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R&D 투자세액 공제, 현재보다 10배 높여야"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세금 혜택만큼 민간 투자 늘리는 인센티브 없다"
과기부 민관 협업투자 간담회서 밝혀
안윤기 포스코 상무 "탄소중립 R&D 투자, 지속가능 척도"
"대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세액 공제율을 현행 2%에서 G5(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수준인 20%까지 10배 높여야 합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연 민·관 협업투자 증대 방안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권 원장은 "세제 혜택만큼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인센티브가 없다"며 "민간 R&D를 주도하는 대기업에 대한 투자세액 공제율을 20%까지 확대하고, R&D 법인 신설 및 인력 양성에 대해서도 세제 지원을 늘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선진국 도약을 위해선 민간 기업 R&D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과기정통부가 마련했다. 한 해 국가 R&D 100조원(민간 70조원+정부 30조원) 시대가 왔지만, 민간 R&D 투자 증가율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 부정적 신호 때문이다. 전년 대비 민간 R&D 투자 증가율은 2017년 14.7%에서 매년 감소해 2020년 4%에 그쳤다.

김영민 LG경영연구원 원장은 "민관 협업투자 활성화와 국가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선 민간과 정부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정부는 규제개혁, 실증사업 확대, 협업 인프라 구축, 마중물 투자 등 전향적 지원을 통해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고, 이 성과가 공공의 이익으로 연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안윤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는 "에너지 전환 및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R&D 투자는 미래 지속가능 경쟁력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산업 대전환을 일으킬 탄소중립 R&D는 국가 전체의 투자가치 제고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글로벌 투자 추세에 대응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상품을 우리나라의 대표적 민관 협력 사례로 부각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과기정통부의 민관 협업투자 활성화 노력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발전 전략 가운데 규제개혁과 더불어 중요한 핵심 정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 실장은 "성과를 내기 위해선 R&D 투자 방향에 정부와 기업 간 견고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고, 이전 정부와 차별화된 명확하고 체계적인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를 주재한 주영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은 "G5 도약을 위해선 과학기술 시스템을 재설계하고 초격차 전략기술을 육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앞으로도 계속 현장 의견을 수렴해 연말 공개할 2023~2027년 국가 R&D 중장기 전략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이날 행사엔 권 원장, 김 원장, 안 상무, 주 실장을 비롯해 유진녕 엔젤식스플러스 대표(전 LG화학 CTO), 박상욱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 고영선 KDI 경영부원장, 마창환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해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