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버틴 1분기 경제…성장률 0.6%, 속보치보다 0.1%p↓(종합)

민간소비 0.5%·설비투자 3.9%·건설투자 3.9% 뒷걸음…수출만 3.6% 늘어
한은 "남은 분기 0.5%씩 성장하면 올해 2.7% 달성 가능"
코로나19 오미크론 대유행과 공급 병목현상,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민간소비와 투자가 뒷걸음치면서 지난 1분기(1∼3월) 한국 경제가 0.6% 성장하는 데 그쳤다. 앞으로 방역조치 완화,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등으로 민간소비가 살아나 연말까지 남은 분기마다 0.5%씩 성장해야 올해 성장률이 한국은행의 전망치(2.7%)에 이를 수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8일 발표했다.

앞서 4월 26일 공개된 속보치(0.7%)보다 0.1%포인트(p) 더 낮아졌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0%)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3분기(2.3%), 4분기(1.2%)와 2021년 1분기(1.7%), 2분기(0.8%), 3분기(0.2%), 4분기(1.3%)에 이어 이번까지 7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직전 분기보다 0.7%포인트(p)나 떨어졌다.

1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의류 등 준내구재와 가구·통신기기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0.5%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위축되면서 3.9% 줄었다.

2019년 1분기(-8.3%)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건설투자 역시 건물·토목 건설이 모두 감소하면서 3.9% 뒷걸음쳤다. 정부소비의 경우 물건비가 늘었지만, 사회보장 현물수혜가 줄어 전체적으로 증감 없이 작년 4분기와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소비와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이 반도체·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3.6% 늘어 유일하게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됐다.

수입은 기계·장비 등을 위주로 0.6% 감소했다.

속보치와 비교하면 건설투자 성장률이 1.5%포인트나 하향 조정됐고, 수출 증가율도 4.1%에서 3.6%로 0.5%포인트 낮아졌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속보치와의 차이에 대해 "속보치 발표 당시 없었던 3월 국제수지, 산업활동동향 통계 등을 반영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건설투자 부문의 차이가 큰데, 1∼2월 부진이 안전관리 기준 강화 등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3월 자료를 보니 건설자재 가격 상승 등의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1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의 기여도는 각 -0.2%포인트, -0.6%포인트, -0.3%포인트로 분석됐다.

그만큼 소비와 투자가 1분기 성장률을 끌어내렸다는 뜻이다.

반대로 순수출은 성장률을 1.7%포인트 높였다.

업종별 성장률은 ▲ 농림어업 1.6% ▲ 제조업 3.3% ▲ 전기가스수도업 2.7% ▲ 서비스업 0.0% ▲ 건설업 -1.6% 등이었다.

특히 서비스업 가운데 숙박·음식점(-4.0%)의 하락 폭이 컸다.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1.0% 증가했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3조원에서 5조3천억원으로 늘면서 실질 GDP 성장률(0.6%)을 웃돌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총저축률은 35.7%로 직전분기보다 0.2%포인트 올랐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0.9%)이 최종 소비지출 증가율(0.6%)보다 더 높았기 때문이다.

황 국장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2.7%) 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남은 분기마다 전기 대비로 0.5%씩 성장하면 2.7% 달성이 가능하다"며 "주요국 성장세 약화로 수출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민간소비가 방역조치 완화나 추경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까지는 올해 2.7%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실질GDP 성장률 예상치를 3.0%에서 2.7%로 0.3%포인트 낮춰 잡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