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기업 CFO들 "내년 상반기 경기 침체…다우는 3만선 깨질 것"

미국 주요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향후 1년 안에 경기 침체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증시도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고 봤다. 40여년 만의 인플레이션과 이를 잡기 위한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 등이 소비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CNBC는 지난달 12일부터 지난 6일까지 주요 기업 CFO 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CNBC CFO 카운슬’ 2분기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8%가 “내년 상반기 중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경기가 내년 이후 침체되거나, 경기 침체가 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CFO는 한 명도 없었다. 모든 CFO가 내년이 가기 전에 미 경기가 고꾸라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CFO들은 기업의 가장 큰 외부 위험요인으로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전체 응답자 중 40%가 선택했다. 이어 Fed의 통화긴축 정책(23%), 공급망 붕괴(14%) 등이 꼽혔다. Fed가 물가를 잡을 것이라는 응답률은 54%였다.

인플레이션은 미 기업들의 실적에 이미 타격을 주고 있다. 알파벳과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은 1분기부터 광고 수익 성장세가 둔화됐다. 에너지 가격이 올라 운송비 부담이 커진 생산·유통 기업들은 최근 재고가 늘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물가가 급등하자 소비자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다. 대형마트 타깃은 최근 2분기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5.3%에서 2%로 낮췄다.

CFO들은 증시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전체 응답자의 77%는 다우존스 지수가 3만선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종가 기준 연중 고점인 1월 3일(36,799.65)보다 18%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9일 종가(32,272.79)에서도 7% 더 떨어져야 한다. 다우지수는 2020년 11월 124년 역사상 처음으로 3만선을 돌파했다.

다만 CFO들은 우울한 경기 전망에도 투자나 고용을 줄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기업을 경영하겠다는 의미다. CNBC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6%는 내년에 투자를 오히려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46%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10명 중 8명 이상이 투자 수준을 유지하거나 늘리겠다고 밝힌 것이다. 투자를 줄일 것이라고 답한 CFO들은 18%에 그쳤다.
또한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4%는 향후 1년간 고용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직원들을 줄이겠다는 비율은 18%였다.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