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주고받는 '서울시간은행' 개점 한 달…배움 수요 최다

서울시, 4개 지점에 시범 도입…온라인 회원 280명
이용자끼리 다양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서울시간은행'에서 '배움'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간은행 개점 한 달을 맞아 서울시청지점 회원을 대상으로 도움 수요를 조사한 결과 '줄 수 있는 도움'이 132건으로 '받고 싶은 도움'(75건)보다 갑절 가까이 많았다.

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는 '배움'이었다.

줄 수 있는 도움에서는 26.5%, 받고 싶은 도움에서는 36.0%가 무언가를 배우거나 가르치는 것이었다. 줄 수 있는 도움으로는 스마트기기 사용법·요리· 자전거 타기 등이 많았고, 받고 싶은 도움으로는 병원 동행·운동 코치·반려견 돌봄 등이 있었다.

서울시가 대도시형 공동체 모델 구축을 위해 시범 도입한 서울시간은행은 이웃을 도운 시간만큼 시간화폐를 받아 적립했다가 도움이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일종의 디지털 품앗이 공간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9일 국민대-정릉지점을 시작으로 서울시청과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 지점을 열었고, 이달 17일에는 홍은동 타임뱅크하우스지점을 열 예정이다. 이 외에 일반 시민의 수요를 반영해 가칭 서울시민지점도 추가로 열기로 했다.

이달 7일 기준 네이버 카페 '서울시간은행' 가입자는 28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여성이 66.2%로 남성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회원 평균 연령은 44세로, 40대(32.8%)가 가장 많았다.

현재까지 활동 교환이 가장 활발한 지점은 서울시 공무원들이 주로 가입한 서울시청지점이었다.

시간화폐를 가장 많이 쌓은 회원은 정릉 지역축제에서 행사 보조활동을 한 국민대학생으로 총 600타임페이를 적립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시간은행이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고 전용 앱이 없어 참여를 주저하는 시민들이 있지만 기존 회원들은 타인을 위해 시간, 경험, 재능을 나누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회원들의 활동 사례와 후기가 쌓이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시간은행이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간은행 모델을 민간·공공 영역으로 확장하는 한편 기업의 사회공헌사업과 연계해 시간화폐 사용처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원목 서울시 시민협력국장은 "사업 초기라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지속적 개선을 통해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