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차녀 힙합·판도라는 죄가 없다·이번 생은 나도 주식 부자
▲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 김은혜 지음.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임상교수인 저자가 억울하고 외로운 싸움을 해나가는 말기 암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4차 병원'은 없는 단어지만 한방 암센터에서 말기 암 환자를 보는 한의사들은 자신들을 그렇게 부른다.

대부분의 환자는 1∼3차 병원을 다 돌고 나서도 호전되지 않을 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의사를 찾는다.

책에서는 한의사가 아닌 환자가 주인공이다. 저자는 한의사의 전문성과 권위를 바탕으로 환자의 상황을 설명하기보다 한발 물러선 시각에서 사람 대 사람으로서 느껴지는 휴머니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저자는 특정 시선에서 해석되지 않은 온전한 환자들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내가 대신 전하게 된 이야기지만 생의 마지막에서 치열하게 싸운 사람이 있었음을 누군가 기억해주길, 남은 가족들이 조금이라도 더 평안해지길 기도한다"고 말한다. 글ego prime. 232쪽. 1만3천800원.
▲ 차녀 힙합 = 이진송 지음.
독립잡지와 팟캐스트를 만드는 저자가 둘째 딸의 입장에서 가족의 역학 관계와 사회적 맥락을 살폈다.

1988년생으로 3녀 1남 중 둘째인 저자는 '전국둘째연합' 회장을 자처한다. 차별과 학대가 아니라도 가정 내에는 차등 대우가 존재하며, 한국은 오랫동안 첫째가 모든 특권과 부담을 가지는 장자 독식의 세계관이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강한 인정욕구와 애정결핍, 어디를 가든 빠르게 눈치를 살피는 버릇, 소외된 사람들을 세심히 챙기면서도 자신을 위한 일 앞에서는 머뭇거리는 것, 갈등 상황이 생기면 중간에서 조율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도맡는 것 등이 보통의 차녀들에게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성격적 특성들이라고 말한다.

또 이런 특성들을 자기 삶의 궤적에 대입한다.

어릴 적 친척들은 '또 딸'로 태어난 자신을 실망스러운 '꽝'이라고 하거나 사촌을 데려다가 양자로 삼으라는 말을 했다고 회상한다.

최근의 '딸 바보' 열풍을 언급하면서 "중요하지 않은 존재로 소외당했던 누군가들, 여기여기 다 붙어라"라고 말한다.

문학동네. 308쪽. 1만6천원.
▲ 판도라는 죄가 없다 = 나탈리 헤인즈 지음. 이현숙 옮김.
영국의 작가 겸 방송인인 저자가 판도라와 이오카스테, 헬레네, 메두사 등 세상 밖으로 제대로 나오지 못한 그리스·로마 신화 속 여성들의 삶에 주목한다.

지금까지 읽어온 신화에서 여성 인물은 주변부로 밀려나 있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더 오래됐다거나 남성 중심의 전쟁 서사라는 등 이유로 하나의 버전이 유일한 그리스·로마 신화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신화 속 여성 10명을 선택한 것은 여성 중심으로 신화를 다시 읽자는 게 아니며 신화의 새로운 페이지를 찾아낸 거라고 강조한다.

매경출판. 388쪽. 1만8천원.
▲ 이번 생은 나도 주식 부자 = 김범석 지음.
연예기자 출신으로 증권·주식투자전문가로 활동하는 저자의 주식 투자 입문서다.

연예계 톱스타와 주식의 급소를 엮어 쉽게 설명했다.

저자는 앞으로 2년간 조정 하락장에서 저평가된 주식을 사 모으거나 암흑 장세에서 기업 가치를 알아내고 폭락 구간에 선별 투자를 하면 3∼5년 뒤 주식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황금열쇠. 242쪽. 1만8천800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