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으로 이끄는 투자노하우] 부동산 침체기의 경매 투자전략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주택 시장의 침체로 빚에 허덕이는 '하우스푸어'들의 주택들이 법원 경매에 부쳐지는 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가격거품이 적은 지방보다 서울·수도권 경매시장에 주택 물량이 대거 공급되고 있다. 올 1~8월 서울·수도권 주택의 경매 진행 건수는 4만379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7305건)보다 17%나 늘었다. 대출을 많이 끼고 주택을 샀다가 주택시장 침체로 팔리지 않아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경매로 넘어오는 물건들이다. 불황일수록 오히려 빛을 발한다는 경매시장,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 넘쳐나는 수도권 경매주택 공급량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법원 경매진행 물건수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유찰 사례가 많아진데다 새로 경매시장에 유입되는 물건도 늘어난 까닭이다. 법원 경매는 부동산 경기가 나쁠수록 공급물량이 쏟아진다. 올 상반기 빚을 갚지 못해 법원 경매로 넘어간 수도권 부동산이 지난해보다 24% 늘어났다. 특히 서민 주택인 다세대·연립주택은 작년보다 50% 이상 급증해 부동산 경기 침체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경매에 부쳐지는 수도권 매물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 반해 지방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올해 1~8월 수도권 경매 신건 수는 2만2000여건으로 2010년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년 8.4%, 2.4% 상승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경매 신건 수는 8월 1만1000여건이 경매장에 나와 2010년 같은 기간 2만1000건, 지난해 1만3000건보다 각각 24.7%, 10.9% 감소했다.
◇ 얼마나 저가에 낙찰되나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은 경매로 주택을 사면 얼마나 싸게 살 수 있는지에 관심이 높다. 경매에서 얼마나 저가에 낙찰됐는지의 기준은 낙찰가율이다. 감정가 대비 낙찰되는 가격 비율인 전체 낙찰가율은 올 상반기 67.4%로 지난 2010년(67.7%), 2011년(70.3%)에 비해 낮았다. 응찰자가 없어 유찰이 많이 돼 싼 가격에 낙찰을 많이 받아갔다는 의미다. 부동산 거래가 드물다보니 경매 시장에서 낙찰된 가격이 최근의 부동산 시세가 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 아파트와 주택의 7월 낙찰가율은 76%, 다세대는 71%로 지난해 대비 4~5%씩 하락했다. 낙찰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경매에 등장한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수도 급감하고 있다. 한 물건 당 4.7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법원경매 입찰에 나선 사람인 응찰자수는 2001년 6.4명에서 2009년 8.5명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법원 경매를 통해 내 집 마련을 하는 이들에게는 입찰경쟁률이 많이 줄었다는 의미다.
◇ 입찰 전 권리분석 과정 필수
법원 경매나 공매의 압류재산을 시세보다 값싸게 낙찰 받으려면 미리 해당 부동산의 권리관계 분석을 마쳐야 한다. 경매 부동산은 저렴하게 낙찰 받을 수 있지만 낙찰자가 해당 부동산의 법적인 하자나 인수 여부를 따져 안전한 물건에만 입찰해야 한다. 경매물건의 권리분석 책임은 전적으로 낙찰자에게 있다. 투자전략도 중요하지만 기본에 충실하고 철저한 현장조사와 권리분석을 통해 불측의 인수해야 할 권리 내용은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
권리분석을 하려면 등기부에 공시되는 말소기준권리를 알아야 한다. 혹시 매수인이 부담하는 인수할 권리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다. 기준권리는 근저당권(저당권), 가압류(압류), 담보가등기, 경매개시결정등기이다. 4개의 기준권리 가운데 설정일자가 가장 빠른 권리가 기준권리이며 가장 빠른 기준권리를 중심으로 앞에 설정된 권리는 매수인이 인수해야 한다. 세입자의 전입신고도 기준권리보다 앞에 있으면 매수인이 부담해야 하지만, 그 반대이면 대항력이 없는 세입자이기 때문에 매수인이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 실수요자는 적극 입찰 기회
경매에 부쳐지는 물량이 풍부한 탓에 요즘 경매시장에 뛰어들면 알짜 물건을 그다지 경쟁 없이 싸게 장만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이미 경매시장에서 투자 수요는 거의 사라지고 실수요자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이라 여유 자금이 있는 경우 지금이 좋은 투자 기회이다. 경매 낙찰가가 작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아지긴 했지만 좋은 물건들은 결국 낙찰이 되고 있어 보수적인 관점에서 감정가의 70%대에 접근하면 좋은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내 집 마련 실수요자라면 집값 하락이 두드러진 지역을 중심으로 경매물건이 크게 늘고 있는 강남과 신도시 등 인기지역을 공략하면 낙찰확률을 높일 수 있다. 강남의 주상복합이나 버블세븐지역, 신도시는 주택경기가 개선되기 전까지 경매물건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낙찰가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은퇴세대의 노후대비용 투자로 각광 받고 있는 근린상가, 다가구, 근린주택도 불황기에 노릴만한 경매시장의 알짜 저가 낙찰 종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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