는다.’며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대형건설사들의 가세도 예상할 수 있게 돼 공급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택경기 침체로 아파트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시행사 및 시공사)의 입장에서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사업시행자의 경우 도시형생활주택은 건축비의 50% 범위 내에서 저렴한 이자로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을 수 있고 가구별 분양이 가능해 적정한 가격에 사업부지를 매입할 수 있다면 수익성을 맞추기가 그리 어렵지 않은 게 사실이다. 또한 건설시공사 역시 분양성만 충분하다면 통상 2~3년이 소요되는 아파트에 비해 1년 이내의 단기간이면 준공 및 공사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 도시형생활주택이 틈새상품으로서 매력적일 수 있다.하지만 사업시행자나 건설시공사가 아닌 일반투자자의 경우는 분명코 다르다. 일반투자자의 경우 도시형생활주택을 상가나 오피스텔 투자에서 그랬던 것처럼 재테크적 관점에서 접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꼼꼼한 수익성분석없이 트랜드적 분위기에 편승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맹목적 사랑만큼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한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맹목적 사랑이 투자손실로 직결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투자자의 경우 도시형생활주택에 투자하기, 즉 분양받기에 앞서 반드시 따져봐야 할 사항이 몇가지 있다. 만일 이를 소홀하여 낭패를 본다면 분명코 도시형생활주택은 허(虛)일뿐이다.

첫째, 임대수요가 풍부한 곳에 입지하고 있는 지를 따져봐야 한다. 이는 도시형생활주택의 투자 성패요인이 임대수요층 확보여부에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통상 사무시설 밀집지역, 대학교 주변지역, 입시생 및 고시생 밀집지역, 공단 인근지역, 초역세권 도심지역 등이 임대수요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도시형생활주택에 잘 어울린다. 둘째, 오피스텔, 고시텔 등 대체재 성격의 다른 부동산 투자상품과의 경쟁력을 따져봐야 한다. 사무시설 밀집지역에 소재한 오피스텔과는 서로 경쟁관계에 있고 또 대학교 주변지역이나 입시생 및 고시생 밀집지역 등에서는 고시텔과 서로 밀집관계에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만일 경쟁관계에 있는 이들 대체상품들이 과잉 공급된 지역에 도시형생활주택이 입지할 예정이라면 투자에 보다 신중해야 할 것이다.

셋째,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이 된 사업장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특히 지난 7월부터 관련 규정이 바뀐 20가구 이상 30가구 미만의 소규모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그전과 달리 주택법 대신 건축법을 적용받아 인허가를 득할 수 있게 된 만큼 사업시행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인허가의 간편성이 증대된 만큼 크게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분양을 받아야 하는 일반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이 배제되는 만큼 사업시행자가 파산할 경우 직접적인 피해마저 우려된다.

끝으로, 과세측면에서 볼 때 도시형생활주택은 분양받는 주택수만큼 다주택자로 간주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설령 도시형생활주택이 전매제한없이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고 주택청약자격 및 재당첨제한규정 등에서 자유롭다고 할지언정 업무시설인 오피스텔과 달리 주택으로 분류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양도세 중과나 종부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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