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 문제없다" 금감원 문건 공개…국힘 "봐주기 의혹 밝혀져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한경DB
국민의힘에서 금융감독원이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과 관련해서 2020년 내부 조사 결과 문제없다고 판단했던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가 지난 8일 구속되면서 감사원이 금감원 정기 감사에 돌입하는 등 금감원을 둘러싼 '디스커버리 봐주기'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디스커버리펀드의 주요 판매사였던 IBK기업은행를 비롯해 주요 투자자였던 장 대표의 친형인 장하성 전 주중대사,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불똥이 튈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020년 디스커버리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투자리스크 관리 소홀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라고 진단했다. 금감원에서 디스커버리 환매 중단 사태의 원인에 대해 단순 관리 실수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문건에서 금감원은 디스커버리 펀드와 라임·옵티머스펀드와의 차이점에 대해서 "해외 운용사와의 사기공모 혐의점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불법운용, 펀드 돌려막기 등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이에 "해외 감독기구와의 공조, 검찰 수사의뢰 등은 불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윤석현 전 금감원장은 지난 2020년 7월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에서 윤 의원과 은성수 금융위원장 간 질의응답 중에 끼어들어 "저희들이(금감원) 파악한걸로는 디스커버리 펀드는 사기 관련성이 없었다"며 "기준가 부풀리기라든지 불법 운영이라든지, 펀드 돌려막기 이런 것들도 찾지 못했다"고 발언했다.

디스커버리는 2016년 장 대표가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다. 2017년부터 2019년 4월까지 IBK기업은행과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판매됐다. 이후 운용사의 불완전 판매와 부실 운용 등 문제로 환매가 중단돼 개인·법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말 기준 환매 중단으로 은행 등이 상환하지 못한 잔액은 모두 2562억원에 달한다. 디스커버리는 핀테크 펀드를 비롯해 해외 부동산 대출 등을 했으나 투자금을 상환하지 못해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 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장 대표가 지난 8일 구속되면서 디스커버리 펀드 사건은 일파만파하고 있다. 장 대표는 펀드의 부실화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긴 채 상품을 판매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장 대표의 친형인 장하성 전 중국대사 부부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펀드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져 정계까지 사건이 확산할지도 관건이다. 일반 투자자들의 경우 만기 전까지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펀드'에 가입했지만, 장 전 대사 부부 등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특혜 의혹도 일고 있다.

윤 의원은 "피해금액만 2500억원인 대규모 금융 사기 사건에 금감원이 부실 대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금감원이 디스커버리 펀드 사건을 감추려고 했던 이유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