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한동훈, 윤 대통령 향해 쓴소리 할 수 있는 사람"

"尹, 지금도 황홀경에 빠져 있어"
"조언할 사람 한동훈밖에 없는 듯"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황홀경에 빠져 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할 수 있는 인물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8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대통령에 당선되는 순간 구름 위로 올라가 버리는데, 지금도 황홀경에 빠져 있다고 본다"며 "구름 위에는 항상 태양이 떠 있으니까 자기가 뭐든지 다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환경에서 빨리 벗어나야 정상적인 정책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런데 주변에서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조언하는 분들이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대통령 말에 순응하는 사람들만 있다"며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라고 얘기하는 장관이나 참모가 1%도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진행자가 '한 장관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김 전 위원장은 "내가 보기에는 한 장관이 할 수 있다"며 "내가 듣기로는 한 장관이 검사 시절에 소신에 거역 되는, 수사하는 과정에서 상급자가 뭐라고 얘기해도 전혀 수용을 안 했다고 한다"고 대답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 '킹메이커'라고 불렸던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 과거 검찰총장 재직 시절 "별의 순간"을 언급해 윤 대통령에 대한 기대 여론을 끌어올린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도 한 장관을 두고 "한 장관이 앞으로 법무부 장관 직책을 수행하면서 어떻게 국민 눈에 비치느냐에 따라 본인도 별의 순간도 잡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한 장관이) 검사 생활에 젖었던 걸 너무 강조하면 안 된다"며 "이 정부가 자꾸 정치 상황을 법률 잣대로 다루려고 하는데, 국민 정서가 받아들이지 않는 걸 법률적으로 괜찮다고 해서 우기면 그 정책과 정부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즉석 질의응답'을 갖는 것에 대해선 "그걸 가지고 국민과 소통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어떻게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하는 게 국민과 소통이냐"며 "국민과 소통은 국민이 진짜 정부에 바라는 게 무엇인가, 그것을 스스로 챙겨서 이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