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ECB 금리인상 예고·금리 상승에 하락 출발

뉴욕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7월과 9월 정책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긴축 우려가 강화되며 하락했다.

9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 10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7.93포인트(0.33%) 하락한 32,802.97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5.97포인트(0.39%) 밀린 4,099.80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53.34포인트(0.44%) 떨어진 12,032.93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ECB의 금리 인상 예고, 그에 따른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ECB는 정책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자산매입프로그램(APP)은 7월 1일부로 종료하기로 했다. 또한 7월과 9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예고했으며, 7월에는 0.25% 포인트를 인상하고, 9월에는 중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라 인상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중기 물가 상승 전망이 지속되거나 악화한다면 9월 회의에서 더 큰 폭의 인상도 적절할 것"이라고 언급해 0.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현재 ECB의 주요 정책 금리 중 하나인 예금금리는 마이너스(-) 0.5%이며, 두 차례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마이너스를 벗어나게 된다. ECB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해 마이너스 금리를 벗어날 것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긴축 우려가 강화됐다.

ECB는 7월에 금리를 인상한 이후에도 한동안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소식에 유로존 국채금리는 물론 미국 국채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3.07%까지 올랐다가 이후 오름폭을 낮췄다.

투자자들은 다음날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목하고 있다.

만약 소비자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까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 집계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5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올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달과 같은 수준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실업 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2만7천 명 증가한 22만9천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1만 명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번 주간 실업 보험 청구자 수는 올해 1월 15일로 끝난 주간 이후 가장 많았다.

S&P500 지수 내 임의소비재와 필수소비재 관련주만이 오르고, 나머지 9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긴축에 대한 우려가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씨티 인덱스의 피오나 신코타 금융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와 통화정책 추가 긴축이 경제 성장에 미칠 우려가 위험 선호 심리에 타격을 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유럽증시는 하락했다.

독일 DAX지수는 1.32% 하락했고, 영국 FTSE지수는 0.99% 떨어졌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0.93% 하락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으나 120달러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했다.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30% 하락한 배럴당 121.74달러에, 8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0.05% 밀린 배럴당 123.52달러를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