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창조하는 부동산자산관리] 임차인은 유치보다 유지가 더 중요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한경 Money 2013 신년호 칼럼최근에 S증권의 최우수고객 초청 세미나에서 중소형빌딩의 가치향상 노하우에 대해 강의를 했는데, 중소형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인 만큼 공실 해소와 가치 향상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았다.

빌딩의 가치를 올리는 방법은, 수입은 늘리고 운영비용은 줄여서 순영업소득(NOI)을 높이는 것이다. 부동산의 가치는 순영업소득을 시장 자본환원율(cap rate)로 나눈 값(부동산의 가치 = 순영업소득 / 자본환원율)이기 때문에 순영업소득이 많으면 많을수록 부동산가치도 높아진다. 순영업소득을 높이는 방법 중에서도 수입부문을 증가시키는 것이 비용부문을 감소시키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가치 상승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빌딩을 경쟁력 있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운영비용이 지출돼야 하는데 매년 운영비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수입을 올릴 수 있을까?
수입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첫째, 임대율을 높이고 둘째, 임대료를 시장가격 수준으로 인상하며 셋째, 임차인의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고 넷째, 자판기 수입, 옥외 간판사용료와 같은 새로운 수입원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중에서 불황기에도 유효한 옵션은 임대율을 높이는 것이다.

임차인은 현금흐름의 원천이자 빌딩에서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건물주들이 신규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렌트 프리(rent-free) 제공, 인테리어공사 비용, 사무실 이전비용 등을 아낌없이 지원하면서도 기존 임차인에게는 따스한 눈길 한번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존 임차인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중소형빌딩 소유주 P씨는 임차인에 대한 시각이 매우 부정적이었다.
빌딩을 15년 넘게 소유하고 있었으면서도 이 기간 동안에 임차인을 단 한번도 직접 만나본 적이 없고 전화통화 한 번 해본 적도 없었다고 한다. P씨에게 임차인은 고객이라기 보다는 항상 무언가를 요구만 하는 성가신 존재로 여겨졌다. P씨와 같은 임대인의 태도는 임대인이 주도하는 시장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공실이 늘어나고 임대료 체납도 증가하면서 그 동안 관리를 맡아 온 관리인이 해결할 수 없게 되자 직접 나서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임차인과 얼굴 붉힐 일이 자주 발생하면서 P씨는 결국 금융기관 프라이빗뱅크(PB) 센터를 통해 중소형빌딩 자산관리 전문회사에 관리를 위탁했고 이후 P씨의 임차인에 대한 시각이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임차인은 고객이자 파트너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렵게 확보한 임차인을 관리소홀이나 다른 이유로 주변 경쟁빌딩에 빼앗기게 되면 빌딩의 경영상태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이 상태에서는 건물관리도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되고 이러다 보면 임차인의 불만은 쌓여 임차인 이탈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수 있다. 임차인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따라 빌딩의 임대수입이 달라지고 빌딩가치도 달라지기 때문에 불황기일수록 신규 임차인 못지않게 기존 임차인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미국의 조사자료에 의하면, 신규임차인을 유치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기존 임차인을 유지하는 것보다 약 6배가 더 들어간다고 한다. 세부 내용을 보면, 첫째, 공실 기간 동안의 임대료 손실, 둘째, 중개수수료 등 신규 임차인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 셋째, 임대 공간 개선 공사 비용(바닥ㆍ벽ㆍ천정 등 청소 및 보수비용), 넷째, 장기 공실로 인한 빌딩의 부정적 이미지 등이다.

이러한 불필요한 손실을 예방하고 부동산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 또는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임차인 유지전략이 필요하다. 임차인 유지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빌딩의 물리적 상태를 개선하고 제공서비스의 질을 업그레이드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임차인과의 유대관계도 강화하여 임차인 만족도를 제고해야 한다.
www.globalpmc.com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