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세상얻기] 주택시장 회복을 예단하는 몇 가지 징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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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주택시장이 오랜 수면에서 깨어나 다시 부활하는 것일까? 아직도 가격이 오르는 곳보다는 떨어지는 지역이 많고, 전세가 상승세가 가팔라 섣불리 그 부활을 예단할 수는 없지만 작금에 보여주는 여러 가지 징후들로 보면 전혀 근거 없는 희망은 아닐 듯싶다. 그 희망 섞인 징후들을 조목조목 살펴보기로 한다.
① 용인 9개월만에 상승세 전환! 용인지역은 중대형 공급 집중에 따른 미분양, 입주율 저하, 광교 및 판교신도시의 주택공급, 입주물량 여파로 매매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던 지역이다. 전세난에 허덕였던 다른 지역과 달리 용인지역 전세가도 6월 이후 3/4분기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랬던 용인지역에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10월 첫 주부터 전세가가 큰 폭의 상승세로 전환됐음은 물론 10월 셋째 주부터는 매매가마저 상승세로 전환돼 2주 연속 상승무드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아직도 대형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미분양물량도 상당하지만 매매가 하락과 전세가 상승이 중소형아파트 위주의 거래를 유발하는 촉진제가 됐다.
아직도 상승세를 보이는 지역보다는 하락하는 지역이 많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세를 보이는 지역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하락권역이 넓혀져만 갔던 8.29대책 발표 직전ㆍ직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용인지역 매매가 상승은 근 9개월만의 일이다.
② 강남권 재건축 꿈틀! 주택시장의 국지적 회복 양상은 비단 용인지역 뿐만 아니라 서울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용산, 서대문, 종로구 등 도심권 매매가가 7개월만에 상승세로 전환된 것은 물론 바닥에 근접했다시피 할 정도로 하락폭이 컸던 송파구마저 상승세로 전환됐다. 물론 잠실주공5단지 가격 상승이 전체 상승세를 주도했지만 재건축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떨어졌던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의 반등이라는 점에서 나름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강남권으로의 진입수요가 항상 대기하고 있는 특성상 주변지역 거래가 살아나는 경우 강남권 반등은 그냥 일시적 반등에 그치지 않는 것이 통례였다. 강남권 반등에 물꼬를 틔워줄 재건축과 리모델링이라는 확실한 호재가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③ 방안 온기는 아랫목에서부터! 지방 주택시장이 심상치 않다. 수도권 분위기와는 달리 지방 주택시장은 전세고 매매고 할 것 없이 연일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 전세가는 지난해 4월부터 한차례 꺾임 없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고 매매가 역시 지난해 5월부터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전세와 매매가 동반 상승하는 양상이 보이고 있다.
한때 전체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한 수준까지 늘어났던 지방 미분양 물량(2008년 말 기준 13만8천여 채)도 그간의 세제지원과 분양가 할인, 한동안의 공급부족, 전세가 상승 등에 힘입어 요지에 자리한 미분양 물량이 지속적으로 소진되면서 거의 절반정도 수준(2010년 8월말 현재 7만5천여 채, 이상 국토해양부 자료)으로 감소했다. 전세가와 매매가의 격차, 한동안의 공급량 감소, 분양가 할인 등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지방 주택시장과의 유사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수도권 주택시장에도 서서히 지방 주택시장의 온기가 확산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④ 경매시장, 입찰자들로 다시 북적이다! 부동산시장이 침체될수록 빛을 발하는 재테크 수단이 경매라고 하지만 부동산시장 침체 이후 경매시장도 거의 맥을 추지 못했다. 경매는 장기투자보다는 단기투자 목적이 강한 경매시장 특성상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후의 시장 상황을 보고 투자의사를 결정하게 된다.
최근 낙찰가율이나 입찰경쟁률이 많이 떨어져 경매투자의 호기가 되고 있음에도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했던 것은 부동산 침체의 골이 깊다보니 투자 후 3개월 혹은 6개월 후의 시장회복을 자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경매시장으로 다시금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지방 경매시장은 말할 것도 없이 수도권 경매시장에도 입찰하려는 사람들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 9월말 기준 수도권 아파트 입찰경쟁률(6.1대 1)이 지난 2월(6.8대 1) 이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 줄곧 하락세를 기록했던 낙찰가율 역시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가격경쟁력(2회 이상 유찰된 물건)이 확보된 탓도 있지만 향후 시장 반등에 대한 움직임을 감지하고 선점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입찰에 응하고 있는 이유다.
⑤ 시황관련 기사, 칼럼들의 논조가 달라졌다! 언론에 비춰지는 부동산시장이나 전문가들의 칼럼에서 보이는 견해도 확연히 달라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일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만 전했지만 최근 바닥을 논하는 내용들이 많아졌고 국지적이기는 하지만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전해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에서 제공된 시황에 기초하여 기사를 쓰는 경우나 이슈현장을 직접 답사하고 현업 종사자들의 인터뷰 및 현장 취재를 통해 기사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과거 부정적인 시황이 주류를 이루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다소 긍정적인 시황이나 현장 정보가 전달되는 횟수가 많아졌다.
특히 한동안 부동산 대폭락이니 대세하락이니 하는 논조를 담은 칼럼들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극히 일부 전문가들만 대세하락을 논할 뿐 바닥이니 대세 상승의 전초니 하는 논조의 칼럼들이 조심스레 등장하고 있는 점도 예의주시할 부분이다. 어느 경우에든 수면아래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시장의 분위기를 감지했기 때문일 게다. 언론매체나 부동산전문가들의 논조는 시장회복이나 시장침체에 음ㆍ양으로 영향을 미쳐왔던 것은 이미 경험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어디 이뿐이랴! 저금리와 주식시장 호황도 주택시장 부활의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를 이용해 내 집 마련하고자 하는 수요가 8.29대책과 맞물려 일몰시한이 다가올수록 더 일어날 수 있다. 또한 낮은 예금금리는 유동성을 풍부하게 함으로써 예금금리 이상의 수익을 얻기 위해 주식시장이나 임대수익형(또한 소형주택) 부동산으로의 자금이동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도 다소 시장의 회복을 예단해볼 수 있는 징후들이다.
물론 시장의 회복을 예단해볼 수 있다는 것과 실제 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것과는 다른 얘기다. 지금의 주택시장 분위기가 한 해 최대의 성수기라 할 수 있는 가을철이라는 기반에 8.29대책의 수혜성 움직임이 뒷받침되고 있는 점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 주택시장의 경우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가 수도권에서처럼 그리 큰 격차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동기간 2만7천여 채에서 2만8천여 채로 오히려 1천여 채가 더 늘어났다는 점에서 수도권과 지방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렇지만 ‘이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는 말을 요즘 들어 자주 듣는다. 그 출처가 정보업체에서 나오든, 또 다른 전문가에서 나오든, 시장변화를 체감으로 느끼는 중개업소에서 나오든 간에 다소 희망 섞인 목소리가 빈번해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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