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권리자확인을 위한 등기권리증 확인절차, 중개업자에게 반드시 필요한가?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부동산소유자를 사칭한 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어, 피해예방을 위해서는 소유자라고 하는 사람의 신분증확인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등기권리증을 소지하고 있는지 등 다방면의 확인이 필수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거래과정에서 중개업자가 개입하게 될 경우에 부동산소유자라고 하는 사람이 등기권리증을 소지하고 있는지 중개업자가 확인하지 않으면 무조건 중개업자에게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는 것일까? 중개실무에서 매우 궁금해하는 의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대법원 판결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대법원 1993.5.11. 선고 92다55350 판결 【손해배상(기)】 【판결요지】 가. 부동산중개업자와 중개의뢰인과의 법률관계는 민법상의 위임관계와 같으므로 중개업자는 중개의뢰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의뢰받은 중개업무를 처리하여야 할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구 부동산중개업법(1989.12.30. 법률 제41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에 의하여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중개행위를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바, 같은 법 제17조 제1항은 중개의뢰를 받은 중개업자는 중개물건의 권리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거래 또는 이용제한사항 등을 확인하여 중개의뢰인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고 위 권리관계 중에는 중개대상물의 권리자에 관한 사항도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중개업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신의성실로써 매도 등 처분을 하려는 자가 진정한 권리자와 동일인인지의 여부를 부동산등기부와 주민등록증 등에 의하여 조사확인할 의무가 있다.
나. 등기권리증은 소유권이전등기단계에서 뿐 아니라 그 이전의 거래에 있어서도 당사자 본인의 증명이나 처분권한의 유무의 확인 등을 위하여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이므로 중개업자로서는 매도의뢰인이 알지 못하는 사람인 경우 필요할 때에는 등기권리증의 소지 여부나 그 내용을 확인조사하여 보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제1점에 대하여1.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소외 1은 1989.3.경 이 사건 토지(광주 광산구 소촌동 139, 같은동 50, 같은동 58의 1 합계 481평)의 소유자인 소외 2가 서울에서 거주하며 의사로서 근무하고 있어 관리가 소홀한 것을 이용하여 이를 처분하여 그 대금을 편취할 것을 마음먹고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던 피고에게 매매의 알선을 부탁하였고, 피고는 원고 서성석으로부터 주거지로 약 500평 정도를 매수하고 싶으니 이를 알선하여 달라고 부탁받은 바 있어서 같은 해 4.6. 소외 1과 이 사건 토지의 현장을 답사하여 본 후 원고들의 거주지인 부산에 연락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토지를 둘러보고 평당 230,000원에 매입하려 하였으나 흥정이 되지 아니하였고, 다시 같은 달 8.에 원고 서성석이 전화로 평당 250,000원이면 계약하겠다며 원고들의 거주지인 부산에서 광주에 와서 계약을 하려면 시간이 걸리니 피고가 돈을 융통하여서라도 원고들을 대리하여 계약을 체결하여 주면 추후 이를 정산하여 주겠다고 말하므로 피고는 이에 동의하고 원고들을 대리하여 소외 1과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는데, 피고는 부동산중개를 의뢰받은 중개업자로서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거래 또는 이용의 제한사항 등을 확인하여 당해 중개대상물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고자 하는 중개의뢰인에게 교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채 소외 1이 자신의 사진을 붙여 위조한 소외 2의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면서 마치 자신이 소외 2인 것처럼 행세하는 것을 모르고 소외 1로부터 위조된 주민등록증을 제시받고서 그 주민등록상의 사진과 소외 1의 얼굴이 일치하는 것만을 확인하고, 제시받은 주민등록증의 위조여부 및 소외 1이 위 대지를 매도할 권한을 가진 진정한 권리자로서 그 등기권리증을 소지하고 있는지의 여부 등에 대한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아니함으로써 소외 1을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 소외 2으로 오인하여, 소외 1과의 사이에 이 사건 토지를 대금은 120,250,000원(평당 250,000원씩)으로 하되, 계약금 19,000,000원은 같은 날, 중도금 40,000,000원은 같은 해 5.8. 잔금 61,250,000원은 같은 달 23.에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받음과 동시에 각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그 매매계약서상의 매수인란은 공란으로 남겨둔 채로 그 자리에서 계약금 19,000,000원을 우선 자신의 돈으로 지급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후 원고 서성석은 피고가 소외 1과 이미 작성하여 놓은 계약서의 매수인란을 서인자 외라고 기재하고 서인자 명의의 날인을 하고 계약금 19,000,000원을 피고에게 지급하였고, 소외 1은 중도금지급기일인 같은 해 5.8. 피고의 입회하에 원고들로부터 중도금 40,000,000원을 교부받아 합계 금 59,000,000원을 편취하고서 잔대금지급기일이 가까와지자 도피하여 버렸다는 것인바, 원심이 취사한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만 기록에 의하면, 소외 1이 소지한 주민등록상의 주소와 토지공부상의 주소와는 다른 것인데도 원심은 이것이 같다고 잘못 인정한 것으로 보이나, 이는 이 사건 결과에 영향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소외 2는 소외 1의 형이 아니고 동생인데 원심이 형이라고 설시하였으나 이는 오기로 보이고, 갑 제11호증도 갑 제1호증의 11의 오기로 보인다.
2. 부동산중개업자와 중개의뢰인과의 법률관계는 민법상의 위임관계와 같으므로 같은 법 제681조에 의하여 중개업자는 중개의뢰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의뢰받은 중개업무를 처리하여야 할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이 사건 거래 당시 시행되던 부동산중개업법(1989.12.30. 법률 제41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같다) 제16조에 의하여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중개행위를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바, 부동산중개업법 제17조 제1항은 중개의뢰를 받은 중개업자는 당해 중개물건의 권리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거래 또는 이용제한사항 등을 확인하여 중개의뢰인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고, 위 권리관계 중에는 당해 중개대상물의 권리자에 관한 사항도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중개업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신의 성실로써 매도 등 처분을 하려는 자가 진정한 권리자와 동일인인지의 여부를 부동산등기부와 주민등록증등에 의하여 조사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 당원 1992.2.11. 선고 91다36239 판결 참조), 이와 같은 의무는 위 부동산중개업법의 개정 전후에 걸친 의무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등기권리증은 소유권이전등기 단계에서 뿐 아니라 그 이전의 거래에 있어서도 당사자 본인의 증명이나 그 처분권한의 유무의 확인 등을 위하여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이므로 중개업자로서는 매도의뢰인이 알지 못하는 사람인 경우 필요할 때에는 등기권리증의 소지 여부나 그 내용을 확인 조사하여 보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부동산중개업자인 피고로서는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하에서도 적어도 매도의뢰인의 등기권리증 소지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고, 특히 이 사건에 있어서 매매계약의 체결이 매수의뢰인인 원고들이 참석한 가운데 체결된 것이 아니라 원고들이 참석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원고를 대리하여 피고가 체결한 점에 비추어 보거나, 소외 1이 소지 제시한 주민등록상의 주소와 토지공부상의 주소가 다른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위 부동산중개업법 제17조 소정의 확인의무를 태만하였다는 원심의 설시이유는 수긍이 간다.
4. 그리고 위의 판례의 취지는 부동산의 매매 등을 의뢰한 자가 진정한 권리자와 동일인인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부동산중개업자에게 부동산등기부와 주민등록증을 조사 확인할 의무가 있음을 설시한 것일 뿐, 나아가 부동산중개업자가 부동산등기부와 주민등록증만을 조사 확인하면 중개인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한 것이 되어 의뢰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면책된다는 취지는 아니므로, 원심의 판시가 위 판례에 저촉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논지는 이유가 없다.

★대법원 2007.11.15. 선고 2007다44156 판결 【손해배상(기)등】
부동산중개업자와 중개의뢰인과의 법률관계는 민법상의 위임관계와 같으므로 중개업자는 중개의뢰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의뢰받은 중개업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법 제16조에 의하여 신의와 성실로 공정하게 중개행위를 할 의무가 있고, 법 제17조 제1항은 중개의뢰를 받은 중개업자는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거래 또는 이용제한사항 등을 확인하여 중개의뢰인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고 위 권리관계에는 중개대상물의 권리자에 관한 사항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므로, 중개업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신의성실로써 매도 등 처분을 하려는 자가 진정한 권리자인지 여부를 조사·확인할 의무가 있다 ( 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다5535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외 1과 대한민국 간의 소송(이하 ‘토지소송’이라고 한다)이 항소심 계속중이어서 그 권리관계가 불확정적인 상태였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 중개인으로서는 소송의 진행상황 및 소송에 제출된 자료 등을 보다 자세하게 조사·검토하여 이를 매매당사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설명함으로써 매매당사자로 하여금 매매와 관련하여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어야 함에도, 위 피고들은 매도인의 대리인인 소외 2의 설명과 그가 제시한 이 사건 매도증서 및 그에 관한 감정 결과서만을 믿고 소송진행상황에 관하여 더 조사하지 아니함으로써 이 사건 매도증서의 진정성립에 관하여 상반된 감정 결과가 재판부에 현출된 상태이고 나아가 토지소송이 토지사기단에 의한 소송사기라는 내용의 탄원서가 제출된 사실을 매수인인 원고에게 설명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여 위 피고들에 대하여 법 제19조 제1항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수긍할 수 없다.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면, 위 피고들과 피고 1은 토지소송에서 이 사건 부동산의 매도인인 소외 1 승소의 제1심판결이 선고된 후에 원고나 소외 2로부터 중개의뢰를 받았는데, 위 피고들과 피고 1은 토지소송에서 이 사건 매도증서가 위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문서감정서가 제출된 점이나 토지소송이 토지사기단에 의한 소송사기라는 내용의 탄원서가 제출된 점 및 다른 자가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자임을 주장하면서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을 한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또 위 피고들은 피고 1과 함께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전에 토지소송에서의 소외 1의 소송대리인인 변호사 소외 2를 만나 토지소송의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토지소송의 제1심 판결문과 이 사건 매도증서 및 그 매도증서가 진정하게 작성되었다는 취지의 감정서를 확인하는 한편, 원고의 대리인인 소외 3 등을 소외 2의 변호사 사무실로 데리고 가 소외 2로부터 토지소송의 진행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게 하고 위 판결문과 이 사건 매도증서 및 위 감정서를 직접 확인하도록 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사정하에서 이 사건 매도증서가 위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문서감정서와 위 탄원서의 제출 사실 및 독립당사자참가신청 사실과 그 내용은 토지소송 관계인인 소외 1이나 소외 2의 도움 없이는 이를 쉽게 확인할 수도 없다는 점과 그 후 위 토지소송에서 이 사건 매도증서가 위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문서감정서나 위 탄원서가 현출되는 등의 사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대한민국의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됨으로써 위 승소판결이 확정되고, 다만 그 후에 소외 1 등의 사기 범행이 발각됨으로써 원고에게 이 사건 손해가 발생하게 된 사정까지 감안하여 보면, 부동산중개업자인 위 피고들은 원고의 대리인으로 하여금 변호사인 소외 2로부터 직접 중개대상물인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토지소송 상황의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위 제1심 판결문과 이 사건 매도증서 및 그 매도증서가 진정하게 작성되었다는 취지의 감정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중개업자로서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신의성실 의무를 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위 피고들에게 이 사건 매도증서가 위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문서감정서와 위 탄원서의 제출 사실 및 독립당사자참가신청 사실까지 확인·설명할 의무가 있다거나 그와 같은 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원고는 원심에서 위 피고들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가 처분금지가처분을 한 사실을 원고에게 알려주지 않은 잘못도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위 가처분은 이 사건 매매계약이 체결된 후에 발령되었다는 것이므로 위 피고들이 이 사건 매매계약이 체결된 이후에도 계속 계약당사자의 계약상 의무의 실현에 실제로 관여하거나 그러한 관여 내지는 주선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볼 사정이 없는 이상, 위 피고들에게 그에 관해 확인·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피고들이 중개업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원고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아 위 피고들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중개업자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도 이유가 있다.
결국, 판례는 중개업자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가지는데, 부동산을 처분할 권리가 있는지 확인함에 있어 신분증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등기권리증 소지 등 제반 사항을 적절히 확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 선고된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1563호 판결도 그런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자세한 판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동산중개업자와 중개의뢰인의 법률관계는 민법상의 위임관계와 같으므로, 중개업자는 중개의뢰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의뢰받은 중개업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29조 제1항에 의하여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중개 관련 업무를 수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또한 같은 법 제25조 제1항은 중개의뢰를 받은 중개업자는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등을 확인하여 중개의뢰인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는 바, 그 권리관계에는 중개대상물의 권리자에 관한 사항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므로, 중개업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신의성실로써 매도 등 처분을 하려는 자가 진정한 권리자인지 여부를 조사·확인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다44156 판결). 그리고 등기권리증은 소유권이전등기 단계에서 뿐 아니라 그 이전의 거래에 있어서도 당사자 본인의 증명이나 그 처분권한의 유무의 확인 등을 위하여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이므로 중개업자로서는 매도의뢰인이 알지 못하는 사람인 경우 필요할 때에는 등기권리증의 소지 여부나 그 내용을 확인 조사하여 보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다55350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피고 김송란은 2007. 4. 2. 원고들과 양삼남이 계약 체결을 위하여 함께 고양부동산을 방문한 가운데, 제주도에 거주하는 소유자 이인식을 대신하여 이 사건 각 토지의 처분 위임을 받았다는 양삼남으로부터 이인식의 인감도장이 날인되어 있는 위임장, 이인식이 직접 발급받은 것으로 되어 있는 인감증명서, 이인식의 주민등록표 등본, 매매대금을 입금할 이인식 명의의 예금통장, 인감증명서에 나타난 인영과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이인식의 인감도장 및 양삼남의 주민등록증을 제출받았고, 인터넷 전자민원을 통하여 위 인감증명서가 진정하게 발급된 것인지 여부까지 확인한 사실, 또한 양삼남이 알려준 이인식의 전화번호로 직접 전화하여 이인식에게 인적사항, 매매목적 부동산의 내역, 거래금액 및 위임장에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513-2 토지가 아닌 같은 동 513-3 토지의 처분을 위임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같은 동 513-7 토지는 누락되어 있는 이유와 이에 대한 처분 위임 여부 등을 확인한 다음 이를 원고들에게 곧바로 고지하였고 매매계약서에도 전화통화로 매도인 본인을 확인하였다는 내용을 기재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하면, 피고 김송란, 한수득은 중개업자로서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신의성실 의무를 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비록 이 사건 매매계약 이후에 위 위임장은 양삼남이 위조한 것이고, 이인식 명의의 예금통장도 양삼남이 서류를 위조하여 발급받은 것이며 피고 김송란이 이인식인 것으로 알고 통화한 사람도 사실은 이인식이 아니라 양삼남과 공모한 제3자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피고 김송란, 한수득이 이러한 사정까지 밝혀낼 의무가 있다거나 그와 같은 의무 위반으로 원고들에게 손해가 발생하게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한편,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 조동열과 피고 김송란, 한수득이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매매목적물인 이 사건 각 토지가 소재한 현장을 방문하여 토지 임차인 등으로부터 양삼남이 이 사건 각 토지 중 하나인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513-4 토지 지상 가옥에 실제로 거주하면서 이 사건 각 토지 전체의 관리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사실, 양삼남이 이 사건 각 토지의 처분 위임을 받은 적은 없지만 그 관리인인 점은 소유자인 이인식도 인정하고 있고 비록 다른 목적이기는 하나 인감증명서 1통을 직접 발급받아 준 바도 있었던 것으로 사후 확인된 사실(기록 227쪽)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여러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와 사실관계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 김송란, 한수득이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등기권리증을 확인하거나 계약체결전에 소유자 본인을 직접 만나는 등으로 매각 위임을 하였다는 것이 진실인지 여부를 분명하게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토지소유자로부터 위임을 받았음을 자처하는 양삼남이 제시한 토지 소유자의 인감증명서가 본인에 의하여 진정하게 발급된 것임을 발급관서에 대한 조회를 통하여 확인하였고, 또한 함께 가지고 온 주민등록표 등본도 진정한 것인데다 매매계약의 대상인 토지소재지에 매수인과 직접 나가서 위 양삼남이 실제 그 토지에 대한 관리업무를 맡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점 등을 감안하면, 위와 같이 등기권리증을 확인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사실만으로 중개업자로서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신의성실 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법령을 위반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이 판결은, 결론만 놓고 보면 등기권리증을 확인하지 않은 중개업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아, 자칫 ‘중개업자의 확인설명에 있어 등기권리증 소지까지 확인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지만, 이렇게 이해하면 큰 오산일 수 있다. 이 판결은 ‘중개업자에게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가 있다’는 전제하에, 이 사건에서는 비록 등기권리증 소지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제반 다른 사항을 적절히 확인한 만큼 비록 결과적으로는 권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사고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이 중개업자에게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더구나, 이 사건은 위 92다55350 판결사안과 달리 소유자 본인을 사칭한 경우가 아니라 매매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받지 못하였음에도 대리권을 수여받은 것처럼 사칭한 사례라는 점에서, 등기권리증을 소지하고 있는지의 확인은 적절한 확인설명을 위해 다소 비중이 덜하다고 할 수 있다. 즉, 본인이 부동산소유자인 것처럼 행세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본인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신분증 뿐 아니라 등기권리증을 소지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반해, 위 판결 사안과 같이 진정으로 대리권을 수여받았는지 여부가 문제된 경우에는 진정한 위임장, 인감증명서를 소지하고 있는지, 대리권 수여에 관해 본인에게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지, 대리인이라고 하는 사람이 등기권리증을 소지하고 나왔는지 확인하는 것은 부차적일 수밖에 없다. 사회통념상, 대리인으로 나온 사람에게 대리권을 제대로 수여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등기권리증을 소지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다소 어색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위 판결에서도 비록 등기권리증 소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제반 사항들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한 이상 중개업자로서의 잘못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중개업자의 적절한 확인설명이라는 것은 해당 거래와 상황에 맞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하는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판단문제라는 점에서, 신분증, 등기권리증, 위임장, 인감증명서와 같은 서류를 지참하고 있는지와 같은 기계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중개사고를 예방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상-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25조(중개대상물의 확인·설명) ① 중개업자는 중개를 의뢰받은 경우에는 중개가 완성되기 전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확인하여 이를 당해 중개대상물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고자 하는 중개의뢰인에게 성실·정확하게 설명하고, 토지대장·등기부등본등 설명의 근거자료를 제시하여야 한다.1. 당해 중개대상물의 상태·입지 및 권리관계2.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거래 또는 이용제한사항3. 그 밖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동법 제29조(중개업자등의 기본윤리) ① 중개업자 및 소속공인중개사는 전문직업인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고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중개 관련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동법 제30조(손해배상책임의 보장) ① 중개업자는 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민법 제681조(수임인의 선관의무)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한다.-이상-
※ 칼럼에서 인용된 판결의 전문은 최광석 변호사의 홈페이지인 www.lawtis.com 에서 참고하세요.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