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변호사 빌딩 방화현장서 흉기 발견…시신엔 '자상' 흔적

9일 오전 10시55분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인근 7층짜리 빌딩 2층에서 방화로 인한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치는 등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화재 직후 건물 내부에 갇혀있던 시민들이 깨진 유리창을 통해 구조를 요청하고 있고 일부는 사다리를 이용해 탈출하고 있다. (독자 제공) 2022.6.9/뉴스1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의 피해자들에게서 흉기에 찔린 듯한 '자상' 흔적이 발견돼 경찰이 사망자 부검을 하기로 하고 경위 파악에 나섰다. 사건 현장에서는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도 나왔다.

10일 변호사협회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임시 검안 결과 피해자인 변호사와 사무장인 남성 2명에게서 자상으로 보이는 상처가 확인됐다. 배, 옆구리 등에 찔린 흔적이 발견됐다.사건 발생 후 진행된 1차 감식에서 흉기 1개가 나와 경찰은 이 흉기가 범행에 사용된 것이 맞는지 확인하고 있다. 또 사망자 부검 등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가릴 방침이다.

방화 용의자는 전날 오전 10시55분께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법 인근에 있는 7층짜리 건물의 변호사 사무실 2층 203호에 시너로 추정되는 인화성물질이 든 통을 들고 들어가 불을 질렀다. 이 불로 방화 용의자를 포함해 7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

방화 용의자는 대구 수성구의 한 재개발지역 사업에 투자했다가 분양 저조 등으로 큰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에 실패한 그는 시행사 대표를 고소했고, 재판에서 상대측 법률 대리인인 A변호사에게 패소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화재 당시 A변호사는 다른 재판 일정이 있어 타 지역으로 출장을 가 화를 면했으나 A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사무실을 함께 쓰는 다른 변호사 등 6명이 목숨을 잃었다.
10일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대구 수성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 현장에서 정밀 감식을 하고 있다. 2022.6.10 [사진=연합뉴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