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노래자랑 외치길"…故 송해 별세에 연예계 추모 물결

'전국노래자랑' 인연 송가인부터
이용식·엄영수·오상진·하리수 등 고인 추모
희극인장으로 치러질 듯…빈소 서울대병원
故 송해 /사진=MBC
향년 95세를 일기로 '전국노래자랑'의 MC 송해가 별세했다. 연예계 후배들은 고인의 비보를 접하고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가수 송가인은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제일 먼저 재능을 알아봐 주시고 이끌어주신 선생님, 잘되고 나서도 진심으로 축하해주시던 감사한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좋은 곳에 가셔서 편히 쉬세요"라는 글을 게재해 고인을 애도했다.송가인과 송해의 인연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가인은 2010년 방송된 KBS1 '전국노래자랑' 전라남도 진도군 편에 출연해 최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이용식은 딸 이수민의 SNS 계정에 긴 편지를 남겼다. 그는 "47년 전 MBC 방송국에서 국내 최초로 코미디언을 뽑는 날, 심사위원으로 맨 끝 자리에 앉아계시던 송해 선생님"이라고 회상하며 "스포츠 헤어 스타일에 카랑카랑하신 목소리 지금도 기억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매주 토요일 생방송 주택복권 추첨하는 날, 선생님은 '준비하시고 쏘세요'를 외치시면 저는 활이 날아와 꽂힌 곳에 번호를 힘차게 외치던 그때가 엊그제 같았는데"라며 "선생님께서 출연하셨던 수많은 프로그램을 이젠 그동안 선생님을 사랑해주셨던 시청자 여러분께 선물로 드리고 천국에 가셔서 그곳에 계신 선후배님들과 코미디 프로그램도 만드시고 그렇게 사랑하셨던 '전국노래자랑'을 이번엔 '천국노래자랑'으로 힘차게 외쳐주시길 바란다"고 먹먹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께 주셨던 웃음과 즐거움을 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내려주시길 기도드린다"라며 "제가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이 멘트를 하면 가장 좋아하셨죠? '여러분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가 아니고 원래 사면이 바다였습니다, 동해, 서해, 남해, 그리고 송해, 그 어른은 바다셨습니다, 송해 선생님 사랑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방송인 오상진도 고인의 사진을 게재하며 "좋은 곳에서 영면하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

배우 겸 가수 하리수도 "언제나 전국의 모든 국민과 함께하셨던 선배님, 국민들과 오랜 시간 웃고 울며 한마음으로 함께해 주셔서 감사했다"며 "하늘나라로 가셨지만 언제나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엄영수는 뉴스1을 통해 "며칠 전 통화를 했는데 목소리가 쩌렁쩌렁하셨다. 이렇게 유명을 달리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도 못 해 너무 갑작스럽다"고 침통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전국노래자랑'을 중도 하차했다는 표현에 대해 "선생님처럼 천수를 다할 때까지 진행하신 분에게는 무례한 표현"이라며 "평소 힘에 부친다, 그만둘 때가 됐다라는 말씀은 하신 적 없다"고 강조했다.
송해는 이날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최근 병원 입퇴원을 반복하는 등 잦은 건강 문제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지난 1월에는 건강 문제로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5월에도 송해는 건강 문제로 입원을 했다. 고인은 1988년 5월부터 KBS 1TV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아 34년간 프로그램을 진행해왔고, 지난 4월에는 95세 현역 MC로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유족으로는 두 딸과 사위들 및 외손주들이 있다. 60년을 해로한 아내 석옥이씨는 2018년 먼저 세상을 떠났고, 아들은 1994년 교통사고로 숨졌다.

장례는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3호실에 마련되며, 이날 저녁부터 조문을 받는다. 발인은 10일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