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MSCI 선진지수 편입 불발되나…MSCI 평가 '냉랭'

韓증시 시장접근성 평가서 낙제점 받아
"정부 전향적 움직임 있으면 후보편입 가능할 수도"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장접근성 평가에서 한국 증시가 또 다시 낙제점을 받았다. 증권가에선 선진국 지수 후보로 편입될 수 있는 가능성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MSCI는 홈페이지를 통해 국가별 시장 접근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시장 접근성 평가는 MSCI가 이달 말 각국 증시의 시장 지위를 결정하기 앞서 기본적인 충족조건을 점검하는 것이다. 한국증시가 DM 편입을 위한 조건을 만족시켰는지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었다.MSCI는 한국증시에 대해 올해도 낙제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동일하게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정보접근성 부족(영문 IR 등) △역내외 외환시장 접근 제한 △코스피200·코스닥150 기업을 대상으로만 허용되는 제한적인 공매도 등이 지적됐다. 뿐만아니라 MSCI는 올해 외국인 투자 한도(Foreign Room Level) 점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의 외국인 투자가능 지분이 많지 않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실제 DM 후보 편입 여부는 오는 24일 새벽 결정된다. 다만 이번 시장접근성 평가를 고려할 때 한국은 올해도 DM 후보 편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시장접근성 관련해 개선사항은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외국인 투자한도 부분이 악화됐다"며 "DM 후보 편입 기대감을 높일만한 이슈가 없어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전향적인 움직임이 수반된다면 DM 후보 편입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는 당장 제도 개편이 되지 않았더라도 개편의 의지가 있으면 일단 DM 후보군에 넣고 나중에 개편 여부를 판단해 실제 DM 편입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한국정부가 역외 외환시장 개방 등 전제조건을 충족시키겠다고 구체적인 방안 등을 발표하면 DM 후보 편입은 가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오는 24일 한국이 DM 후보로 분류된 뒤 DM 편입을 위한 제도가 완비된다면 내년 6월 DM 편입이 공식 발표된다. 이 경우 실제 편입은 2024년께나 이뤄질 전망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