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경착륙 불가피, 지금 애플보다 MS가 나은 이유는? [강영연의 뉴욕나우]

안녕하세요.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투자법을 알려드리는 뉴욕나우. 오늘은 BCA리서치의 미국 수석주식전략가인 아이린 툰켈과의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툰켈 전략가는 BCA에서 미국 거시 경제 관련 연구를 하고 있고요. BCA에 오기 전에는 프루덴셜, JP모건, 시티그룹 등에서 근무한 거시경제 전문가입니다. 오늘 인터뷰에서도 페드 정책을 비롯해 미국 시장 전반에 대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미국 중앙은행(Fed)에 관한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Fed가 6월과 7월 50bp씩 금리를 두 차례 인상했다가 9월쯤 다시 중단하리라는 관측이 있는데요. 과연 Fed가 중간 선거를 앞두고 금리 인상을 중단하리라 보십니까?
"저는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 같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Fed는 인플레이션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으며 현재 인플레이션은 목표치인 2%와는 여전히 크게 동떨어져 있습니다. Fed와 미국 소비자들이 바라는 목표치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물가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이른 상황으로 금리 인상은 한동안 계속되리라 생각합니다. 현재로서는 계획대로 금리 인상이 진행 중입니다. 초반에 빠른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었으며 지금 와서 이를 멈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또한 현 행정부가 선거와 관련하여 가장 우려하는 것이 인플레이션입니다.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고 상하원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죠. 인플레이션은 역진세와 유사합니다. 말 그대로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소득 분배 최하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습니다. 주 소비 품목인 식량, 에너지, 주거 비용이 전부 대폭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소득 하위 40%의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상 속도가 인플레이션에 뒤처진 나머지 최악의 마이너스 실질 임금 인상률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와 Fed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최우선 과제는 인플레이션임을 명확히 하고 전 국민의 삶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야 할 것입니다."

▶저도 같은 생각인데요. Fed의 행방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에 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겠죠. 실제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수록 통화 긴축의 가능성도 커지는데요. 너무 앞서 나가거나 대응이 느려도 불경기를 겪게 될 수 있습니다.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인플레이션이 아직 정점을 찍기 전이라고 보시는지요?
"저는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무 높이 치솟은 상태라서 정상화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Fed가 원하는 수준까지 내려오려면 말이죠. 인플레이션 수치는 현재까지 여러 영향을 받았습니다. 첫 번째는 기저효과였죠. 인플레이션은 지난여름부터 급등했으며 이제는 비교가 한결 쉬워진 상황입니다. 몇 달 전만 해도 팬데믹 영향을 받았던 경제와 그 수치를 비교할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이제 인플레이션이 시작되고 난 시기와 직접 비교가 가능해졌으니 결과도 달라질 겁니다. 두 번째로 영향을 준 요인은 그동안 상품 수요가 몰렸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수요가 충족되면서 그 영향도 점차 사라지는 중입니다. 이제 상품보다 서비스 수요가 높아지고 있죠. 게다가 상품 가격은 상당히 유동적인 편입니다. 판매자와 생산자는 상품 가격을 비교적 신속하게 변경할 수 있죠. 이런 상황으로 보아 인플레이션 수치는 곧 하락할 것입니다. 다만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훨씬 지속적인 편이며 현재 상품 소비가 서비스로 이동하는 중입니다. 이는 시장의 다른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죠. 단순히 상품 수요가 하락했다고 해서 인플레이션이 안정되지는 않을 겁니다. 미국 경제는 서비스가 주도하고 있으니까요."▶그렇다면 물가 안정화는 언제쯤 이뤄질까요?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2%대로 낮아지려면 적어도 2년은 걸릴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매우 타이트한 미국 고용시장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최근 일부 기업이 일자리 수를 줄이는 등 곧 상황이 달라질 거라는 의견도 있는데요. 노동시장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말씀하신 대로 노동시장이 뜨거운 양상을 보이며 인플레이션을 심화시켜 왔습니다. 임금과 물가의 악순환적 상승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가가 상승할수록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치솟기 때문입니다. 공급자 우위의 노동시장 환경으로 인해 직원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고용주들은 직원들을 붙잡기 위해 임금을 인상하고 있고 일부 직원들은 더 높은 임금을 주는 곳으로 이직하고 있습니다. 임금 인상분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결국 물가 상승의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과열된 노동시장도 점차 안정될 것 같습니다. Fed가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 둔화와 노동시장 정상화가 중요하며 현재 노동시장도 긍정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구직자 1명당 1.9개의 일자리가 존재하며 노동시장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볼 수 있죠. Fed가 경제 연착륙을 주장하면서 주요 전제로 삼았던 것이 있습니다. 경기 침체와 실업률 상승을 초래하지 않고 노동시장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것이었죠. 상품 수요가 안정되고 재고가 축적되면서 노동시장의 과열도 서서히 식으리라 봅니다. 아마존의 경우 직원을 너무 많이 고용했으며 현재로서 감원할 계획은 없지만 사업 부진이 예상되니 추가 고용은 않겠다고 했죠."

▶경기 침체와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위험은 커졌어도 아직 걱정하긴 이르다는 의견도 있죠. 어떻게 보시나요?
"Fed가 연착륙을 달성하기 어려워지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Fed의 발언을 들어보면 처음에는 연착륙을 주장했었지만 이후 '준 연착륙'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처음의 전망과는 달라졌음을 알 수 있죠. 경제 연착륙은 실업률을 크게 높이지 않으면서 성장을 둔화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입니다. 처음엔 연착륙이었다가 이제 준 연착륙이 됐죠. 최근에는 '인플레이션을 잡는 과정에서 고통이 수반될 수도 있다'라는 발언도 있었습니다. 이는 실업률의 상승을 충분히 예상한다는 뜻입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의미하는 발언입니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이를 확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그보다 현 시장이 맞닥뜨리고 있는 위기는 성장 둔화 내지는 역성장 서프라이즈입니다. 경기 침체는 마이너스 성장을 뜻합니다. 경제가 플러스 성장을 지속한다고 해도 투자자들은 이내 실망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주식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죠. 결국 투자자 기대치의 고정과 충족이 중요한데 이에 부응하지 못할 것 같아 매우 걱정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성장이 둔화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과 초점이 인플레이션에서 성장 둔화로 이동 중입니다. 중대한 변화라 할 수 있죠."▶이번에는 시장 이슈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시장에서 특별히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보시는 산업이나 기업이 있습니까?
"저는 오랫동안 포트폴리오에 경기 방어주를 추가해 오고 있습니다. 경기 순환주와 방어주 사이 균형 잡힌 투자를 옹호하는 편입니다. 변동성이 점점 커지면서 분산된 포트폴리오가 중요해졌기 때문이죠. 벤치마크를 이용해 투자하는 사람들이라면 과욕을 부리지 않고 벤치마크를 쫓는 게 좋습니다. 시장은 한동안 비대하고 완만한 양상일 것 같습니다. 인플레이션과 Fed 정책에 대한 희망에 시장이 상승했다가도 긴축을 중단할 만큼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Fed의 말에 다시 가라앉을 수도 있죠. 따라서 시장은 향후 3~6개월 동안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가 유리합니다. 단기간의 랠리라 할지라도 그 기간만큼은 가장 급락했던 주식이 성과를 낼 테니까요. 현재는 미국 기술주가 성과를 내고 있고요. 성장주나 장기주처럼 미래 수익에 투자하는 주식은 지난 3개월 동안 대부분 엄청난 하락을 겪었습니다. 랠리에서는 이들이 앞장설 것입니다. 반면 연초부터 3~4개월간 좋은 성과를 냈던 영역은 시장이 상승할 때 다소 약세를 보이게 될 것입니다. 에너지와 원자재 관련주들이 제일 먼저 타격을 받게 되겠죠. 그런 관점에서 랠리에서 수혜를 볼 주식들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헬스케어나 필수 소비재 같은 경기 방어주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동성과 하락장에 대비해 손실을 줄일 수 있으니까요. 한동안은 다양하고 분산된 투자가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직 시장에 장기 반등이 찾아오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어디가 바닥인지, 적정 가치는 무엇인지 시장이 테스트를 거듭하는 중이니까요. 현재 시장에는 지속 가능한 반등을 막는 몇 가지 상황이 존재합니다. 실적과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높으며 아직 충분한 재조정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향후 12개월간 예상 수익 성장률은 10%이며 지난 1월의 전망과 달라진 게 없습니다. 이 전망치가 낮아지지 않는다면 시장은 실망할 것이며 실적 하락이 계속될 수도 있죠. 기업들은 이윤에 압박을 느끼게 될 테니까요. 시장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알기까지는 아직 몇 달이 더 걸릴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으로선 변동성이 큰 시장에 대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좋습니다."

▶올해처럼 주식 시장 변동성이 클 때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저가 매수 기회를 찾거나반등했을 때 매도하는 게 좋을까요?
"장기 투자자는 지나치게 잦은 거래를 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시장 타이밍은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계속 머물러 지켜보는 게 좋습니다. 하루 만에 10% 상승하는 투기적인 영역은 흥미가 당기더라도 피해가기를 권합니다. 이러한 수익은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여전히 Fed가 긴축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죠. 이례적인 유동성이 주입됐던 통화 정책으로 지난 2년간 주식들이 상승했었습니다만 이제 시장에서 유동성이 사라지는 걸 경험할 것입니다. 재정 완화는 사라지고 양적 긴축이 시작되면서 상승했던 주가는 한동안 하락할 것입니다. 주식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나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빼기보다는 신중한 투자를 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제 프레젠테이션의 제목은 '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해라'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들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위험이 큰 영역은 피해야 할 것입니다. 다양한 시장 환경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양질의 성장 기업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포지션은 시간이 지나며 좋은 결과를 내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흙탕물에서도 항해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은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와 같은 미국 기술주에 가장 관심이 많습니다. 지난 BCA 인터뷰에서 더그 페타 전략가는 기술주 동일 비중을 언급하셨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더그 전략가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저는 미국 증시 전략가로서 디테일을 중요시하며 자산 할당도 상당히 세분돼있는 편입니다. 기술주 중에서도 소프트웨어 비중은 크고 반도체, 하드웨어, 장비의 비중은 작습니다. 하드웨어와 반도체는 기술주 중에서도 경기에 민감한 분야라 보기 때문입니다. 경제 성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죠. 지난 2년간 급증했던 상품 수요로 크게 영향을 받았던 부문입니다.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는 동안 새 컴퓨터와 칩을 사들였고 엔비디아 주가가 치솟았죠. 수요 대부분이 어느 정도 충족됐고 이제 사람들의 구매력도 위축됐습니다. 필수품의 물가가 상승하면서 소비자들도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주 중에서도 경기에 민감한 분야는 재정적으로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과 긴축 통화 정책으로 크게 타격을 입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장 둔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반면 소프트웨어 관련주에는 긍정적이며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장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디지털 경제와 클라우드로의 이동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라 할 수 있죠. 이는 많은 영역에서 진행 중이며 팬데믹을 통해 가속화됐습니다. 소규모에서 중견 규모에 이르기까지 클라우드 이전이 필요한 기업들은 아직 많습니다. 업계는 직접 구축하고 지원하는 모델에서 대여 구독하는 모델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구독 모델은 매출이 영속적입니다. 또한 클라이언트의 초기 부담 비용이 작아서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운영 레버리지가 커집니다. 클라우드 관련 기업들은 안정적이면서도 고수익의 성장을 이어가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분야는 긍정적으로 보며 경기에 민감한 기술주는 다소 회의적입니다."▶애플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낫다고 이해해도 될까요?
"그렇습니다. 애플은 강력한 프랜차이즈를 갖고 있고 제 아이들을 비롯해 다들 아이폰을 갖고 싶어 하죠. 동시에 이미 팔릴 만큼 팔린 상황입니다. 게다가 소비 구매력도 다소 떨어졌기 때문에 좀 더 쓰다가 바꾸려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요. 전반적인 소비재가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미국 저소득층과 중산층 대부분이 구매력에 타격을 입었죠. 이는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강력한 브랜드와 프랜차이즈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기업들은 클라우드로의 이동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경제 상황과 상관없이 생산성 향상과 비용 관리는 기업들이 항상 관심을 두는 분야니까요."

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