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소퇴직기금 입찰, 삼성운용 단독 응찰…증권사는 미래에셋·KB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운용 경쟁구도 나와

운용사 리그선 삼성운용 단독 응찰
증권사 리그선 미래에셋·KB 참전
근로복지공단 전경. 사진=한경DB
퇴직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할 첫 단추로 관심을 모았던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제도'(중소퇴직기금) 운용기관 선정 입찰에 기업 3곳이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각 리그별 유력주자만 응찰하면서 다소 김빠진 모양새가 됐다.

중소퇴직기금이란 30명 이하 사업장의 근로자들이 납입한 적립금으로 공동의 기금을 조성, 운용해 근로자에게 퇴직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로 올 4월 처음 도입됐다. 적립금 규모가 작고 운용비용 부담이 있어 개별적으로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온 중소 사업장으로선 반가운 소식이다.7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3일 중소퇴직기금 전담운용기관 선정 사업에 대한 개찰을 진행했다. 증권사 중에선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이, 운용사로선 삼성자산운용이 단독 응찰한 것으로 확인됐다. 근로복지공단은 증권사 리그와 운용사 리그로 나눠 전담 운용기관을 1곳씩 뽑을 예정이다.

증권사 리그에선 미래에셋증권의 우위가 점쳐진다. 제안요청서의 정량 평가 항목에 '퇴직연금 잔고와 증가율' 등이 포함된 만큼 대형 퇴직연금 사업자인 미래에셋증권이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1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를 보면 퇴직연금 시장 내 미래에셋증권의 점유율은 26.9%다. 반면 KB증권의 점유율은 5%를 겨우 넘는다.

운용사 리그의 경우 단독 응찰한 삼성자산운용이 이변 없이 낙찰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조달청을 통한 공공계약에선 입찰이 유찰될 경우 수요기관은 재공고를 내야 한다. 재입찰도 유찰되는 경우에만 단독 응찰한 기업을 낙찰할 수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입찰 진행이 더뎌지자 조달청은 2020년부터 '1회 유찰' 시에도 해당 기업과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한 상황이다. 일회성 입찰이 가능해진 만큼 근로복지공단은 재공고 없이 삼성자산운용과 수의계약을 맺을 가능성도 크다.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운용사 리그와 관련해 재공고를 할지, 수의계약을 할지 여부는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공정성의 문제를 검토하되 선정 일정을 마냥 늦출 수 없기 때문에 어떤 방식을 취할지 검토해 보고 이번 주 안에 조달청 측에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선 이번 입찰의 흥행이 부진한 것은 운용 규모가 작은 영향이라고 판단한다. 근로복지공단은 새로 투자풀을 조성해 하위 운용사에 자금을 배정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중소기업 퇴직연금 적립금 4조원가량을 그대로 활용할 수 없고 사실상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최종 선정된 운용기관 두 곳은 오는 9월부터 중소퇴직기금 적립금을 운용·관리하게 된다. 사업 기간은 2026년 8월까지로 총 4년이고 추정보수율은 6bp(0.06%)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