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법사위 권한 조정 차단막…"빈 껍데기만 주겠다는 것"

"민주, 국회 시계 거꾸로 돌려…6·10 정신으로 바로잡자"
법제사법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이 지연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10일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조정해야 한다는 야당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법사위 체계·자구 조정권을 수정해 권한을 축소하는 것을 전제로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넘겨주는 것도 검토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오지만, 국민의힘은 의미가 없는 제안이라고 쐐기를 박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지난 21대 전반기처럼 법사위원장을 독식하자니 민심 이반이 두렵고 돌려주자니 원죄가 있어 빈 껍데기만 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 공백이 장기화하면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며 북핵 실험이 임박 기류가 감지되는 상황에서도 정보위·국방위를 소집하지 못하는 것과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한 국토위를 열 수 없는 상황을 지적했다. 국세청장과 교육부 장관, 복지부 장관, 합참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개최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언급했다.

이어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로 혁신의 진정성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180석이라고 하는 거대 의석으로 국회 내 모든 법안을 마음대로 처리한 정당이 어느 정당인가"라며 "법사위원장 합의조차 지키지 않고 원 구성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 어느 정당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국민의힘이 원 구성에 앞서 자체 구성한 상임위 신임 간사단도 참석했다.

간사단은 천안함 피격 및 연평도 포격 도발 희생자·유족에 대한 보훈, 북한의 7차 핵실험 임박, 대구 변호사사무실 화재, 물가 상승 등 산적한 민생 현안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원 구성 협조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6·10 민주항쟁 35주년인 이날 민주주의 정신으로 국회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6·10 민주항쟁 정신으로 국회의 시간과 의회민주주의의 시계를 바로 돌려야 한다"며 "(민주열사의) 숭고한 피의 희생으로 이뤄낸 민주주의를 지키고 실현할 국회가 12일째 공전 중"이라고 말했다. 양 원내대변인은 "지난해 7월 여야는 21대 국회 개원 1년 3개월 만에 원 구성을 정상화했다"며 "대내외 비상 위기 속에 밤낮없이 몇 배로 일해야 할 시간에 더불어민주당은 민주주의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독식은 입법 폭주의 구조적 원인이었다.

당시 합의는 의회 독주에 대한 반성이자 협치의 출발"이라며 "6월 정신으로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의회 운영에 민주당이 하루빨리 동참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