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하려면 300만원 내라"…中 게임업체 '갑질' 논란 [강현우의 트렌딩차이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동개발자 14명 모집. 3개월 교육 마치고 본사 취업. 교육비 1만7800위안(약 336만원)'

이런 내용의 인턴 모집 공고에 유례없는 취업난을 겪고 있는 중국 청년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공고를 낸 기업은 선전증시 상장 게임업체 완메이스지(완미세계)의 비상장 계열사 완메이스지교육이다. 완메이스지는 '퍼펙트월드'라는 이름으로 한국에도 진출해 있는 기업이다. 다수의 플레이어들이 가상현실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메타버스 게임이 주력이다. 중국 증시에선 메타버스 테마주 대표주자로 꼽힌다. 완메이스지교육은 게임 개발 관련 교육사업을 하는 회사다.
완메이스지교육은 3개월의 인턴 과정을 거치면 '본사에 곧바로 취업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인턴 희망자들이 완메이스지에 확인해보니 '고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청년들의 분노는 이 지점에서 더 커졌다.

논란이 커지자 완메이스지 측은 "완메이스지교육에서 게임 개발자 수업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정이며 완메이스지의 게임 개발에 실제로 참여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아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해명했다.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청년실업이 너무 심각해 인턴을 하려 해도 돈을 내야 하는 시대가 됐다는 불만이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 구인·구직정보업체 자오핀의 왕이신 홍보담당은 "기업이 인턴에게 돈을 받는 것은 관련법 위반 소지가 높지만 대학 졸업자들이 정보와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돈을 내면서 인턴을 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을에 새 학년을 시작하는 중국에선 올여름 역대 최대인 1076만명의 대학 졸업자가 배출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4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18.2%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고용시장의 미스매치 속에 인턴이나 취업을 미끼로 한 사기도 횡행하고 있다.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는 지난 1월 인력중개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직원 5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중개업체들은 텐센트의 인턴 자리를 준다면서 대학생들에게 중개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