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세상얻기] 수익형 부동산 투자전략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2008년 하반기 이후 장기화되고 있는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주거용 부동산보다는 수익형 부동산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은 이른바 월세 수익이 발생하는 상품으로 원룸, 오피스텔, 상가 등 전통적인 종목을 비롯하여 최근 몇 년 사이 새로운 수익형 상품으로 등장한 아파트형 공장, 도시형생활주택(콤팩트하우스)을 포함한다.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유독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은 주택(특히 아파트) 가격 상승 여력 저하, 여전한 주택구입 가격에 대한 부담, 수도권 미분양 적체, 국내외 경제 불안 등으로 주택에 대한 인기가 급감한 반면 1~2인 가구 증가, 베이비부머세대 은퇴 본격화로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발생하는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 증폭은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기에 나름 고마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닌 듯하다. 필요 이상 관심이 많아지면 가격에 대한 거품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수익률이 당초 예상치를 밑돌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익률(=임대수익률)은 수익형 부동산 투자의사를 결정하는 데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이 수익률, 좀 더 정확하게는 수익률을 결정하는 요인들에 대한 신뢰성 있는 검증 여부에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대한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혹 수익형 부동산을 분양하거나 매매 광고를 통해 수익률이 10%니 12% 이상이니 하면서 소비자를 현혹하는 문구를 많이 접하는데 그 제시된 수익률이 과연 진짜 그 만큼 나올 수 있는지는 입지뿐만 아니라 분양가, 임대수요 등 수익률을 결정하는 제반 요인을 면밀히 따져 봐야 할 일이다.
우선 입지는 지역적 측면에서의 대중교통(버스, 지하철 등) 접근성을 비롯하여 광역적 측면에서의 차량 접근성 및 각 상품의 특성에 맞는 주변 환경(1~2인가구 주거공간으로서의 생활환경, 상가 특성에 맞는 상권구조, 아파트형공장 특성에 맞는 입지 등)이 잘 갖추어져 있으면 그만이다.
다음으로 분양가는 아파트 분양가보다 그 실체를 더 뜯어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 분양되고 있는 수익형 부동산의 규모는 대부분 소형 내지 극소형(실면적 4~7평)이기 때문에 외형상 분양가는 낮아보여도 3.3㎡당 실면적이나 발코니 확장된 실사용면적을 기준으로 보면 분양가가 주변 시세에 비해 결코 낮지 않을 수 있다.
끝으로 임대수요는 거시적으로는 역세권, 오피스가, 상업 및 유흥가, 대학가, 산업단지 등 임대수요를 흡인할 만한 시설들이 영향권 내에 있거나 향후 들어설 가능성이 있는 지를 따져보면 된다. 지엽적으로는 주변 유사시설의 공실률, 최근의 공급 현황(가급적 수년 내 신규 공급이 없었던 지역이면 더 좋음), 최근 공급되었거나 공급 예정된 유사시설과의 경쟁우열(분양가, 입지, 내부 시스템 등) 비교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 세 가지 결정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수익률이 평가되지만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물건이 그리 흔하지는 않다. 입지가 좋고 임대수요가 풍부해도 분양가가 높아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물건도 있고, 반대로 분양가는 낮아도 입지가 열악하거나 임대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아 선뜻 내키지가 않는 물건도 수두룩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수익률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반드시 서울에 소재한 물건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입지나 임대수요가 서울보다는 못하더라도 수도권이나 지방 소재 수익형 부동산의 분양가가 서울의 50~70% 수준이라면 수익률은 서울보다 2~3% 더 높을 수 있다. 분양가가 서울의 50%~70% 수준이라고 해서 유사 평형의 월세마저 그 정도 수준으로 형성돼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라면 취득 방법을 굳이 매매나 분양에 한정할 필요가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거래가가 높아 수익형 부동산의 평균 수익률이 4%~5%로 낮다는 서울에서도 경매를 통해 취득하는 경우에는 매입가격을 상당히 낮출 수 있어 수익률을 7% 이상 바라볼 수 있다. 수익률이 7% 이상으로 담보대출 금리 이상이면 지렛대 효과(Leverage effect)를 통해 9% 이상으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도 어렵지 않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수익형 부동산(상가, 오피스텔)은 월 평균 2천5백건이 경매시장에 나왔다. 연간 3만건 정도의 적지 않은 물건이 경매에 부쳐진 셈이다. 이중 한해 21.3% 정도인 6천4백여 건 정도가 낙찰되고 있다. 낙찰가율(경매시장에서 매각되는 가격)은 상가가 58.9%, 오피스텔이 75.9%로 매우 저렴하다. 특히 상가의 경우 거의 반값에 취득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경쟁력이 확보돼 있다.
그러나 경매를 통한다고 해서 모두 수익률이 7% 이상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매매나 분양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경매물건도 1층이 감정가가 비싸고, 경기권역보다는 서울지역에 소재한 물건이 비싸기 때문에 수익률은 1층일수록, 서울일수록 낮아질 수밖에 없다.
입지나 상권, 임대수요가 양호하게 뒷받침되는 곳이라면, 또 전반적으로 테넌트 구성이 잘 되어 있는 상가라면 1층보다는 2층 이상, 서울보다는 수도권 지역 경매물건을 고르는 것도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 주변의 지하상가는 테넌트 구성( 호프집, 노래방, 당구장, 골프연습장, 전문식당 등)이 매우 양호함에도 감정가의 50% 이하에서도 낙찰 받을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할 것은 경매물건이 무조건 싸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유찰이 거듭돼 최저매각가가 감정가의 50% 이하로 떨어진 물건은 가격은 싸지만 입지나 상권 또는 임대수요 등이 미흡해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 또한 건물이 지나치게 낡고 관리가 안 되고 있거나 유치권 신고, 명도에 대한 부담 등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건도 상당히 많다.
싸다고 무조건 입찰했다간 장기간 임대를 못하고 자금이 묶일 수 있고, 점유자나 복잡한 권리관계로 인해 뜻하지 않은 비용을 부담할 수도 있다. 경매물건이야 그 특성상 물건선정에서부터 명도를 완료하기까지 매사 위험요인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매가 이점이 있는 것은 조금만 더 발품을 팔고 전문가의 자문을 구한다면 이러한 위험들은 충분히 필터링이 가능하고, 가격경쟁력이 충분히 확보돼 금리의 2배 이상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재테크 방법이라는 점이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경매물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수익형 부동산 취득 방법으로 경매를 적극 활용할 만한 좋은 기회가 도래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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