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장인권 난타전…"美외교관, 날조 고백" vs "증거 충분"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지난달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를 방문한 뒤 신장 인권 논의에 진전이 있기는커녕 미·중 간 공방만 '난타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의 신장 인권 문제 제기가 날조임을 미국 외교관들이 '고백'했다는 중국 관영 매체의 보도가 나오자 중국 외교 당국자들이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섰고 미국은 신장 인권 침해는 변함없는 사실이라며 맞받아쳤다. 관영 환구시보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부이다오'(補壹刀)는 지난 5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광저우 미국 총영사관 직원 2명이 작년 한 리셉션에서 미국 상공인들에게 미국이 신장 인권 문제를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음을 털어놓았다고 폭로했다.

부이다오는 미국 외교관 2명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이들이 '신장에는 문제가 없음을 알지만 신장 강제노동, 종족 멸절(제노사이드) 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신장의 혼란과 분열을 초래하는데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주장을 폈다고 썼다.

부이다오의 주장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과 중국 지방정부 공식 계정 등 다수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게재됐고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등은 이를 리트윗하면서 "거짓말로 일관해온 미국 당국자 입에서 보기 드문 진실이 나왔다. (미국 측의) 설명을 기다린다"며 가세했다.

심지어 중국 외교부 대변인 정례 브리핑에서도 거론됐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종족 멸절이라는 미국이 날조한 세기의 거짓말에 대해 여러분들은 믿지 않았지만 이제야 이런 식으로 날조되었다는 것을 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주중 미국대사관 대변인은 7일자 성명을 통해 미국 당국자를 위험에 처하게 하는 보도를 중단하라면서 이런 보도는 중국 정부의 암묵적 승인하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대변인은 이어 신장에서 종족 멸절과 반인도적 범죄가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면서 위성 이미지와 수용소에 수감됐던 사람들의 증언 등 신장 인권 문제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은 중국 당국이 신장에서 위구르족을 수용소에 수감한 채 강제 노동을 시키고, 강제 불임 수술 등 종족 멸절 행위에 해당하는 인권 침해를 자행한다고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에 중국은 현지 주민이 과격분자가 되는 것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직업 훈련센터를 운영했을 뿐 강제 수감, 강제 노동, 종족 멸절 등 인권 침해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